•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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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극한 대립을 하고 광화문과 서초동 정국을 이루고 있습니다. 어쩌면 오늘 사회는 해방 이후 극한 이념 싸움을 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단초는 먼저 대통령이 제공했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물론 제가 개인적으로 경험했던 대통령은 아주 온유하고 겸손하며 경청을 잘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사적으로는 동성애를 반대할 뿐만 아니라 소외 계층을 잘 품겠다고 하셔서 선정을 하리라 기대했습니다. 그래서 대구 집회에 갔을 때, 문재인 하야 천만인 서명을 하고 있는 분들이 교회까지 들어와서 저에게 종용을 할 때도 기독교인들이 너무 앞장서면 덕이 안될 수 있다며 완곡하고 정중하게 거절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그 분들은 온라인에서 저를 완전히 좌파로 몰아버리는 것입니다. 그만큼 시대가 절박하다는 증거지요. 그러나 세상에 저를 좌파라고 하다니요.

 

저는 누구보다도 이슬람, 동성애, 종교인과세, 난민의 부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앞장서서 일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한국전 참전용사를 13년째 초청해 온 목사입니다. 그러니까 꼭 진영을 구별한다면 저는 우파라인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물론 정파적 우파가 아니라 성경의 진리와 기독교 가치를 지키기 위해 순수한 종교적 신념에 선 우파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요즘은 저도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서 회의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국민을 두 진영으로 분열시키면서까지 조국 장관만을 검찰개혁의 적임자로 세워야 했을까요? 게다가 지금의 정부는 사회주의를 표방한다는데 -물론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그것도 네오 막시즘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베네수엘라처럼 우리나라도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지난번 광화문 집회에 가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선약된 집회가 있었고요. 그런데 광화문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주장하는 내용들은 저의 생각과 일치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들어댄다든지, 한미동맹 약화, 사회주의로 가는 것은 저도 결사반대할 것입니다. 사실 그 집회를 주도한 분들이 저와 개인적으로는 아주 가까운 사람들이지만, 지나치게 정파적이고 극단적인 주장과 더불어 막말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솔직히 단순한 진영논리로만 보면 저는 그곳에 나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복잡하고 미묘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잖아요? 우리 사회는 우파 진영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더 많은 중도에 속한 사람도 있고, 진보 진영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도 우리의 선교 대상입니다. 그러니까 자칫하면 프레임에 말려들게 되고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소비될 것 같은 염려도 들어왔습니다.

 

더구나 저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부총회장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아져서 더 신중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진영논리가 아니라 종교적인 가치와 신념, 명분이 더 크다면 과거보다 더 앞장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저에게는 그럴 단계가 아니라고 느껴졌습니다. 또한 종교인 과세문제로 한국교회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때 온갖 오해를 받으며 이 일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던 김진표 의원님을 비롯하여 여러 크리스천 국회의원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래도 분명히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은 기독교에 있습니다. 유물론적 사회주의를 막고 동성애 운동을 막는 힘도 한국교회에 있습니다. 그러나 정파적 이념 논리가 아닌 한국교회만의 순수한 목소리를 내야 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시대를 아파하며 통곡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화합과 희망의 메아리를 외치는 집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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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정심을 갖고 균형을 잃지 않으며 넓게 멀리 보는 한국교회 지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물론 그 어떤 경우에도 무신론적 사회주의를 배격하고 성경의 가치와 정신이 살아있는 자유민주주의를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수의 침묵하고 있는 한국교회 지도자와 성도들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정파적 외침, 극단적 막말의 함성이 아닌, 균형있고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성과 대안을 제시하는 목소리를 말입니다. 분노는 넘치지만 눈물이 없는 시대에 다수의 기독교인들이 먼저 하나님께 눈물로 기도해야 합니다. 침묵하고 있는 더 많은 그리스도인과 국민들이 함께 모여 통곡의 눈물을 쏟을때 그 눈물이 강을 이루고 그 강은 마침내 길을 낼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한국교회에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 것이고 결국은 우리 민족에게 화해와 통합과 반전의 길을 열어주시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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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목양칼럼] 눈물이 길을 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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