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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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쓴 꽃으로 만나 갈대로 헤어지다라는 시집이 지난주 10쇄를 인쇄하였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때에, 고립된 사람들과 소통하고 외로움을 어루만지는 서정시들을 써서 서점가에서 반향이 큰 것 같습니다. 시대의 아픔을 끌어안는 제사장의 가슴과 미래의 희망을 제시하는 예언자의 시선으로 코로나19’, ‘마스크’, ‘손 소독제등과 같은 시를 쓰고 마지막에는 갈대가 별이 되게 하소서라는 코로나19 치유와 극복을 염원하는 기도시를 썼습니다.

 

부러진 갈대를 다시 싸매시며 / 꺼져버린 등불을 다시 켜시는 분이시여 / 갈대들의 신음소리가 아우성치고 / 켠 등불을 끄려는 세찬 바람이 / 3월의 봄을 아직도 겨울밤이 되게 하고 있습니다 / 차가운 달빛에 가슴마저 시리게 한 겨울광야 / 상한 갈대들은 코로나19에 모두 쓰러져가고 있습니다 / 거친 눈보라에 등불마저 깜박거리고 있습니다 / 주여, 언제쯤 봄이 오는 것입니까 / 언제쯤 햇살 눈부신 아침이 오는 것입니까 / 아직도 닭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폐허의 밤 / 삶이 아무리 아파도 / 상한 갈대가 꽃으로 피어나게 하시고 / 부러진 갈대가 밤하늘의 별이 되어 떠오르게 하소서 / 꺼져가는 등불이 아침의 태양으로 밝아오게 하시고 / 코로나19가 사라진 후 / 잔인한 사랑과 생명으로 가득한 4월의 봄이 오게 하소서.”

 

저부터도 코로나 사태가 3월 초면 다 끝날 줄 알았습니다. 개학도 제때 할 줄 알았습니다. 저도 신이 아닌 이상 늘 미래를 예단할 수 없고, 평소에 긍정적으로 사는 사람이라 잘 마무리 될 줄 알았는데 신천지 집단감염 사태가 터져 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3월의 봄도 겨울밤이 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아니, 사람들의 마음이 상한 갈대가 되어 코로나19’라는 바람에 다 쓰려져 간것입니다. 3월에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코로나라는 거친 눈보라에 영혼의 등불마저 깜박거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다 아픈 삶을 경험하게 되고 갈대처럼 인생이 부러지고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삶이 아무리 아파도 꽃이 피어나듯이, 갈대가 아무리 상하고 부러져도 꽃이 피어나기를 기도하며 갈대가 밤하늘의 별이 되게 해 달라는 기도시를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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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위기일 수도 있고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똑같은 트롯이라도 TV조선에서는 새로운 포맷으로 발상의 전환을 하니까 온 국민들을 감동시켰던 것처럼, 코로나 이후에 부러진 갈대 같은 교회들이 밤하늘의 별이 되기를 염원한 것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예배가 중단되고 예배의 등불이 꺼져가는 교회에 아침의 태양이 떠오르게 해 달라고 기도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울한 4월의 봄이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더 가져오는 역설적 4월이 되기를 꿈꾸어 보았습니다.

오늘은 부활절을 맞습니다. 예수님께서 죄와 죽음의 권세를 박살내시고 부활하신 날입니다. 부활절을 맞아 잔인하고도 역설적인 부활의 생명과 은혜가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주여, 우리의 갈대가 별이 되게 하소서. 부러지고 상하고 아프도록 해어져 있는 갈대가 오늘 부활주일을 맞이하여 별이 되게 하소서. 다시 한국교회가 민족의 소망이요, 태양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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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갈대가 별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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