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차진태 기자.jpg

 

그 어느 때보다 교회를 향한 국민들의 비난이 거센 때다. 정부와 언론에 의해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된 교회는 더 이상 추락할 수 없는 바닥 끝에 맞닿아 있다. “예배 내 감염은 없었다는 정부의 마지못한 인정이 이제 와 더욱 어처구니없는 것은 여전히 교회 예배를 코로나 확산의 분기점으로 몰아가려는 그들의 의도 때문일 것이다.

 

물론 교회의 잘못을 부정할 수는 없다. 어찌됐든 교회로 인한 감염은 있었고, 그것이 국민들의 염려를 산 것은 역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굳이 확산 규모로만 잘못의 크기를 가늠하려는 일부의 잣대는 스스로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자처한 교회의 사명에 모순될 뿐이다.

 

교회를 향한 부조리한 탄압과 부정할 수 없는 죄책이 공존하는 시대는 목사들의 인내를 시험하고 있다. 진실의 옳고 그름과 관계없이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진 교회를 지켜내야 하는 목사들이지만, 그 어느 쪽을 택해도,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한겨울 찬서리 가득한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가 지배했던 지난 1년은 목사들에게 있어 초창기 한국교회 못지않은 고난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더욱 서글픈 것은 이러한 고난 속에서도 목사들은 결코 아파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코로나로 힘겨워 하는 성도들의 고통을 온전히 나눠야 했던 목사들은 그들의 아픔 위에 자신의 아픔을 더할 겨를도, 여력도 없다. 아픔을 덜고자 찾아오는 성도들 앞에 자신의 아픔을 드러낼 수는 없는 법, 사람들의 모든 걱정을 대신 짊어진다는 옛 인디언의 걱정인형처럼 목사들은 현재 이 시대의 아픔을 대신 짊어지고 주님께 나아가고 있다.

 

코로나 이후 매일 같이 한국교회와 국민들을 향해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사는 한 목사가 떠오른다. 정부에 굴복했다는 내부의 질책과 예배강행은 종교이기주의라는 국민들의 비난 사이에 그 모든 책임을 온 몸에 떠안으려 하는 그를 보며, 어느 순간 목사에 대한 비난이 너무도 자연스러워진 이 시대가 참으로 안타깝고, 불편하다.

 

하지만 목사도 아프다. 단지 목사이기에, 주님을 닮아야 하는 사명자이기에, 매일 지옥같은 아픔을 견뎌내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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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목사도 아프다. 단지 견디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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