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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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스라엘 자손들로 말미암아 여리고는 굳게 닫혔고 출입하는 자가 없더라 2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보라 내가 여리고와 그 왕과 용사들을 네 손에 넘겨주었으니 3 너희 모든 군사는 그 성을 둘러 성 주위를 매일 한 번씩 돌되 엿새 동안을 그리하라 4 제사장 일곱은 일곱 양각 나팔을 잡고 언약궤 앞에서 나아갈 것이요 일곱째 날에는 그 성을 일곱 번 돌며 그 제사장들은 나팔을 불 것이며 5 제사장들이 양각 나팔을 길게 불어 그 나팔 소리가 너희에게 들릴 때에는 백성은 다 큰 소리로 외쳐 부를 것이라 그리하면 그 성벽이 무너져 내리리니 백성은 각기 앞으로 올라갈지니라 하시매 6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제사장들을 불러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언약궤를 메고 제사장 일곱은 양각 나팔 일곱을 잡고 여호와의 궤 앞에서 나아가라 하고 7 또 백성에게 이르되 나아가서 그 성을 돌되 무장한 자들이 여호와의 궤 앞에서 나아갈지니라 하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질게 길었던 광야의 40년 생활을 마감하고, 드디어 하나님의 명령에 의하여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행군을 시작하였다. 모세가 죽고 여호수아가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한다. 눈앞에 있는 요단강도 기적 가운데 건넜다. 그런데 소문으로 들었던 난공불락의 여리고성을 만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정복해야 할 여리고성을 여호수아 61절에 여리고는 굳게 닫혔고 출입하는 자가 없더라고 말한다. 굳게 닫힌 성문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희망이 막힌 것을 상징적으로 설명해준다. 이스라엘의 힘으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망의 순간을 만난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여정에서 만난 여리고성은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성도들에게도 동일하게 존재한다. 일상에서 만나는 문제들이 마치 여리고성과 같이 희망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평범한 순종이 승리를 약속하신 하나님께서 구체적으로 행동지침을 말씀해주신다. 여호수아 62절 이하를 보면 매일 한 번씩 성 주위를 돌되 마지막 날에는 일곱 바퀴를 돌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요구한 순종은 평범한 것이다. 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광야에서 40년 동안이나 걸어 다녔던 사람들이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특이하고 비범한 것을 요구하지 않으신다. 여리고성보다 더 크고 높은 성을 쌓거나, 군사훈련을 하라는 생소한 방법을 명하지 않았다. 날마다 걷던 그 걸음을 주님 앞에 드리라고 말씀하신다. 평범한 것에 순종하라고 말씀하신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하나님의 큰 능력을 체험하려면 영웅적이거나, 특별한 순종을 해야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믿음은 늘 일상적인 삶에서의 순종이다. 여리고성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40년 동안이나 돌아다녔던 순례자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게 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돈다. 13 바퀴를 돌면 분명히 하나님께서 새로운 일을 행하실 것을 믿고 돈다.

 

하나님의 명령은 평범했다. 평범한 말씀에 순종할 때 불가능의 여리고는 무너진다. 우리의 순종이 크고 대단해서 주님이 위대한 일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전능하시기 때문에 큰일을 행하시는 것이다. 너무나 작고 초라한 모습이지만 우리의 진실한 삶을 드릴 때 주님의 능력이 나타날 것이다. 침묵하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리고를 7일에 걸쳐 13번 도는 동안 지켜야 할 독특한 명령이 있다. 침묵하라는 것이다. 성경을 자세히 보면 이 명령은 하나님이 아니라 여호수아가 추가해서 한 것이다. 왜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침묵하라 했을까?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아는 특징이 하나 있다. 하나님의 은혜 속에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 40년은 감사와 찬송이 아니라 불평과 원망의 역사였다. 하늘에서 내리는 만나를 먹고 메추라기는 감격과 감사로 먹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불평으로 바뀌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원망과 불평의 본성이 있다. 그런 그들에게 여리고는 정말 난감하고 두려운 존재였다. 아무리 하나님께서 광야 40년을 기적으로 이끌어 오시고 요단강을 하나님의 능력으로 건넜다 할지라도 여리고는 불가능해 보였다. 이제 또다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들 입장에서 불평할 수 있다.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던 불평과 원망과 의심이 나타난다. 왜냐하면, 이것이 이스라엘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불평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진노로 광야에서 다 죽게 된 것을 여호수아는 똑똑히 보았다. 불평하는 백성의 특징을 잘 알기에 여호수아는 침묵하도록 하였다.

 

불평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없다. 침묵은 위대한 힘이 있다. 하나님 말씀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 우리에게 분별력을 갖게 해 준다. 나의 기대와 욕망의 소리를 잠재우고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게 해준다. 그들의 침묵은 바로 이 하나님의 음성을 잘 듣기 위함이었다. 우리 대부분의 문제들은 조용히 있지 못하기 때문에 오는 것이 많다. 광야의 40년을 돌아보니 정말 하나님의 기적이었다. 농사짓지 않고 길쌈을 하지 않았는데 그 많은 백성들이 굶지 않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나님의 능력이고 기적인 것을 알았을 것이다. 침묵하는 동안 그들은 하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 나의 삶 속에 큰 절망으로 다가와 있는 그 문제를 향해, 주님은 여리고가 무너진 것처럼 분명히 해결될 것을 약속하고 계신다. 종교개혁자 칼빈은 믿음이란 세상에 대하여 눈을 감고 하나님에게 귀 기울이는 것이라 했다. 이제 현실을 보던 나의 눈을 들어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자. 그리고 그의 말씀을 듣자. 내게 주신 약속의 말씀을 끝까지 그리고 온전히 순종하자. 침묵하며 불신앙의 소리가 아닌 주님의 세미한 음성을 통해서 나를 향한 주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여 우리 앞에 놓인 여리고 성을 무너뜨리는 우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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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웅 교수의 선교칼럼] 여호수아와 선교9 - 그 성벽이 무너져 내리리니(수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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