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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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장관 한동훈은 후보자 시절, 민주당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던 일명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이대로 통과되면 결국 국민만 손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가 당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민을 함부로 팔지 말라'는 항의를 받았다. 이에 한동훈은 그 법을 집행할 법무부장관 후보자로서 침묵하는 것은 '직업윤리와 양심의 문제'라고 되받았다. 이 말은 정치인이나 공무원 뿐 아니라, 목회자에게는 더욱 새겨 들어야 할 말이다. 성경은 한 사회의 지도자가 불의에 침묵하는 것은 '벙어리 개'와 같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 파수꾼들은 소경이요 다 무지하며 벙어리 개라 능히 짖지 못하며... 이 개들은 탐욕이 심하여 족한 줄을 알지 못하는 자요 그들은 몰각한 목자들이라"고 규탄한다(56:10,11).

 

직업윤리와 양심의 문제, 이 세상에서 '목회자'라는 직업은 정치인처럼 권력이나 명예를 얻는 것도 아니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처럼 인기를 누리거나 돈벌이가 되는 직업도 아니다. 하나님의 소명에 의한 봉사직일 뿐이다. 이 봉사직은 더우기 누가 억지로 시켜서 하거나 또는 경제적 이득을 바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사명감에 따라 스스로 선택한 직업이다. 그러므로 그 어떤 직업의 종사자들보다 더 직업윤리 의식이 강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목회직은 매우 힘들고 따분한 직업이 된다.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들과 다른 점은 목회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한다는 자부심이 함께 있는 것이다.

 

양심의 문제 역시 그리스도인의 가치관에 있어 가장 우선하는 것이다. 장로회 정치 원리 제1조는 "양심을 주재하는 이는 하나님뿐이시다. 하나님이 각인에게 양심의 자유를 주어... 그 양심대로 할 권리가 있으니 아무도 남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지 못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양심의 자유는 목회자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리이다. 그런데 목회자가 세상 권력이나, 교권이나 혹은 상사나 선배의 눈치를 살피느라 양심의 소리를 외면한다면, 그런 사람을 어떻게 바른 목회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 직업윤리와 양심의 문제는 그가 그 직업에 충실한 바른 직업인인가, 아니면 사이비 직업인인가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이다. 양심은 천부적인 것이고, 또 양심을 주재하는 이는 하나님이시지만, 그러나 이 양심은 사람마다 달라 어떤 이의 양심은 수정같이 맑고 깨끗하여 작은 먼지에도 반응하지만, 어떤 이의 양심은 발바닥같이 둔하여 왠 만한 모래알에도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의에 침묵하는 것은 '벙어리 개'란 말은 도둑이 담을 넘는 것을 보고도 짖지 않는 개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 개는 집에서 애지중지 키울 이유가 없다. (요즘 애완견의 경우는 좀 달라지긴 했지만), 우리사회가 건강하려면 한동훈과 같이 불의한 일에 대해서는 직업윤리와 양심의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직업군에서 많이 일어나야 한다. 목회자들은 '몰각한 목자들'이란 말을 듣지 않으려면 두말할 필요가 없다. 모든 목회자들이 이 말을 중요한 화두로 삼는다면 우리 교회와 사회가 매우 건강해 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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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골] 직업윤리와 양심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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