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중앙의 개혁은 두려움을 이겨낸 총회원들의 몸부림

빈털터리 총회 위해 총회원들 십시일반 헌신, 개혁의 기틀 마련

임마누엘 신앙더욱 연구하고 발전시켜 전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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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한 총회 개혁을 이뤄낸 중앙총회,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류금순 총회장이 있었다. 하나님의 계획을 위해 택함을 받은 지도자, 위기 속에서 더욱 빛나는 리더십, 그리고 총회원의 상처를 보듬는 엄마 같은 총회장, 이번 시간에는 지난 20189, 정기총회 파행 이후 지속된 총회의 분쟁을 이겨내고, 올 초 새로운 중앙을 선포한 류금순 총회장이 말하는 지난 시간의 소회를 들어본다.

 

 

오랜만에 뵙는 것 같다. 어떻게 지내시나? 얼굴이 많이 편해보이시는데?

 

: 정말인가?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하다. 아무래도 지난 몇 년을 반복했던 다툼이 끝나니,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 것 같다. 사실 총회가 혼란한 뒤로 한 시도 긴장을 풀어본 적이 없었다. 총회원들 앞에서는 강한 리더가 돼야 했기에 여유롭게 항상 웃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남모르는 불안을 몰래 삼켜야 했다. 이제야 고백하건대 주님께서 붙들어 주시지 않았다만 결코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최근에 정기총회를 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 그렇다. 올 초 모든 소송이 끝나고, ‘중앙의 이름이 다시 온전해 진 첫 해에 맞는 총회였기에 모두의 감회가 남달랐다.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지난 몇 년의 시간에 대한 고난들이 정말 주마등처럼 스치며, 눈시울이 시큰하더라. 비단 나 뿐이었겠나? 서로의 얼굴을 마주본 총회원 모두가 같은 감정이었을 것이다. 항상 그랬지만 정말 우리 총회원들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 그 분들의 도움과 헌신, 기도가 없었다면 결코 이룰 수 없는 역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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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금순 총회장은 지난 9월 1일 열린 제53회 정기총회에서 총회 개혁을 완수한 공을 인정받아 교단으로부터 공로패를 받았다.

 

이번 정기총회에서 발표한 목회자 갱신선언이 눈에 띄는데?

 

: 이번 총회를 준비하며 고민이 많았다. 우리가 쟁취한 이 놀라운 개혁의 역사를 우리 총회의 경험으로만 남길지, 아니면 한국교회와 공유할지를 말이다. 장로교의 또다른 이름은 개혁(Reformed)하는 교회다. 개혁하지 않으면 결코 장로교가 아니다. 한국교회가 지금 큰 위기를 겪는 것은 어느 순간 거대해진 몸집에 기대어 스스로의 개혁을 멈췄기 때문이다.

이번에 우리가 이룬 개혁의 경험이 정체된 한국교회의 움직임을 깨우는 자그마한 계기라도 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금번 목회자 갱신선언은 바로 우리의 경험이 녹아든 메시지를 품고 있다. 물론 우리 역시 개혁이 끝난 것이 아니다. 우리도 갱신선언에 맞춰 한시도 쉼 없이 반성하고 각성해 나갈 것이다.

 

웃으면서 얘기하시지만, 사실 돌아보면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처음 개혁의 시작은 어땠나?

 

: 사실 개혁의 시작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한게, 우리는 당시 그것이 개혁이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앙의 기틀을 만든 백기환 총회장님의 역할과 존재감이 워낙 대단했기에, 그 분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후, 총회 내 어느 정도의 혼란이 생길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막상 닥친 상황은 모두의 예상치를 더욱 상회하고 있었다.

특정인을 위한 철저히 자기중심적 총회 속에 어느 순간 중앙의 이름조차 묻힐지도 모른다는 불안마저 암습했다. 그야말로 무서웠다.

어쩌면 중앙의 개혁은 그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선한 총회원들의 몸부림에서 시작됐다고 보는게 옳을 것이다.

 

사실 한국교회 내 수많은 분란과 다툼이 있었지만, 수뇌부를 겨냥한 개혁이 성공한 경우는 많이 없었다. 무엇보다 여목이 중심이 된 중앙총회가 이러한 대단한 일을 벌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힘들었다.

 

: 나 역시 돌아보면, 어떻게 했나 싶을 정도다. 당연히 아무런 확신도 할 수 없었다. 헌데 돌아보면 결국 하나님이 계획하셨고, 하나님이 역사하셨고, 하나님이 이루실 일이더라. 애초에 우리는 하나님의 계획과 능력을 증명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였기에 사실 두려워 할 것도 의심할 이유도 없었는데, 결국 무지한 우리를 하나님이 스스로를 증명하시어 일깨워 주셨다.

그 와중에 놀란 것은 우리 여목들의 실천력이었다. 이번 일을 겪어보니 우리 중앙의 여목들은 하나님의 일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헌신적이고, 순종적이지만, 불의와 불법 앞에 결코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더라. 중앙이 품고있는 임마누엘 신앙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바로 정의인데, 총회가 위기를 맞자 자연스레 이러한 가치가 모두의 가슴에서 뿜어져 나온 것이다.

하나님이 계획하셨고, 하나님이 각성케 한 싸움에서 질 이유가 하나도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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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가 2018년 12월에 개최한 ‘2018 교역자 동계수련회’ 전경. 본 수련회에는 총회 혼란 중에도 불구하고 650여명의 중앙 교역자가 참여했다.

 

그래도 힘들었을 것 같다. 실제 어땠나?

 

: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다. 당장 자금이 하나도 없었다. 전 임원진들이 총회를 이탈할 때, 재정은 물론이고 중요문서와 총회 직인 모두를 챙겨갔다. 그야말로 막막할 정도로 당장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 와중에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이겠나? 기도 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전국을 돌며 중앙인들을 한데 모아 기도회를 열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새로운 길을 찾았다. 구름떼처럼 몰리는 우리 중앙인들이 눈물로 기도하며, 십시일반 총회 정상화를 위해 힘을 보태주셨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헌신을 감내해주셨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감사한 마음에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하나님이 하셨다.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에서 현 총회장까지 총회 정상화의 결정적 공헌을 하셨다. 자신이 이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었나?

 

: 꿈도 꾸지 못한 일이다. 난 애초에 나서거나 사람들을 이끄는 성격이 아니다. 당연히 처음에 비대위원장을 해달라는 제의가 들어왔을 때 말도 안된다며 단번에 고사했었다. 하지만 그런 마음과 달리 내가 해야 할 책임이란게 있다는 것을 서서히 느꼈다. 당시 나는 총회신학교 학장을 거쳐 재무부총회장, 학교법인 이사장 등의 직임을 맡고 있었는데, 이러한 상황은 나로 하여금 개혁을 위한 마중물이 되어야 함을 말해주고 있었다.

결국 기도에 기도를 거듭할 수 밖에 없었는데, 하나님께서 나를 이 일을 위해 그동안 오랜기간 훈련시켰다는 깨달음이 오면서 마음이 단단해짐을 느꼈다. 내가 십년도 넘게 가르치고, 마음을 나눈 제자들이 이번 개혁에서 큰 역할을 해주셨다. 하나님은 이미 오래 전부터 총회 개혁을 함께할 우리 편을 마련해 주고 계셨던 것이다. 어찌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 있나? 다시 한 번 모든 것은 하나님이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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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총회의 분쟁 중에 매우 주목할만한 기록도 나왔다. 상대측으로부터 무려 24번의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당했는데, 이것을 중앙총회가 다 이긴 것이다. 그간 한국교회에서 이런 전적이 없었는데?

 

: 한참 분쟁 중일 때는 너무 정신이 없어 생각지 못했는데, 나중에 모두 끝나고 계산해 보니 24번이나 고소(고발)를 당했더라. 목회자 입장에서 소송을 많이 했다는 것을 결코 자랑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정의를 증명키 위한 싸움에서 이긴 것이니, 어느 정도 의미는 있지 않겠나?

사실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소송에서의 승리는 우리가 하나님의 편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과 개혁의 목표점을 흐트리지 않게 하는 동력이었다. 물론 이렇게 말은 하지만 그래도 단 한번도 예외없이 24번 모두를 이겼다는 사실은 우리 스스로도 매우 놀라운 부분이다. 교계 목회자들은 물론이고, 법조인과 많은 언론인들도 처음 이 소식을 접하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많이 놀라시더라.

 

총회장님 개인에 대한 고소고발도 있지 않았나?

 

: 당연히 있었다. 마지막까지 남았던 소송도 내 개인에 대한 것이었다. 사문서 위조, 소란죄, 업무방해 등 내가 여러 불법을 행했다는 것인데, 당연히 불기소 처분됐다. 이 소식이 올 11일에 정식으로 통보됐는데, 우리 총회에 있어서는 모든 소송이 끝났음을 알리는 새해의 은혜가 됐다.

 

아직 총회장 임기가 남았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 총회장을 하면서 새삼 고 백기환 총회장님이 참 훌륭하신 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엄청난 짐을 스스로 감당하고 계셨구나 하니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려왔다. 일단 총회가 정상화가 되고, ‘중앙의 정통성을 우리가 수호했기에 앞으로 우리 총회를 중심으로 다시 중앙이 하나되도록 할 것이다. 크고 작게 흩어진 형제자매들이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고 기다릴 것이다.

이미 교단의 희년 50년을 맞아 전 교회들에 밀린 상회비를 탕감하는 조치를 했다. 우리 총회는 재정운영에 있어 상회비가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하기에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새롭게 출발하는 중앙에 있어 아무도 과거의 짐을 지지 않았으면 마음이 컸다. 지나고 보니 그것이 총회원들에게 매우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 총회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깊어지는 계기가 되며, 총회원들이 더욱 총회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봤다.

우리 총회는 지난 4년 넘게 결코 감당키 힘든 시련을 맞았지만, 그 시련을 통해 더욱 담대해진 총회가 됐다. 이제 우리가 할 것은 임마누엘 신앙을 더욱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애초에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으로 돌아가 중앙의 깃발을 다시 드높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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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불가능이라던 개혁··· 모든 것은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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