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골Home >  연지골 >  기자수첩
실시간뉴스
실시간 기자수첩 기사
-
-
[기자수첩] 평강에 부는 ‘적벽(赤壁)의 동남풍’
- 후임 당회장 자리를 둘러싼 두 세력의 다툼이 한창인 평강제일교회가 최근 잇단 법원의 판결로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승현 목사측이 '교인출입방해' '교역자 징계' 등 분쟁의 쟁점이 되는 주요 다툼에 이어 최근 '법제인사위원회 불법 임명' 관련 본안까지 연이어 승소한 것인데, 한때 유종훈 목사측에 살짝 유리한 듯 보였던 교회 분쟁의 저울추가 역으로 기울고 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8월 22일, 이승현 목사측이 유종훈 목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법제인사위원회 위원 지위부존재확인의 소'에서 이 목사측의 손을 들어 유 목사측이 임명한 5인의 법제인사위원의 선출을 무효로 판결했다. 7인으로 구성된 법제인사위원회는 당회 소집, 안건 선정, 교회 규정 제정 및 발의, 교회 인사, 치리 등을 관장하는 평강제일교회 내 존재하는 최고기구로 사실상 당회 그 이상의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실제 이번 분쟁 상황에서 유 목사측은 법제인사위의 권한을 백번 발휘해 이 목사측 주요 교역자와 평신도들을 대거 제명 출교하기도 했다. 그런만큼 법제인사위의 구성은 이번 분쟁에 매우 예민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인데, 법원은 유 목사측이 대리회장의 권한을 앞세워, 위원회를 불법으로 구성했고, 불법 위원회를 통해 교회 구성원들을 치리한 것으로 판단했다. 평강제일교회는 정관상 법제인사위원 후보를 장로회, 남선교회, 여선교회 등의 교회 내부기관이 추천해야 하며, 임명에 있어서도 당회의 동의 뿐 아니라, 운영위원회 인준도 거쳐야 한다. 허나 유 목사측은 해당 과정을 생략한 채 직접 후보자를 추천해 이를 위원으로 선출했다. 이번 판결은 일방적 치리로 치닫던 평강제일교회 사태에 확실한 전환점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그간 유 목사측이 이 목사측의 교역자와 교인을 치리한 중심에 바로 법제인사위가 있었는데, 이번 판결로 위원 임명 자체가 원천 무효가 되며, 향후 법제인사위가 승인한 당회 및 임시당회에서의 주요 결의들도 무효로 돌아갈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실제 법제인사위가 개입한 이 목사측 관련 주요 결의들이 무효로 돌아간다면, 평강제일교회 사태는 역으로 이 목사측에 기울 가능성이 큰 상태다. 여기에 이번 재판부는 이 사건의 효력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판단을 보류했지만, 유 목사의 법제인사위원장 임명 역시 향후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교인출입및사용방해금지가처분'을 결정한 재판부는 공동의회를 통해 선출되는 '담임목사'와 당회 결의로 선임되는 '대리회장'의 권한을 분명히 구분했었다. 즉 대리회장과 담임목사는 다르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유 목사는 교회정관 제2절 제18조 '담임목사는 법제인사위의 당연직 위원이 되며, 위원장을 맡게된다'는 조항을 근거로 법제인사위원장에 올랐었다. 당시 유 목사측은 대리회장과 담임목사를 전혀 구분치 않았던 것인데, 근래 대리회장은 담임목사와 다르며, 그 권한을 모두 발휘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나온 이상 이번에 무효가 된 5인 위원 뿐 아니라 유 목사측의 법제인사위원장 지위도 충분히 다툼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직, 면직, 제명, 출교 등 교역자와 평신도를 가리지 않고 쏘아댄 화살로 한때 승리의 9부 능선을 넘었다고 자부하던 평강제일교회 사태에 이번 ‘법제인사위’ 판결이 전쟁의 판세를 뒤집을 '적벽(赤壁)의 동남풍'이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
- 연지골
- 기자수첩
-
[기자수첩] 평강에 부는 ‘적벽(赤壁)의 동남풍’
-
-
[기자수첩] 평강제일교회 사태에 중심추 잃은 총회 "이러다 다 죽어"
- 분쟁을 거듭하고 있는 평강제일교회가 소속한 사)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교단(총회장 김규완 목사)이 지난 8월 5일, 서울 오류동 평강제일교회에서 제109회 총회를 열고, 교회 관련 사항을 일괄 통과 시켰다. 사실상 총회가 분쟁의 한 축인 유종훈 목사측을 지지하는 모양새인데, 중립을 지켜야 할 교단의 최고기구가 중심추를 잃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평강제일교회는 3년여 전 당회장 선출을 두고, 분쟁이 발발한 이후 유종훈 목사측과 이승현 목사측으로 나뉘어 심각한 분쟁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 한 치 양보없는 두 세력 간의 대립에 교계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 예고된 이날 합동교단의 총회는 두 세력의 분쟁을 완화할 총회 차원의 새로운 대안이 있을 것으로 기대 됐으나, 막상 뚜껑을 연 총회의 결의들은 유종훈 목사측에 일방적으로 기울며, 반쪽 총회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최근 법원은 이승현 목사측 성도들의 '평강제일교회 교인 지위'를 재차 인정하며, 양측 모두를 '평강제일교회'라는 동일 선상에 두었지만, 정작 총회는 여전히 이승현 목사측 성도들을 '이탈측'으로 구분하며, 분쟁 해결보다는 이승현 목사측 '척결'에 몰두한 모습이었다. 결정적으로 이승현 목사측의 구속사 활동과 관련해 '사이비 규정'을 염두, 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결의까지 한 상황, 결국 '유종훈 VS 이승현'의 1차적 대립으로 끝냈어야 할 분쟁을 총회가 앞장서 성도들도 모자라 '구속사'까지 끌어들이는 안타까운 상황을 초래했다. 무엇보다 '구속사'는 평강제일교회의 정체성과 같은 존재로, 분쟁을 떠나 양측 성도 모두가 존경하는 고 박윤식 목사의 가르침이 녹아있다. 그런 '구속사'는 지난 분쟁에서 결코 건드려서는 안될 '성역'으로 분류됐지만, 이를 다름 아닌 총회가 건드린 꼴이 됐다. 여기에 총회가 이러한 공격적 내용을 담은 성명을 공개 발표하며, 그간 다소 잠잠하게 흘렀던 평강제일교회 분쟁에 다시금 불을 붙인 꼴이 됐다. '사라예보의 총탄'이 된 총회의 성명에 이승현 목사측은 맞성명으로 대응했고, 그 와중에 결국 H목사의 이단성 논란이 다시금 폭로됐다. H목사의 이단성 논란의 끝에는 그의 이단사상을 옹호했다는 비난을 받는 유종훈 목사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유종훈 목사가 H목사를 비호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바로 '고 박윤식 목사'였다. 법적인 분쟁에 한정됐던 평강제일교회 사태에 '이승현의 사이비', '유종훈의 이단옹호', 그리고 '박윤식의 피인용(被引用)'이란 워딩을 끌어낸 것은 다름 아닌 총회다. 더군다나 그 중심에 평강제일교회의 정체성인 '구속사'를 사용하는 우를 범했다. 총회는 중립을 지켰어야 한다. 오랜 분쟁에 신음하는 평강제일교회 성도들과 지교회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최소 이들의 아픔은 돌보지 못했더라도 적어도 총회가 이들 사이에서 총질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는 상금 500억을 혼자 독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죽고 죽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오직 돈에 눈 멀어 승리에만 혈안이 된 이들의 만행 앞에 한 노인은 이렇게 말한다. "이러다 다 죽어"
-
- 연지골
- 기자수첩
-
[기자수첩] 평강제일교회 사태에 중심추 잃은 총회 "이러다 다 죽어"
-
-
[기자수첩] 교리가 범죄를 만들었나? 개인이 범죄한 것인가?
- 교리적 이단성을 이유로 최근 탈퇴를 선언했던 소위 '다락방 탈퇴자 및 피해자 연대'가 심각한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당시 탈퇴자 명단에 올랐던 상당수 인원이 다락방의 이단성을 전제로 한 성명서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크게 반발한 것인데, 실제 ‘탈퇴 철회 선언’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탈퇴자들이 속했던 개혁총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산하 노회 및 당사자로부터 이번 탈퇴 이슈와 관련한 해명 및 철회 의사 입장문이 당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확한 인원이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알려진 것만 10여명에 육박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전체의 1/10에 달하는 수치다. 이들 중 일부는 애초 '개혁'에 동의했을 뿐, '탈퇴'는 아니었다는 의견과 단순히 개인적인 사유에 의한 탈퇴가 단체의 문제로 호도됐다고 해명했다. 무엇보다 성명서에 명시된 '교리적 이단'이라는 부분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도 상당수 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입장을 전한 모 언론에 따르면 "애초 성명서에 교리적 이단이라는 부분이 있는지를 전혀 몰랐으며, 이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내 신앙양심에 다락방을 이단이라고 생각치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교리적 이단'을 강조한다면 함께할 수 없다"며 연대 탈퇴를 명시키도 했다. 일각에서는 탈퇴자들이 주장한 '교리적 이단'에 대해 상황적으로 매우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보기도 했다. 탈퇴자들은 기자회견에서 현 다락방에 만연한 재정비리와 성 비리가 사실상 단체의 이단적 교리에 기인한다고 봤다. 즉 교리가 개인의 죄를 부추긴다는 주장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다락방 피해자'라는 큰 틀에 내부 비리를 고발한다는 취지가 강했지만, 정작 재정비리와 관련해서는 단 한 줄의 증거도 제시치 않았고, 성 비리와 관련해서도 이를 단체 피해자로 규정지을 만한 개연성이 부족했다. 그런 상황에 '교리적 이단'이라는 말은 일반적인 비리 폭로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증거'의 부족함을 한 번에 메우는 요소가 됐다. 그것이 의도였든 아니든 '이단'이라는 말은 한국교회에서 결코 보호받을 수 없고, 보호해서도 안될 '중세의 마녀'와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기자회견 속 탈퇴자들의 주장을 뜯어보면 상당한 모순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탈퇴자 이OO 목사는 다락방의 메시지(교리)에 대해 “한마디로 예수는 그리스도, 모든 문제의 해결자다. (문제가) 끝났다. 이제 전도만 하면 된다”로 정의하며, 이러한 메시지가 사람들에게 "죄 좀 있으면 어떻겠냐?"라는 개념을 갖게 하기에, 죄를 양산하게 된다는 식의 논리를 펼쳤다. 그런데 '예수님이 모든 문제의 해결자이며, 이로 인해 문제가 끝났다'는 주장을 과연 이단으로 볼 수 있을까? 오히려 이를 놓고, "죄 좀 지으면 어떻겠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교리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의식이 잘못된 것 아닌가? 과연 다락방에 문제가 된 이들이 이 메시지의 영향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보통은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상식적이지 않은 판단과 이를 왜곡해 해석하는 잘못된 개인을 비난하기 마련이다. 부끄럽지만 한국교회 안에 일어나는 수많은 재정, 성 비리 등의 범죄들은 교단과 단체를 가리지 않으며, 오히려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교단들에서 가장 많이 일어난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런 상황에 범죄한 목회자나 욕심낸 교회를 탓할 뿐, 교단이나 단체의 교리를 탓하는 경우는 없다. 결정적으로 이날 기자회견을 주도한 김OO 목사는 다락방이 운영하는 렘넌트 신학교에서 지난해 3월까지 무려 20년간 '교리사'를 가르친 교수였다. 만약 교리로 인해 범죄가 발생했다면, 그것은 범죄를 양산할 문제적 교리를 가르친 사람의 책임이 가장 크지 않겠나? 20년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문제적 교리를 가르치며, 예비 범죄자를 양성한 것인가? 이날 김OO 목사는 기자회견 후 해당 모순을 묻는 기자에게 "자신은 (학생들에게) 절대 예수그리스도로 모든 문제가 끝났기 때문에 죄 지어도 된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자신은 잘못 가르친 적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허나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다락방의 교리 혹은 메시지에 문제가 없다는 확인을 바로 김OO 목사가 해준 꼴이 된다. 20년간 렘넌트 신학교에서 다락방의 교리를 가르쳤던 교수가 ‘죄를 지어도 된다’고 가르친 적이 없다면, 다락방에서는 공식적으로 잘못된 교리를 가르친 적도, 이를 배운 적도 없다는 결론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교리적 이단'을 앞세운 이번 탈퇴 선언 이후, 그 진위를 놓고 점점 싸움이 진흙탕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이번 탈퇴선언을 주도한 이들 중에는 현재 다락방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거나, 검찰에 송치된 인물도 있다. 안타까운 것은 탈퇴자와 단체 간의 치열한 공방 속에 점차 잊혀져 가고 있는 성 피해자들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가해자 A목사와 별도의 피해자 1인의 녹취만 등장해 그 전체적인 사건을 유추키는 어려운게 사실이나, 일단 피해자가 대두된 이상 교단측은 이에 관심을 갖고 해당 문제들에 대한 전수조사 등의 노력을 전력으로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 연지골
- 기자수첩
-
[기자수첩] 교리가 범죄를 만들었나? 개인이 범죄한 것인가?
-
-
[기자수첩] 교단의 ‘총신 우선주의’에 소외되는 ‘칼빈·대신·광신’
- 소위 '총칼대광'으로 꼽히는 예장합동측(총회장 오정호 목사) 소속 신학대학 중 총신대와 칼빈대, 대신대, 광신대 간의 심각한 지원 격차에 교단 내부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교단의 신학대학 임에도 총회가 총신대와 나머지 대학을 대하는 온도차가 실로 크다는 것인데, 칼빈, 대신, 광신의 보이지 않는 한숨이 커지고 있다. 예장합동측은 지난해 제108회 총회에서 매년 총신대에 무려 10억원을 지원할 것을 결의했다. 총신이 살아야 총회가 산다는 기조에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정호 총회장은 지난 10월 총신대에 개인적으로 10억원을 기부했다. 아무리 개인이라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총회장임을 감안할 때, 사실상 무려 20억원의 후원금이 한 해 동안 지원되는 셈이다. 지난 5월에는 총회 임원회가 총신대를 제외한 칼빈대, 대신대, 광신대에 대한 지원안도 통과시켰다. 하지만 그 액수가 심히 차이났다. 각 학교당 단 5,000만원, 자발적 지원도 아니고, 3개 학교의 재정 지원 요청에 응한 결과였다. 20억원 대 5천만원은 현재 총회가 총신과 나머지 학교를 대하는 온도차를 보여주는 매우 잔인한 지표다. '총칼대광' 모두 총회의 자식같은 대학일진대, 어느새 교단은 칼대광 세 학교의 이름은 지운 채 오직 총신 우선의 운영을 하고 있다. 특히 오정호 총회장의 유별난 총신 사랑이 일각에서는 총신우선주의를 넘어 총신우월주의로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하고 있다. 지난해 총회에서 전 총대가 총신 교가를 부르는 모습은 총신 출신들에게는 매우 감동적인 연출이었겠지만, 반대로 칼빈 대신 광신 출신에게는 심각한 소외감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점차 '총칼대광'이 아닌 '총신과 비총신'으로 구분되어 가는 총회 분위기가 결국 지원금에서조차 무려 40배에 이르는 격차가 벌어지자 일각에서는 "해도해도 정말 너무한다"는 분노섞인 볼멘소리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총신만 이 교단의 대학인가? 칼빈 대신 광신 출신들도 이 교단의 엄연한 회원이고, 똑같이 교단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차별은 극도의 폭력과도 같다"면서 "지방 신학대학들이 현재 생존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 오히려 이런 때에 총회가 지방 신학대학을 살리기 위한 노력과 지원을 더욱 펼쳐야 할 때인데, 전혀 이러한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모 학교 관계자는 "정부의 날선 대학인증평가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야말로 처절히 버티고 있다. 제발 총회가 이에 관심을 갖고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현재 총회 임원회는 3개 학교에 지원이 결정된 5,000만원을 재정상 이유로 아직 집행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 연지골
- 기자수첩
-
[기자수첩] 교단의 ‘총신 우선주의’에 소외되는 ‘칼빈·대신·광신’
-
-
[기자수첩] 새에덴교회 향한 사회적 관심에 '한국교회 신뢰도' 동반 상승
- 6.25 해외 참전용사들을 무려 18년째 섬겨오고 있는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의 놀라운 헌신이 6월 호국의 달을 맞아 우리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소강석 목사가 이끄는 새에덴교회의 방미단이 오는 14~15일, 미 텍사스에서 대대적인 보은행사를 열 것이라는 소식이 연일 언론의 관심 포화를 받고 있는 것이다. 주요 일간지를 포함해, 수십여개 유수 언론들은 전 세계 어느 국가도 하지 못한 위대한 보훈을, 특정 대기업이나 유명 사회 단체가 아닌 일개 단일 교회가 해냈다는 소식에 놀라움과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결코 범상치 않은 주요 언론들의 특보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그야말로 전율케 하고 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던 잊혀진 과거의 용사들을 오늘날 모두가 만끽하는 평화의 영웅으로 부활시킨 새에덴교회의 헌신은 보은과 보훈에 대한 국민적 인지를 완전히 바꾸었기 때문이다. 문화로서의 보훈, 삶 속에서 실천하고 되새기는 보은의 가치는 바로 새에덴교회가 대한민국에 만들어 낸 새로운 국민 운동이 됐다. 하지만 18년을 이어온 새에덴교회의 진심이 만들어 낸 가장 최고의 가치가 있으니, 바로 '신뢰의 회복'이다. 빠르게 무너져 가는 한국교회의 처참한 현실과 사람들의 외면 속에 새에덴교회는 교회 본연의 공익적 사명을 200% 수행함으로 세상으로 하여금 교회를 다시 되돌아보게끔 했다. 70~90년대 한국교회의 급성장이 멈춘 이후, 점차 자기 교회의 부흥만을 최고로 여기던 이기적 관습이 최근 10여년 새 교회의 규모, 지역을 가리지 않고, 완전히 만연한 가운데, 18년 이상을 사회 공익에 헌신해 온 새에덴교회의 진심은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한 '신뢰'로 재탄생한 것이다. 오늘날 위기를 부르짖는 한국교회의 모든 문제는 결국 '신뢰의 부재'로 귀결된다. 더이상 교회의 경건함을 믿지 않고, 목회자의 도덕에 기대치 않는 현실은 교회와 목회자 스스로가 만들어 낸 오늘날 한국교회의 냉철한 단면이다. 더욱이 좌우, 빨강과 파랑에 극도로 함몰된 일부 교회의 모습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는 정치 집단으로 까지 비춰졌다. 그런 상황에 언론들을 사로잡은 새에덴교회의 소식은 국민들로 하여금 교회에 대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전도의 문을 여는 확실한 반전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새에덴교회를 향한 사회적 관심은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기독교 이미지 상승 효과와 광고 효과를 동반한다.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를 휩쓴 가수 싸이의 연말 뉴욕스퀘어 공연이 문화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였듯, 새에덴교회의 보은 행사는 한국교회 전체의 이미지 재고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내부적으로 한국교회 전체의 위기를 반전시킬 확실한 전도 효과로, 국외적으로는 그저 양적 성장으로만 알려진 한국교회의 새로운 공익적 이미지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기대된다. 여기에 다른 교회들이 새에덴교회가 길을 터 놓은 보은 보훈의 대열에 자연스레 동참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면, 그야말로 한국교회의 제2의 부흥도 충분히 노려볼만 하다. 18년째 이어오고 있는 참전용사들에 대한 새에덴교회의 헌신이 무너져가는 한국교회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
- 연지골
- 기자수첩
-
[기자수첩] 새에덴교회 향한 사회적 관심에 '한국교회 신뢰도' 동반 상승
-
-
[기자수첩] 민찬기 목사의 부총회장 출마, 누구를 위한 것인가?
- 민찬기 목사(예수인교회)가 결국 세번째 부총회장 출마를 공식화 했다. 수많은 논란과 불법에 대한 지적, 결정적으로 선거관리위원회의 '출마 불가'를 골자로 한 유권해석까지 있었으나, 이 모두를 무시하고 그의 소속노회는 지난 16일 민찬기 목사를 제109회 총회 부총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추천일 뿐 후보 확정은 아니며, 오히려 선관위는 앞선 결정에 기반해, 민찬기 목사의 후보 추천을 반려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아직 이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앞으로도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번 결정이 야기할 총회의 혼란이다. 이미 민 목사의 출마설이 불거져 나온 올 초부터 총회 내부는 상당한 혼란이 지속되어 왔다. 총회선거규정 제3장 9조 6항 ‘동일 직책에는 2회만 입후보가 가능하다(단, 소급 적용하지 않는다)’의 해석을 두고, 법 전문가들의 자문까지 받아가며, 치열하게 대립했다. 결정적으로 민 목사의 소속 노회는 다소 애매할 수 있는 '불소급원칙'의 적용이 가능한지를 선관위에 질의했고, 선관위는 내부 투표를 거쳐, '불가'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선거 공고를 통해 이번 선거의 원칙을 분명히 고지했지만, 서울북노회는 결국 이를 무시하고 민 목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현재 민 목사측은 개정 정관의 '불소급원칙'의 적용에 집착하고 있다. 자신이 두 번 출마한 것은 맞으나, 불소급원칙에 따라 첫 번째 출마는 개수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불소급원칙'의 적용 여부를 떠나, 민 목사가 103회, 106회 두 번에 걸쳐 부총회장에 출마했던 것은 지울 수 없는 팩트라는 점이다. 총회선거규정 제3장 9조 6항이 목표하는 바는 분명하다. 한 사람의 독점적 출마를 막아 총회원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고, 다양한 인재들의 등용으로 총회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 취지는 해당 규정을 승인한 모든 총대원이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은 언제부터인가 스스로의 정당성은 '법'으로 증명하려 하고 있다. 양떼를 돌보는 하나님의 사명자라 불리며, 이 시대의 살아있는 양심을 자처하는 이들이 고작 '최소한의 도덕'일 뿐인 '법'에 집착해 당당함을 과시한다. 허나 목회자는 성경적 윤리, 최대한의 도덕 속에서 자신의 양심을 증명해야 한다. 법을 떠나 자신의 양심이 진실을 알고, 하나님의 직시하심을 인정한다면, 그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민 목사는 자신을 추천한 노회원들에게 "노회에 불이익이 안가게 하겠다"며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허나 민 목사의 이러한 다짐이 너무도 이기적인 것은 그의 3회 출마 욕심은 나비효과가 되어 다음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수많은 예비후보들은 물론 총회 전체의 질서를 흐트러뜨릴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민 목사가 노회에 대한 불이익을 우려하기 전에 총회의 질서, 후배들을 향한 배려를 먼저 생각했다면 과연 이렇게 출마에 집착했을까 싶다. 더욱이 그가 언급한 '좋은 결과'는 과연 무엇인가? 반드시 출마에 성공해 부총회장에 당선되겠다는 것인가? 총회를 이토록 혼란스럽게 만들고, 결국 부총회장에 당선된다한들 그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좋은 결과인가? 부총회장 선거는 특정 당선자의 승리가 되어서는 안된다. 모두의 승리, 총회의 승리가 될 수 없다면 그것은 이겨도 이기는 것이 아니다.
-
- 연지골
- 기자수첩
-
[기자수첩] 민찬기 목사의 부총회장 출마, 누구를 위한 것인가?
-
-
[기자수첩] 총선 결과에 초조해진 한국교회, 소강석 목사의 ‘원 리더십’ 재조명
- 다시 한 번 여소야대 정국이 현실화 됐다. 지난 4.10 총선에서 국민들은 불통의 현 정부를 탓하며 야권에 힘을 실었다. 총 300석의 의석 중 진보계 정당(민주당, 조국혁신당, 새로운 미래, 진보당)이 189석을 차지했고, 보수계 정당(국민의힘, 개혁신당)은 111석에 그쳤다. 교계의 적극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보수권은 진보권에 지난 4년에 이어 다시 한 번 향후 4년간 정국의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게 됐다. 여·야, 보수·진보를 떠나 이번 총선 결과는 국민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허나 기독교적 입장에서 포괄적차별금지법 등의 반사회적 악법 포화를 막아냈던 지난 4년의 시간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새나오는 한숨은 어쩔 수 없을 듯 싶다. 실제 진보세가 강했던 지난 제21대 국회에서 성혁명, 가족해체, 표현의 자유 억압, 친권 침해 등을 골자로 한 악법이 무려 50여개 이상이 등장했다. 그리고 해당 발의의 대부분은 민주당, 정의당 등 진보 진영 의원들에 의해 이뤄졌다. 다행히 한국교회 등의 적극적인 반발과 저지로 결국 대부분의 제정 시도가 무산되기는 했지만, 문제는 해당 법안을 발의했던 의원들 상당수가 이번 제22대 국회 입성에 다시 한 번 성공하며, 재발의는 불 보듯 뻔하게 된 사실이다. 오히려 그들 입장에서는 지난 21대의 실패를 거울삼아, 더욱 치밀하게 보완된 법안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기에 이전보다 분명 더욱 힘든 고난의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답답한 것은 오늘의 위기가 지난 수년 간 지독히도 예측했던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바로 한교총 대표회장을 역임한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그토록 지적하고 외쳤던 ‘원 리더십’이 바로 이러한 상황을 예측한 대안이었기 때문이다. 마치 왜의 침략을 예측해 ‘10만 양병설’을 주창한 율곡 이이처럼 소 목사는 한국교회의 대대적 위기가 반드시 반복될 것이라고 외쳤었다. 앞선 코로나 시기는 한국교회를 향한 정부의 예배 탄압과 포괄적차별금지법 제정 시도가 절정에 이르던 때로, 외부의 공격과 내부의 분란이 한국교회의 생명력을 실시간으로 갉아먹던 정말 아찔한 시간이었다. 이런 때에 등장한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특유의 걸출한 정치력으로 서서히 상황을 반전시켰다. 정부, 국회, 지역을 넘나드는 그의 협상과 정치는 사회와 교회를 절체절명의 절벽 끝에서 끌어올렸다. 그런 소 목사가 그때나 지금이나 가장 강조했던 것이 있으니 바로 '한국교회의 연합'이었다. 당시 소 목사는 "지금은 당장 위기를 넘겼을 지 모르지만, 제2의 코로나, 제2의 포괄적차별금지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현재의 분열된 한국교회로는 이를 막아내기 힘들다. 지금부터라도 반드시 교회가 하나되어야 한다"고 부르짖었다. 실제 3년여의 시간을 오직 연합에 매진키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한국교회는 하나되지 못했고, 위기를 막아낼 최소한의 시스템도 구축하지 못했다. 잠시잠깐의 안정에 머물러 '원 리더십' '원 메시지'를 외면한 결과로 반사회적악법 제정을 더욱 강하게 밀어부칠 제22대 국회를 넋놓고 바라보게 생겼다. 더욱 암울한 것은 과거 정치권과 대등한 줄다리기를 펼쳤던 소 목사와 같은 걸출한 지도자가 교계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쩌면 교계는 다가올 위기 극복을 위해 이미 정치권에서 한 발 물러나 목회에 전념하고 있는 소 목사의 정치력에 다시 기대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근본적인 대안은 특출난 인물이나 특정 권력이 아닌, 위기에 맞설 상시적인 대응 시스템, 즉 '원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충분히 예측된 위기와 고지된 대안, 하지만 아무런 변화없는 한국교회의 현실, 이번 총선은 그 결과와 상관없이 한국교회 스스로의 방만을 꾸짖고 있다.
-
- 연지골
- 기자수첩
-
[기자수첩] 총선 결과에 초조해진 한국교회, 소강석 목사의 ‘원 리더십’ 재조명
-
-
[기자수첩] 소강석 목사가 제시한 ‘존중’과 ‘반대’의 구분이 중요한 이유
- 교계의 강력한 반발을 받았던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의 정계 진출이 일단 무산됐다.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어제(13일) 임태훈 전 소장의 비례대표 '컷오프'(공천배제)를 통보했다. 앞서 야권의 임 전 소장의 비례대표 추천 소식이 전해진 후, 기독교계는 각종 성명과 메시지로 이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간 성소수자 인권운동을 하며, 굵직한 여러 논란을 일으켜 온 임 전 소장이 국회에 진출했을 시 파장을 우려한 것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군대 내 동성애를 막는 '군형법 제92조'에 대한 개정에 앞장서며, 교계 및 시민계와 크게 대립한 인물이다. 일단 더불어민주연합의 컷오프로 상황은 마무리 됐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한국교회의 스탠스는 분명히 정리되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앞서 일부 언론과 교계 단체는 이번 임태훈 전 소장의 비례대표 추천 사건을 '동성애자'에 초점을 맞춰 이를 비판적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치 한국교회가 힘을 합쳐 '동성애자' 국회의원을 탄생을 막아야 한다는 뉘앙슨데, 이는 현 한국교회의 반사회적 악법 대응 정책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스탠스다. 정확히 한국교회는 '동성애자'를 혐오하거나, 그들의 증오한 적이 없으며, 당연히 단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그의 사회적 활동이나 정치적 활동을 막을 이유도, 막아서도 안된다. 그것은 '동성애자' 이전에 국민으로서 국가에서 보장한 합당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이번 임태훈 전 소장의 정계 진출을 우려한 이유는 그가 동성애자가 아니라, 그가 그동안 보여온 동성애 관련 행보들이 매우 그릇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확히는 '군형법 제92조' 폐지를 중심으로, 반사회적, 반성경적 악법 형성에 앞장섰던 그가 정계에 진출했을 때 일어날 사회적 파장을 우려한 것으로, 이는 지극히 객관적이고 정치적인 판단이었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린 소강석 목사는 혼잡했던 한국교회의 스탠스를 매우 간결히 정리하며, 주목을 끌었다.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한 매우 합리적인 입장이다. 소 목사는 "동성애자도 일반인과 똑같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을 열어야 한다"며 국가가 부여한 임 전 소장의 ‘정치 참여권’을 철저히 존중하면서도, "(임 전 소장은) 군 내에서 지나치게 동성애를 보호하고 옹호하는 입장을 취하며, 군 기강도 무너뜨리는 우를 범했다. 이런 분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된다면 포괄적차별금지법과 동성애를 위한 평등법 추진에 올인할 것"이라는 그의 행보와 사상에 대한 분명한 반대를 표했다. 교회는 그 특성상 총선에 있어 매우 중립적인 위치여야 한다. 그럼에도 선거와 관련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면, 그에 합당한 충분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소 목사는 바로 그 부분을 정확히 짚어낸 것이다. 향후 사회 혹은 교계 진보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복기하며, 한국교회의 '동성애 혐오 사건'으로 일방적으로 호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한 대비차원이라도 한국교회는 종교적 감정을 최대한 배제한 채 더욱 상식적이고, 또한 합리적인 대응을 펼쳐야 한다.
-
- 연지골
- 기자수첩
-
[기자수첩] 소강석 목사가 제시한 ‘존중’과 ‘반대’의 구분이 중요한 이유
-
-
[기자수첩] 한국교회여 '중앙'처럼 개혁하라
- 한국교회의 위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못한 채 이제는 완연히 고착되는 분위기다. 아이들로 북적이던 주일예배의 풍경은 점차 사라지고 있고, 거리에 넘쳐나던 교회 전도지는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삶의 중심점이 교회에 있던 그 시절 그 때의 당연했던 일가족의 일상은 어느새 믿음의 계보가 단절되며, 서로의 신앙조차 공유치 못하는 암울한 시대가 됐다. 한국교회의 위기에 대한 인지와 이에 따른 각성, 근본적 개혁에 대한 목소리는 당장 어제 오늘 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굳이 '코로나 펜데믹'이라는 거대한 쓰나미를 핑계대지 않더라도 이미 한국교회는 충분히 무너졌고, 심각한 위기였다. 당장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던 지난 2017년, 우리는 제2의 종교개혁을 부르짖으며, 한국교회 전체의 각성을 촉구했었다. "이대로 가면 한국교회는 문을 닫는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자각과 함께, 이를 타개하기 위한 수많은 대안과 방편을 연구했던 지난 2017년은 한국교회 스스로 '하나님이 주신 마지막 기회'라고 했을만큼,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 하지만 진심같았던 자성과 강력했던 구호에 비해 변화를 위한 별다른 실천은 없었다. 여전히 목회자의 도덕은 바닥에 맞닿았고, 성도들의 신앙은 가벼웠으며, 한 번 선을 넘은 교회의 세속화는 돌아올 수 없는 질주를 거듭했다. 그리고 그 틈을 파고든 이단들의 행태는 더이상 막을 수 없을만큼 퍼져 나갔다. 어쩌면 그 사이에 전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 펜데믹'은 이러한 한국교회의 무지와 게으름에 대한 면죄부로 작용했다. 한국교회 스스로 자초했던 일련의 위기와 목회자들의 양심없는 무책임함이 어느새 모두 코로나 탓으로 둔갑됐다. 한국교회가 무너진 것도, 침체한 것도, 부흥이 끊어진 것도 모두 코로나 때문이라는 매우 훌륭한 핑계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책임을 외면하고, 남들의 눈치만 보는 자세로는 결코 '제2의 종교개혁'은 불가능하다. 현 시점 국가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는 사실 10여년 전부터 교계 내에서 제기됐던 '다음세대 부재'와 직결되는 주제지만, 한국교회는 지난 10년간 아무런 실천도 하지 않았고, 어떠한 성과도 내지 못했었다. 그런 한국교회가 오늘날 국가의 '저출산 문제'에 앞장선다는 현실은 자랑스럽지만 한편의 씁쓸함을 어쩔 수 없다. 이런 상황에 한국교회는 예장 중앙총회의 개혁 정신을 충분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고 백기환 총회장이 설립한 대한예수교장로회 중앙총회(총회장 이영희 목사)는 근래 지독했던 교단 분쟁을 이겨내고, 완전한 정상화를 이룬 교단이다. 개혁 초기, 누구도 해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부패한 기득권을 몰아내고, 온전한 정상화를 이루기까지 말할 수 없는 고난과 역경이 있었지만, 결국 총회 모두가 하나된 의지로 이를 이뤄냈다. 중앙총회 개혁의 핵심은 크게 세가지로 꼽을 수 있다. △현실에 대한 분명한 인지와 진단 △하나님의 의를 위한 망설임 없는 실천 △총회원 전체의 하나된 힘, 바로 그것이다. 한국교회는 지난 2017년 현실에 대한 분명한 인지와 진단은 많았지만, 이에 대한 실천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리고 이러한 방관은 이후 한국교회 분열의 고착화로 이어지며, 최악의 상황을 자초했다. 중앙총회가 모두가 불가능이라 말했던 당시의 교단 개혁을 이뤄낼 수 있던 비결은 이 세가지 쟁점 모두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이 중에 단 한가지라도 부족했다면, 오늘의 회복된 중앙은 결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여기에 분쟁 초기부터 개혁을 이끌었던 류금순 전 총회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총회원들의 결집력은 24번의 고소고발을 모두 승리로 이끈 전무후무한 무용담을 만들어냈다. 사실 중앙은 개혁에 있어 매우 훈련된 교단 중 하나다. 정도는 지키되, 시대의 흐름은 거부하지 않았다. 고 백기환 총회장은 과거 시대의 그릇된 편견 속에서도 여목제도를 실시해 한국교회의 선도를 주도한 인물이다. 당시 여목의 존재는 매우 파격적인 제도였지만, 고 백기환 총회장과 중앙총회는 여목제도가 결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물결임을 분명히 인지했다. 기왕 해야 한다면, 매우 성경적이고, 올바르게 실시해야 한다는 기조로 여목제도를 과감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중앙총회가 이끈 여목제도는 현재 한국교회 전체로 자리잡게 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앙은 또 다른 개혁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중앙총회는 전권위원회를 통해 '목사 이중직'을 허용키로 했다. 현재 목사 이중직에 대한 교계의 의견은 매우 분분하며, 신학적 논란으로 이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교단들이 대부분이지만, 아이러니하게 이미 현실에서 수많은 목회자들이 이미 이중직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를 겪으며, 기본적인 공과금조차 내지 못한 채, 교회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한 교회의 목회자들은 택시, 주유소 등에서 일하며, 교회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이런 목회자들에 교단의 '목회자 이중직 금지 조항'은 아무런 의미없는 사실상 사법(死法)화 된지 오래다. 중앙총회는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목회자 이중직을 허용하되, 그 정도(正道)를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막을 수 없다면 올바로 이끌고, 이들을 도와주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모든 목회자들의 생계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기에, 이를 막연히 막을게 아니라, 차라리 신학적이고 현실적인 연구를 지원함으로, 이들이 신앙적 양심에 괴롭지 않고, 건강한 목회를 이어갈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 중앙의 목표다. 그리고 오늘날 한국교회가 중앙의 이러한 개혁 정신을 본받아야 하는 것은, 현실에 대한 확신한 인지와 그에 따른 실천, 분명한 결단력이 결국 미래를 만들었다는 부정할 수 없는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중앙총회는 지난 역사에서 여러 차례, 기득권이 만든 대세에 이끌려 쉽게 갈 수 었었지만, 그때마다 보장된 불의한 안정보다는 미래를 위한 가난한 개혁을 택했다. 그리고 그러한 결단이 오늘날 교단개혁의 새로운 표본처럼 중앙의 존재를 한국교회에 드러내고 있다. 오랜 위기에 신음하는 한국교회를 향해 지난 역사는 이렇게 말한다. "한국교회여, '중앙'처럼 개혁하라!"
-
- 연지골
- 기자수첩
-
[기자수첩] 한국교회여 '중앙'처럼 개혁하라
-
-
[기자수첩] 총선 전쟁에 함몰된 한국교회의 3.1절··· 그래도 소강석은 ‘연합’을 외쳤다
- 1919년 3월 1일, 일제의 지독했던 폭압에 맞서 전 국민이 하나되어 대한의 독립을 외친 '3.1운동'은 우리 민족의 역사에 가장 큰 자랑임이 분명했다. 세대와 계급을 초월한 비폭력 평화운동이라는 그 의미는 물론이고, 그 배경에 다름아닌 기독교가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은 오늘의 민주 대한민국을 누리는 국민으로서, 그리고 한국교회의 성도로서 큰 자부심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3.1절 105주년을 맞은 오늘, 우리는 한국교회가 주도한 일부 대형 집회들을 바라보며, 지난 독립의 역사와 선진들의 희생 앞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움을 마주해야 했다. 수많은 인파가 운집한 이들의 3.1절 행사는 우리 사회를 선도하는 한국 기독교의 위용을 자랑하는 듯 하지만, 숭고한 ‘3.1정신’이 지배해야 할 그 속에, 그저 승리에 혈안이 된 ‘이념’만을 채워넣었던 그들의 집회는 적어도 우리가 아는 3.1절과 하등 상관이 없어 보였다. 선진들의 피흘림이 기억되지 않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던진 17세 소녀의 희생이 빛바래진 이날의 풍경을 보며 우리가 3.1절을 기념했다고 자부하는 것은 심히 어리석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지독한 ‘총선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리고 이날의 3.1절은 총선 전쟁의 역사적 운명을 가를 중대한 전투지로 미리 선점됐고, 선봉을 자처한 이들 기독교 세력은 대한민국을 독립의 함성이 아닌 이념의 전투적 구호로 물들였다. 하지만 기독교는 이성적이어야 한다. 그 어떤 이념을 품고, 구호를 외칠 수 있어도 이성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당연히 이들의 구호는 결코 잘못되지 아니지만, 이날이 다름아닌 민족 전체가 하나되어 일제에 항거했던 3.1절이었다는 사실은 그 이성을 거부하고 있다. 이와달리 소강석 목사는 3.1절에 대한 매우 면밀한 연구가 돋보이는 메시지로 각광을 받았다. 인천기독교총연합회의 3.1절 기념예배에서 설교를 전한 소강석 목사는 3.1절의 역사적 의의와 사건, 기독교적 의미, 3.1정신의 현대적 계승에 대한 심도깊은 내용을 설교에 담았다. 특히 우리가 익히 몰랐던 잊혀진 3.1절의 영웅들을 발굴하는 것과 3.1절과 기독교의 역사적 관계를 변증하는 노력은 그가 평소에 대한민국의 역사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져왔는지를 반증했다. 일제 헌병에 팔이 잘리고도 만세를 외쳤던 광주의 위대한 독립운동가 윤형숙 열사, 열사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찰스 클라크, 맥퀸, 스코필드 등 기독교 선교사 등에 대한 일화, 그리고 기독교가 3.1운동을 주도한 배경을 연구한 그의 설교는 매우 전문적이면서도 애국적이었다. 결정적으로 소 목사는 미완에 그친 3.1운동의 진정한 완성을 바로 ‘연합’으로 봤다. 이념과 지역의 극단적 대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한민국, 연합단체마저 뿔뿔이 분열한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며, 민족의 독립이라는 절대적 대의 앞에 이념, 지역, 종교를 뛰어넘어 하나가 됐던 ‘3.1운동’의 위대한 정신을 오늘날 우리가 계승해야 한다는 것이다. 총선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를 중대한 선택이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총선 승리에 함몰되어 국가와 국민을 반으로 가르는 행위를 결코 교회가 주도해서도 안된다. 오히려 교회는 총선의 여파로 나뉘어진 틈을 메꾸고,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엮는 화합의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 만세 함성이 퍼지는 3.1절의 아침에도 ‘이승만의 위대한 민주주의 건국’과 ‘김구의 치열했던 독립투쟁’이 양립하지 못하는 오늘날의 현실을 곱씹으며, 지금 우리가 ‘3.1정신’의 하나됨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 지 차분히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
- 연지골
- 기자수첩
-
[기자수첩] 총선 전쟁에 함몰된 한국교회의 3.1절··· 그래도 소강석은 ‘연합’을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