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8(화)
 
합동측의 통합측에 대한 무리한 경쟁심리도 한몫


◇정회파를 주도하고 있는 이광선목사가 지난 9일 한기총 지도자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를 대표해 온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끝내 ‘반쪽 한기총’이 되어 사법부에 서게 될 것으로 보여 한국교회의 도덕성과 지도력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달 20일 제22회 총회에서 부정선거운동 시비로 이광선 대표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정회파’와 길자연 대표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반정회파’로 나누어진 한기총은 대화로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정회파는 길자연 대표회장을 인정하지 않고 오는 3월17일까지 새로운 대표회장을 선출하겠다고 선언하고, 또 반정회파는 지난 31일 63빌딩 대회의실에서 길자연 대표회장 취임식을 가지고 새로운 임원조직을 발표했다. 여기에 정회파가 대표회장 당선무효확인 및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조만간 법원에 제출할 것으로 보여 한기총은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한기총 사태의 근본 원인
한기총이 이 꼴이 된데는 합동측이 무리하게 ‘타도 통합측’을 명분으로, 관례를 깨고 이미 두 번이나 대표회장을 지낸 바 있는 길자연목사를 추천한 것이 그 첫째 원인이고, 둘째는 수단과 방법을 따지지 않고 대표회장에 ‘당선되면 된다’는 한기총의 부정선거 풍토에 그 원인이 있다.
한기총은 66개 교단과 19개 단체로 구성된 교계의 대표적 교단 연합체이지만,그 중심에는 예장 통합측과 합동측이 서 있다. 그런데 합동측은 지난해 9월 총회에서 한기총 차기 대표회장 후보를 선출함에 있어 오로지 통합측을 이길 경쟁력 있는 인물이라는 이유로 길목사를 천거했다. 그러나 한기총 제17대 대표회장 선거에는 합동측의 생각과는 달리 통합측 인사는 출마하지도 않고 합동측 인사끼리 맞붙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로써 통합측 후보를 꺽고 이번에는 반드시 합동측이 대표회장을 차지해야 한다는 합동측의 주장은 특정인을 내세우려는 구실에 지나지 않았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는 합동측이 한기총의 설립 목적인 교단간 연합과 일치의 정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 단적인 예이다.
교단간 연합과 일치를 이루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상대를 서로 존중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WCC 부산총회의 비판을 구실로 ‘타도 통합측’을 선거 이슈로 삼은 합동측의 태도에는 문제가 있다.
또한 이번 한기총 사태에는 한기총을 교권집단의 한 상징으로 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표회장에 당선 되면 무슨 권력이나 가진 양 으시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썩어빠진 정신이 한몫 하고 있다. 기독교는 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 수단과 방법 또한 선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가치관에 바탕하고 있다. 돈을 뿌려서라도 당선만을 노린 부정선거운동은 기독교의 이같은 가치관마저 부정하는 것이다.

합동측의 무리수
합동측은 지난해 9월 총회에서 통합측이 WCC 부산총회를 위해 한기총을 이용하려 한다며, 이를 막을 수 있는 인물로 길목사를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로 내세웠다.
그동안 길목사는 이 점을 분명히 역설해 왔다. 그러나 연말에 치러진 대표회장 선거 이후 길목사의 WCC 부산총회에 대한 입장이 조금 달라졌다. WCC의 다원주의를 경계할뿐 부산총회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WCC 부산총회의 반대는 선거용이었음이 확인된 것이다.
사실 합동측이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WCC 부산총회를 끌고 들어온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 왜냐면 한기총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예장통합측이 WCC 회원교단이고, 또 WCC 부산총회를 유치한 교단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WCC 부산총회는 WCC 회원교단들의 국제행사일뿐 한국교회가 주최하는 것도 아니다.
한기총 내에는 WCC를 다원주의와 혼합주의로 보는 견해를 가진 교단들이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심지어 WCC는 반기독교적이요 사탄적이라고 주장하는 세력도 있다. 이들은 WCC 부산총회를 근본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반대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WCC를 보수적 복음주의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고 믿는 세력도 만만찮다. 이들은 WCC의 다원주의적 신학노선은 경계하되 부산총회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어떤 모양으로든 WCC에 한국교회의 보수적이고 복음적인 신앙노선을 이번 기회에 반영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는 교단들도 있다.
또 합동측이 한기총 대표회장과 관련하여 ‘타도 통합측’을 내세운 배경에는 길자연목사와 명성교회 김삼환목사와의 개인적 이해 관계가 얽혀 있다는 여론도 있다. 수년전 길목사와 김목사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운영과 관련하여 격한 투쟁을 벌인 일이 있다. 그 앙금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어 합동측의 ‘타도 통합측’은 김삼환목사에 대한 반대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한기총 사태를 그런 시각에서 보는 측도 있다. 그 예로 대표회장 선거 전에 김동권목사의 출마를 놓고 김삼환목사의 사주라고 주장하는 합동측 인사들도 있었다. 그들은 사사건건 그런 시각을 갖고 통합측을 경계했다.

통합측, 한기총에 대한 행정보류 검토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낸 통합측의 박종순목사는 지난 31일 길자연목사 대표회장 취임식에서 길목사를 위대한 목회자로 칭찬했다. 그러나 그와는 달리 통합측의 분위기는 이대로는 한기총과의 협력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한기총이 정상화될 때까지 교단적 차원에서 행정보류를 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측은 8700여만원의 분담금을 이미 완납하여 행정보류를 한다 하더라도 한기총이 특별한 압력을 받을 것 같진 않지만 여론의 영향은 크게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한기총에는 NCCK와 동시 가입교단이 두 개 있다. 하나는 통합측이고, 다른 하나는 기하성이다. 지금 NCCK 회장은 기하성 총회장 이영훈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가 맡고 있다. 이영훈목사는 “WCC를 반대하는 의견들은 신학적 오해에 근거하고 있을 뿐이고, WCC의 신앙은 지극히 복음적이고 보수적”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그러므로 합동측의 통합측에 대한 불신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통합측과 기하성은 NCCK로 가고, 한기총은 합동측 중심의 보수교단 연합체로 재편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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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한기총 사태 끝내 사법부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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