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와 「국민일보」 경영권 놓고
조목사 가족측과 이영훈목사 지지세력간 다툼
조목사 가족측과 이영훈목사 지지세력간 다툼
◇문제의 「비평과논단」. 반 이영훈목사측은 이책을 전국교회에 다량으로 배포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그동안 교계가 우려한 대로 담임목사 지지파와 반대파 간에 큰 분쟁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연말 여의도순복음교회 송구영신예배 시간에 강남교회 부목사들이 이영훈 담임목사를 비방하는 유인물을 다량 배포해 경찰이 출동하는 등 한바탕 소란이 일어난 것은 전초전에 불과하다. (본보 1월9일자 15면 보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조용기목사가 은퇴하고 이영훈목사가 담임목사로 부임한 후 조목사 가족들의 불만이 쌓여왔다. 지난해 터진 국민일보 사건과 이번에 벌어진 유인물 배포 사건이 모두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내용은 교회도 국민일보도 조 목사 가족들을 중심한 경영권 장악을 노리는 세력과, 이를 막으려는 세력간 분쟁인 셈이다. 그 분쟁의 한 가운데 조 목사의 장남 조희준 씨가 있다. 그로인해 우선 교회의 장로들이 이영훈목사의 지지세력과 비지지세력으로 갈라졌다. 현 장로회 회장 허동진장로와 전 국민일보 회장 노승숙장로를 중심으로 한 이영훈목사 지지세력과, 김성혜 사모와 조 목사의 매제 설상화 장로를 중심으로 한 조희준 씨 지지세력이 그것이다. 여기에 이영훈목사의 저격수(?)로 강남교회 김성광목사가 등장하고 있다. 김 목사는 조용기목사의 처남이다.
지난 가을 설상화장로측이 당시 노승숙 국민일보 회장을 밀어내려 할 때 국민일보 비상대책위원회와 노조는 다음과 같은 문건을 회원들에게 배포했다.
Q : 김성혜·조희준+조용기목사를 상대로 국민일보가 이길 수 있나요?
답 : 이길 수 있고,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Q : 어떻게 이길 수 있다는 것이죠?
답 : 국민일보가 명분에서 100% 유리합니다. 또 전략 전술적으로 결코 불리하지 않습니다. 저들이 백기를 들게 할 수 있고, 저들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Q : 조용기목사나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국민일보에 대한 지원을 끊겠다고 하면 어떡하죠?
답 : 현재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국민일보에 대한 지원액은 연간 30억원에 불과합니다. 이 돈 없어도 경영해 나아가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교회가 30억원을 무기로 협박한다면 그러기 전에 국민일보에서 “그 돈 안 받겠다”고 선언해 버리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 국민일보를 수천억원 쏟아부은 사유재산으로 착각하고 있는 저들이 과연 국민일보와의 관계를 끊을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Q : 김성혜 씨는 왜 이렇게 국민일보 발행인과 회장이 되고 싶어 하나요?
답 :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님들이나 관련인사들의 분석은 이렇습니다. 김성혜 조희준씨가 조용기목사 이후를 노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성혜 씨 입장에서는 최소한 어머니인 최자실목사의 지분 50%에 대해서는 자신의 권리 주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인사권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하고요. 자신의 어머니와 남편이 일군 교회를 남에게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이죠. 국민일보도 그런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김성혜 씨의 주장에 조 목사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동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 조 목사나 여의도순복음교회 도움없이 국민일보가 유지될 수 있나요?
답 :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조 목사 가족과 상관없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현재 조 목사의 지시가 불합리 하지만 조목사의 체면 위신 영향력을 감안해 그 뜻을 따르고 있다고 보입니다. 그러나 조 목사의 ‘권력 누수 현상’은 시간이 흐를수록 가속화될 것입니다… 국민일보 입장에서는 조 목사의 문제는 그 집안문제로 정리되고, 조 목사 가족들이 모두 교회에서 손을 떼고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조 목사 없이도 건강한 교회로 거듭나는게 최선의 길입니다.
국민일보 비상대책위원회와 국민일보 노동조합이 공동으로 낸 이 문건에서 현재의 여의도순복음교회 문제도 적나라하게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비대위의 큰소리와는 달리 국민일보는 노승숙 회장이 밀려나고 조 목사가 회장을 맡아 임시 봉합된 상태이다. 뿐만 아니라, 교회는 비대위가 지적한 대로 모든 인사권과 행정권을 조 목사 가족측이 장악한 상태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두고 벌이는 이전투구는 결국 교회를 하나의 기업적 관점에서 보고 경영권 다툼이 되고 있는 셈이다. 연간 예산이 1800여억원에 달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그 예산만으로도 대단한 것이지만, 그 뒤에 수천억원에 이르는 교회의 재산이 연관되어 있다. 그러므로 어느 쪽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것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공룡처럼 마냥 커갈 때 이미 이런 우려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공교회(公敎會)가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비밀”이란 사실을 안다면 교회를 놓고 이런 분쟁을 해서는 안된다. 교회에 대한 기업적 접근은 전형적 사교회화(私敎會化)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