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2-03(일)
 

“교회세습은 구원의 방주로서의 역할
스스로 포기한 슬픈 현실”

한기총, “교회세습이라는 잘못된 용어 사용하지 말라”
기윤실, “기독시민단체와 연대하여 계속 문제 제기할 것”

“세습목회는 한국교회의 개교회주의·목회자의 권위주의·
교회성장주의 등이 빚어낸 총체적인 타락의 결과이다”


지난 24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 홍정길목사)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홍재철목사)의 ‘세습옹호’ 성명서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이 성명서는 이에 앞서 19일 발표된 한기총의 세습옹호 ‘성명서’에 대한 반박으로 나온 것이다.

한기총의 ‘세습옹호’ 성명서
한기총은 19일 성명서에서 한국교회에 논란이 되고 있는 ‘세습’과 ‘교회승계’ 등의 용어를 사용하지 말라며, 기윤실을 향해 “이 용어가 교회의 후임자를 청빙하는 과정에서 번번히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2000년 6월 기윤실(당시 공동대표 손봉호장로)에서 ‘담임목사직 세습’이라는 잘못된 용어를 언론에 유포했기 때문이다”며 “기윤실은 중대형 교회가 소위 ‘세습’이라는 편법을 통해 선임목사가 누렸던 부와 명예를 직계자손에게 고스란히 물려주면서 집안대대로 권력을 계승하려 한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이 비판은 인본주의적인 사고로 하나님의 교회를 판단하고 재단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한기총은 “교회의 목사란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사역지를 결정하는 자이며, 교회의 크고 작음과 상관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가신 그 길을 따라 십자가를 지고 가기로 작정한 자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그가 비록 직계자손이라 할지라도 청빙된 교회의 후임으로 가는 일은 하나님의 부르심과 본인의 소명에 있을뿐, 그 어떤 부나 명예도 개입할 여지가 없으며, 후임으로 가야 할 교회의 규모나 지역, 역사 등은 고려되지 않는다. 이를 무시한채 중대형 교회에 가게 되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고 그 부와 명예를 자손이 얻는다는 이유로 소위 ‘세습’을 반대하는 기윤실은 얼마나 세속적인 잣대로 목회자의 숭고한 부르심을 판단하고 있는가”라며, “한국교회는 기윤실의 의도적인 부정적 비판이 내재되어 있는 ‘세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윤실의 반박 성명
이에대해 기윤실의 반박 성명은 기윤실의 세습반대운동에 대한 신앙적 입장부터 밝혔다. 기윤실은 “기독교는 혈연의 종교가 아닌 언약의 종교이다. 세속적인 혈연이 목회자 선택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목회세습은 하나님의 뜻과 성령의 역사가 설 자리를 없게 만드는 반성경적인 행동이다. 또 교회란 물질적 공간 자체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따라서 물려주거나 물려받을 수 없는 신앙공동체이다. 담임목사직 세습의 이면에는 교회를 물적 공간으로 보는 고질적인 물량주의와 잘못된 소유의식이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기업의 공동체적 성격에 대한 사회적 합의로 인해 재벌의 총수 자리마저도 혈연적 승계를 포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하물며 하나님의 주권에 의해 통치되고 있는 교회는 어떠해야 하겠는가? 혈연관계에 의지해서 교회의 평안을 추구하려는 것은 이미 교회가 깊이 병들어 있다는 증거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기윤실은 세습반대운동이 목회자 과잉 공급 시대의 문제를 특히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윤실은 한기총이 스스로 밝히고 있드시 목회자의 수는 10만명인데, 교회 수는 5만5천개에 불과하다며, “목회자 공급 과잉의 압력이 클수록 자신의 아들에게 자신이 시무하던 교회를 물러주고픈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욕망은 더 커질 수 있다. 목회세습을 자발적으로 삼가하는 것이 한국교회를 세속화로부터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윤실은 “대형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은 한국교회를 뿌리에서부터 흔들고 있는 개교회주의, 목회자의 권위주의, 교회성장주의 등이 빚어낸 총체적인 결과”라며, “우리사회의 부정과 타락, 비민주적 관행에 대해 먼저 경고하고 철저한 개혁을 촉구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담임목사직을 세습함으로 이 시대의 양심과 구원의 방주로써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슬픈 현실에 대해 통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회세습은 교회를 종교기업화 한 사교회 전락 행위
교회세습 또는 세습목회는 교회를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의 사도성을 갖춘 공교회(公敎會)가 아니라, 하나의 종교기업화 한 사교회(私敎會)로 전락시키는 한국교회의 재앙이다. 기독교는 한기총도 성명서에서 밝힌대로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요, 한 개인의 아닌 공동체의 것이다. 아니 교회는 공동체의 것 이전에 하나님으로부터 세상을 구원하는 “진리의 기둥과 터”(딤전 3:15)로서 부름받은 “하나님의 비밀”(골 1:26)이다. 따라서 교회는 세상의 그 어떤 조직이나 공동체와는 다른 것이다. 여기에 사적(私的)인 것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이유야 어떻든 세습목회를 하는 교회는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예수 그리스도의 보편적 교회로서의 도덕성을 이미 잃은 교회이다. 이는 세습한 교회의 지도자들 스스로의 양심이 증명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이들 가운데 대교단 소속 교회들이 많다는 것은 한국기독교의 미래를 매우 어둡게 하고 있다. 이제 한국교회는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교회세습을 이대로는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수천명, 수만명 모이는 대교회들이 줄줄이 세습 대열에 끼어들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므로 각 교단에서 법적 제도적으로 이를 막지 않으면 안될 시점에 이르렀다.
한국의 종교상황에서 볼 때도 무당절간이나 신흥종교에서나 세습이 있을 뿐 전통종교들은 세습하지 않는다. 하물며 한국사회를 구원하겠다는 기독교가 교회적 사회적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세습의 정당성을 합리화 하고, 그 대열에 줄줄이 나선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세습목회를 반대해야 할 이유
첫째, 세습목회는 목회자(私的)의 사적욕심에서 비롯된다. 세습되는 교회가 대부분 대교회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거기에는 돈이 있고, 명예가 있고, 권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습목회는 곧 돈과 명예와 권력을 선임목사가 그 자식에게 세습하는 것이다.
둘째, 세습목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공교회성을 훼손한다. 기독교의 이름을 가졌다 하더리도 예수 그리스도의 공교회성을 잃으면 그것은 보편적 기독교일 수 없다. 보편적 공교회성을 잃으면 그것은 곧 이단이다.
셋째, 세습목회는 사회에 대한 교회의 도덕성과 윤리성을 약화시킨다. 기독교의 진리와 가치관은 그 사회구성원의 구원의 도구이다. 따라서 교회가 그 사회로부터 도덕성과 윤리성을 상실하게 되면 교회는 존재 자체가 위협받게 된다. 그러므로 세습목회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다시한번 강조하거니와, 세습목회는 왜곡된 교회관을 낳게 된다. 교회를 한 가문의 가업(家業)처럼 한 사람이 가업을 성공적으로 이루고 그 가업을 그 후대가 이어가는 듯한 인상을 교인들과 그 사회에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편적 공교회에 속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세습목회는 교회관에도 심각한 왜곡을 가져오게 된다는 점에서 교회 스스로 경계하고 반대해야 한다.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세습목회가 오래지 않아 한국교회에 큰 재앙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강춘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이슈 / 기윤실과 한기총의 교회세습 논쟁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