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20(목)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 80년대 이전으로 돌아갔다
합동과 통합, 교단 지도자들의 지도력 부재가 오늘의 사태 불러



2011년 한 해동안 분쟁해 오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목사)의 개혁을 기치로 걸고 지난 연초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김요셉목사)이 창립된 후 한기총과 한교연은 장로교 9월 총회를 분수령으로 삼고 그 세를 다투어왔다.
연초에 일부 교단들이 한기총을 떠나 한교연에 가입했지만 장로교단들은 한교연 가입건이 9월 총회에서 인준을 받아야 회원가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장로교 9월 총회 결과는 한교연의 승리로 읽힌다. 합동측과 대등한 위치에 있는 통합측과 중형교단인 백석과 대신측이 한교연에 정식 가입했고, 합신이 한기총을 탈퇴했으며, 고신은 한기총 행정보류를 한 회기 더 연장키로 결의하여, 사실상 한기총으로 복귀한 교단은  없는 반면 한교연에 가입한 교단은 늘어났다. 또 갈라진 개혁파(총회장 임장섭목사)의 일부가 한교연에 가입을 결정했고, 그외 상당수 군소교단들이 합류해 한기총과 한교연이 비슷한 세를 유지하게 되었다.
이후 양기관은 한기총에 행정보류 상태에 있거나 한교연에 가입하지 아니한 중형교단, 즉 고신과 합신, 기하성 등에 대해 치열한 러브콜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 회원교단으로서 행정보류 상태에 있는 교단들은 그 원인이 해소되면 행정보류를 철회할 수 있고, 그러면 언제든지 한기총으로 복귀되는 것이고, 한교연의 가입은 내년 총회에서 다시 허락을 받아야 가능하다. 그러나 각교단 임원회의 결정에 따라 임시로 한교연에서 활동할 수도 있다.
문제는 합동측이다. 합동측은 지난 대구총회에서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다. 거기에 참여한 교회수가 만만찮다. 이들은 또 총회장 불신임과 총무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노회비와 세례교인 부담금을 내지 않겠다고 버틴다. 그렇게 되면 내년 제98회 총회 총대의 회원권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총회가 개회 벽두 회원권 다툼이 일고 분쟁이 생기면 한국교회사에서 조선신학교 문제로 분열을 경험한 1953년 판의 재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회협·한기총·한교연 3파전의 각축
장로교 9월 총회 이전에는 한국교회의 대표성은 교회협(NCCK)과 한기총에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교회는 한교연이라는 새로운 교단연합체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한교연에 통합측이 가담함으로써 교계가 양분되었기 때문이다.
에큐메니칼을 표방하고 있는 통합측은 교회협과 한기총에 이어 한교연까지 탄생시킨 교단으로 기록되게 되었다. 연합과 일치를 말하면서 교계를 계속 가르는 통합측의 행보는 아이러니이다.
1989년 한경직 박맹술 임옥 이성택 한명수 정진경 이봉성 김경래 등에 의해 창립된 한기총은 70~80년대를 거치면서 한국교회 진보교단의 대표성을 가진 교회협이 빈민운동과 인권운동 및 남북통일운동 등을 추진하며 당시의 군사정부와 부딪치자 교계의 새로운 연합기관의 필요성을 느껴 보수를 지향하는 원로들이 만든 단체이다. 처음엔 각 교단 원로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곧 교단의 대표성을 가진 연합체가 되었다.
한국교회는 한기총이 창립됨으로서 교회의 연합과 일치운동, 즉 에큐메니칼 지형이 바뀌었다. 통합측이 교회협과 한기총에 동시에 가입해 가늠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1959년대 이후 교류를 단절하고 있던 합동과 고신 등이 한기총을 통해 통합측과 대화가 시작되고, 또 교회협과도 일부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때까진 한국교회 대표성은 교회협에 있었다.
한기총 창립 후 10여년이 지나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정부가 교계의 대표성을 한기총에 힘을 싣게 되자 대표회장 자리를 놓고 욕심을 부리는 교단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돈선거’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것이다. 오늘날 한기총이 흔들리고, 한국교회에 연합과 일치가 깨어진 배경에는 일부 인사들의 ‘돈질’에 그 원인이 있다.

연합과 일치가 깨어진 원인

교계는 이제 80년대 이전으로 되돌아 갔다. 여러가지 복합적 원인이 작용하고 있으나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역시 WCC 부산총회가 명분을 제공했다. 통합측이 중심이 되어 제10차 WCC 총회를 유치하자 합동측은 고장난 레코드 판마냥 ‘용공’ 시비를 하던 60년 전 이야기를 되풀이 하며, 마치 WCC가 한국교회를 망칠 것처럼 위기의식을 부추기며 반대운동에 나섰다. 그러다가 합동측이 통합측을 꺽기위해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WCC 문제를 개입시킨 것이다. 그때 이미 분열은 불을 보듯 뻔했다. 그들의 명분이야 다원주의와 혼합주의로부터 한국교회를 지킨다는 것이었지만, 실상은 교권쟁취에 있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원인은 교계 주변에서 활동하는 직업적 이단감별사들의 생존 전략에 소위 지도자들이 말려 든 것이다. 교계에서 매달 상당한 액수의 ‘이단대책비’를 거두워 나누어 먹는 직업적 이단감별사들은 자신들이 또아리를 틀고 있던 한기총으로부터 위치가 흔들리자 곧바로 이단 문제를 제기하며 두 세력을 이간질 시켰다. 통합과 합동으로 대변되는 양세력이 각각 이들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두 세력간 간격이 너무 멀리 벌어진 상태였다. 여기에다 통합측과 한장총, 한교연 등이 기름을 부운 꼴이다. 한마디로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연합과 일치가 깨어진 배경에는 무분별한 이단시비가 한몫을 하고 있다.

한국교회 새롭게 될 수 있다
한국교회는 참으로 가능성이 많은 교회인데, 분열과 갈등이 교회를 약화시키고 있다. 민족을 복음화 하고 구원하겠다는 교회가 지금 교권놀음을 즐기고, 몇푼의 돈을 놓고 자리다툼을 할 때인가. 우리사회를 보라. 하루 40여명이 자살하고, 국민의 48%가 자신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계층간 세대간 지역간 당파간 갈등이 심각한 사회에서 이들의 배후에 있는 귀신을 쫓아내고 이를 치유할 수 있는 기관은 교회밖에 없다. 그런데도 교회는 분열에 휩싸여 있으니 어찌 하나님이 맡긴 민족구원의 사역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지난번 통합측 총회직전에 총회장 출신들이 한기총을 떠나라고 조언했다는 말이 들렸다. 그게 사실이라면 원로답지 않은 조언이다. 한국교회를 사랑하고 교회의 연합과 일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손해를 보더라도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어야 옳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원로들이 나서서 조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또다시 분열과 갈등 속에 10년 20년 허송세월을 보내고 말 것이다.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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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한기총과 한교연으로 갈라 선 장로교 9월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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