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세월 ①
흔히 사람들은 죽을 이유를 찾지 못해 시간을 무서워한다. 가는 세월에 한탄을 한다. 늙음에 부족함을 느낀다. 그래서 늙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오는 시간을 막을자 없고 받아 들여야 한다. 몸은 시간이 가면 노화가 생겨 늙는다. 그리하여 신앙하는 자는 영원 앞에서 저 세상을 찾고 하나님을 찾는다. 여기에 시간 이해를 세월로 바꾸어 인생의 삶을 엮는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은 여려 면을 갖고 있다. 흘러 가버리는 물을 가두어 다목적으로 활용하듯 흘러가는 시간을 자기 시간 곧 자기와 관련된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예를 들면, 예수의 죽음은 이 천년 팔레스틴에서 있었던 일이지만, 그 사건이 갖는 특별한 의미와 뜻이 분명하게 밝혀졌고 또 나에게 전해지고 있기 때문에 그 사건은 흘러가 버린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흘러가고 있는 사건이 된다. 이제 그 사건은 나의 결단을 통해서 나의 시간 속에서 나의 삶 속에서 재현되어질 귀중한 사건으로 “구원의 세월”을 갖게 한다. 따라서 예수의 삶과 죽음은 먼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 여기 나의 삶과 시간 속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사건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결단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크고 특별한 뜻이 있는 사건이라 할지라도 나의 삶과 시간 속에서 그 사건이 부활될 수 없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잊혀질 사건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삶에 있어서 인간의 단호한 결단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꿈이 없는 사람에게는 내일이 없고, 이상이 없는 사람에게는 미래가 없다. 이런 사람들이 써 내려가는 삶의 역사는 의미 있는 역사일 수 없고, 이런 사람들이 살아가는 시간들은 결정적인 시간이 될 수 없다.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을 잡아 우리 자신에게 결정적인 시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의미 있는 나 자신의 역사를 구원의 삶으로 살아야 한다. 기독교의 역사관의 특징은 희망에 있다.
기독교 종말관의 특징은 새 희망에 있다. 신앙인들은 고난과 역경 속에 살면서도 성령의 능력으로 구원과 승리와 행복을 “구원의 세월” 속에 끌어들이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새 시대에 대한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기독교의 역사는 희망의 역사이다. 새 시대에 대한 꿈의 역사이다.
여기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의 실제적인 면이다. 우리는 삶의 프로그램을 잔뜩 갖고 있고 부족한 듯이 보이는 시간을 최상으로 나누어야 하는 과제에 항상 직면한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기차 시간에 맞추어 역에 나가는 것 외에도 시간적으로 정확하게 정해져 있는 수많은 약속들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시계와 달력, 시간계획을 위한 세련된 도구들을 사용한다. 이렇듯 시간을 실제적으로 다룰 때 시간에는 더 높은, 영적인 차원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은 시간을 포함한 천지만물의 창조주이시다. 하나님은 무엇보다 인간의 창조주이시며 인간에게 자신의 고유한 본질을 부여하셨고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동반관계로 불러 말씀과 약속으로 이를 수 있는 길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열어주신 길 위에서만 찾을 수 있다. 시간에서 삶을 보면 시간이 간다는 것으로 세월을 알게 한다.
나만 가는 것이 아니고 너도 가고 모두가 다 간다는 것이다. 시간을 만든 이가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 건가? 하는 물음으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신 그 분이 계신 삶의 본향을 가기 위해 구원의 길을 가는 삶의 여정에서 세월을 사는 것이다.
“가는 세월은 까닭이 있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는 말씀과 같다. 하늘과 땅과 인간이 서로의 관계에서 이 사이(間)를 가리키는 <間>을 가지고 시간(時間), 공간(空間), 인간(人間)으로 천지인(天地人)관계 맺어짐을 알게 하며 피차간(彼此間)에 서로의 사이가 관계로 “가는 세월 오는 때”를 알아 좋은 관계(間, 사이)를 알게 하는 것이다. “가는 세월은 까닭이 있다”는 이 말은 “오는 때”를 알게 한다는 말이다. ‘시간’ 이란 말보다 ‘세월’ 이란 말이 의미가 있다. 이는 세월이란 단어에는 삶의 흔적들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시간은 지나고 지나도 또 주어지는 느낌이 들지만 왠지 세월은 지나고 나면 다시는 오지 않을 것만 같은 뉘앙스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모든 사람들은 <세월은 흐르는 것>이라 한다.
그러나 세월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다. 흔히 나이 먹는 것이 세월이 흐른다는 것으로 아쉽고 후회스러운 것이라고 여긴 것은 이건 '시간'이 그냥 흘러가는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세월'은 쌓이는 것이라 생각하면 느낌이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