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변질이 목회자와 교회의 타락 가져와
한국교회에 스며든 금권주의와 성장주의가 바벨탑을 쌓은 것
왜곡되고 치우친 신앙으로 비판과 정죄, 기독교를 훼파하는 일
변질된 한국기독교
1) 복음의 변질
기독교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복음이다. 그런데 이 복음이 심각하게 변질되고 있다. 먼저 소위 “복음주의자들”에 의해 변질되고 있다. 많은 목사들이 복음을 장사하듯 설교하며, 실제로 목회사업(pastoral business)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때로 교리주의에 빠진 보수주의 신학자들도 여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다이나믹한 생명력을 가진 복음을 교리라는 틀 속에 가두어 변론과 비판과 정죄의 도구로 만들고 있다. 또한 복음은 자유주의자들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 복음이란 진정한 인간화를 위한 종교적인 메시지이고, 구원이란 속죄나 거듭남이 아니라 제도나 조직이나 정치 경제 등 모든 사회적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이며, 십자가는 억압에 맞서서 인간을 해방하는 힘이고 사회정의를 위한 희생과 헌신의 도덕적 모델 정도로 여기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이렇게 왜곡되고 치우친 신앙으로 서로를 비판하고 정죄함으로써 기독교 안에서 기독교를 훼파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2) 전도의 변질
전도는 복음을 전하여 영혼을 구원하는 거룩한 사역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언제부터인가 목회가 일종의 비즈니스(business)로 변질되고 있으며 전도는 장사꾼들의 판촉행위처럼 되었다. 따라서 목사들의 전도설교는 “호객행위”처럼 여겨지고 있다. 지금은 교회 안팎에서 이런 비판적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는데, 이유는 교회지도자들이 오랫동안 복음전도를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다는 본질적인 목적을 위해서라가 아니라 그것을 양적 성장의 수단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3) 교인됨(membership)의 변질
멤버십이란 누가 교인이냐는 것을 규정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른 말로는 영적인 자질을 포함하는 교인의 자격이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세례(혹은 침례)를 통하여 멤버십을 확인하고 선언하였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교인됨을 확인하고 선포하는 세례의 거룩성이 현저히 변질되고 타락했다. 현하 한국교회에서는 이 거룩한 예식이 너무나 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리하여 결국 신자와 불신자의 구별이 없어지고 나아가 교회와 세상의 구별도 없어지게 되었다. 믿는 자와 불신자, 교회와 세상이 구별이 안 되는 것만큼 무서운 타락은 없다.
4) 교회 직분(leadership)의 변질
교회 리더십의 타락이 교회의 타락을 이끄는 주범이다. 한국교회에는 직분에 대한 세속주의의 오염이 그 도를 넘은 지가 이미 오래다. 그 본질적인 특성은 사라지고 섬김의 직분이 명예가 되고 권세가 된지 오래다. 교회에서 어떤 직분이나 직책을 얻기 위해 온갖 악한 일들을 서슴치 않고 감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일에 목사들이 앞장서 있다.
(1) 교회에서 그리스도의 직원 임명권이 찬탈당하고 있다.
회중이 투표로 직원을 선택을 하든, 교회로부터 위임을 받은 회의에서 선임을 하든 직원을 세우시는 분은 교회의 주이신 그리스도라는 것이 교회 직분론의 요체다. 그리고 이 믿음은 선택을 하는 자들이나 선택을 받는 자들이 동시에 가져야 할 믿음이다.
그러나 현하 한국교회는 그리스도의 주되심에 대한 신앙이 심각하게 약화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직분자들이 “왕권신수설”이라도 믿는 듯 “성직자”로서 절대권을 행사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주권을 찬탈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신자들이 주권재민사상의 영향을 받아 교회의 주인은 교인들이고 모든 권력은 교인으로부터 나온다는 인본주의 신앙으로 그리스도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
교회에서 사람을 세울 때나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민주적인 방법으로 하되 참여하는 모든 신자들은 교회의 주이신 그리스도의 주권에 대한 경외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스도의 주되심에 대한 경외심 없는 민주주의는 교회 세속화와 인본주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2) 봉사직이 명예와 권세와 직업으로 변질되었다.
예수 그리스도가 유언처럼 남긴 말씀은 섬기는 자가 되라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의 직분은 세속적인 명예와 권세가 되고 목사에게는 직업이 되고 있다. 섬기라고 주신 직분을 자기의 명예와 권세로 삼고 있으며 이를 얻기 위해 죄를 짓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이런 타락은 더 심각한 상태까지 나아가는데 때론 큰 교회의 목사들이 교회를 개인 기업처럼 사유화하여 은퇴할 때는 자녀에게 세습을 하기도 하고, 또는 엄청난 퇴직금과 공로금과 연금을 요구하는 목사들도 많아 교회를 떠나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5) 교회 공동체성의 변질
신자들이 과연 형제자매들로서 실생활 속에서 무엇을 공유하며 살고 있는지 살펴보면 교회의 교회다움이 거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성도의 교제는 매우 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사랑의 고백은 아무런 의미가 담기지 않은 말로만 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거의 400여개의 교파들로 분열돼 있으며, 장로교만 해도 200개에 가까운 교파들로 분열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교회의 분열은 신학적이고 교리적인 문제 때문에 일어난 경우는 별로 없고 정치적이고 감정적인 이유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분열의 틈바구니에서 온갖 이단 종파들이 서식하고 있다.
6) 지도자들의 윤리적인 타락
기독교 특히 목사들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는 바닥을 치고 있다.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추락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교회 내에서 일어난 윤리적 대형 사고들이다. 특히 돈이 교회 안에서 가장 큰 능력과 권세를 행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돈이 세상 뿐 아니라 교회를 주름잡고 있다. 세상에서는 돈은 돈으로 안 되는 것이 어디 있느냐는 듯 만능의 행사를 하고 있다. 오히려 세상에서는 돈에 대한 저항이 일어나고 있는데, 교회에서는 때늦게 사람들이 돈의 위력에 눌려 금신상에 절하는 우상숭배가 보편화되고 있다.
7) 목회자의 과잉배출과 질적 저하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신학교의 난립이다. 그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결과 목사의 양산이 경쟁적으로 이루어짐과 동시에 목사의 도덕적 영적 성품과 자질은 심각하게 저하되고 있다. 이것은 교회의 타락과 모든 문제의 근원이 되고 있다. 교회는 영적인 공동체임으로 교회갱신은 제도나 법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구성원들의 영적인 성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지도자인 목사의 자질 저하는 교회의 갱신은 고사하고 타락을 가속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교회 타락의 주범
1) 그리스도의 주되심(the Lord-ship)에 대한 신앙고백의 허구
기독교 신앙고백의 기본은 그리스도의 로드십에 대한 고백이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경우 입으로는 “주여, 주여”하지만 실제로는 그의 주되심을 부정한다.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셨다고 말하면서도 삶의 현장에서 모든 일의 주관자는 자기 자신이다.
한국교회에서 권징이 사라진 지가 이미 오래 되었다. 교회의 치리회가 하나님의 공의와 말씀을 따라 선악을 분별하려는 의지가 없는데다 영적 분별력도 잃어버렸다.
2) 성장주의
교회의 본질적 특성을 변질시키고 훼손하는 악한 사상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한국교회의 경우 가장 현실적이고 대표적인 것으로 성장주의를 들고 싶다. 성장주의가 한국교회에 미친 악영향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장주의가 한국교회를 이렇게도 깊이 병들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이유는 교회의 성장 자체는 선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교회성장을 자신들의 공로를 자랑하고 세속적인 명예의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성장주의가 교회의 교회됨을 파괴하고 부흥을 왜곡시키며 진정한 성장을 가로막는 악이 되었다. 곧 교회성장운동이 바벨탑운동이 된 것이다. 한국교회가 7-80년대부터 ‘많은 교인, 큰 교회당’이 우상이 되었다. 그러면서 전도는 사람 모으기 운동으로 전락했고, 세상 사람들은 교회의 전도를 상업적인 활동으로 여기고 있다. 목회자를 평가하는 교인들의 기준도 교회의 양적인 성장이다.
그래서 목사들은 자기 목회의 성공과 명예를 위해 혈안이 되어있고 성장을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교인수를 늘리기 위해 설교나 전도를 장사하듯 한다. 그리고 거의 모든 목사나 교회들이 교인수를 과장한다.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일이나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거룩한 사역"은 말뿐이고 속내는 큰 교회로 성장시켜 유명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유명함에 따라 붙는 것은 권력이다. 일부 교회의 목사들은 교회의 주이시며 동시에 만주의 주이신 그리스도보다 더 큰 영광과 힘을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