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통합 할 것이라는 ‘선언대회’인 줄 알았는데… 난데없는 ‘통합’ 선포”
딱히 거짓말은 아닌데, 모두가 속아버린 어처구니 없는 상황



이날의 통합총회에 대해 주최측에서는 일단 완전한 통합은 아니라는 설명을 하고 있다. 백석측과 대신측은 ‘통합총회’를 기점으로 내년 9월까지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전환되어, 각각의 행정부를 운영할 것이고, 완전 통합은 내년 9월 총회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최측은 “대신측의 총회 결의를 존중한 것으로, ‘분열’ 없는 통합을 위해 내년 9월까지 완전한 통합을 목표로 세부 조율을 진행할 전망이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는 대신측 내부 분열 속에서 총회장 전광훈목사가 16일 행사에 대해 ‘통합총회’가 아닌, ‘통합선언대회’라고 누차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여전히 찝찝한 구석은 남는다. 일단 이날 행사에 ‘통합선언대회’라는 문구는 단 한 개도 없던 점과 양 총회장이 ‘2014년 12월 16일 양 교단이 통합되었음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선포하노라’고 공표한 부분이다.
양 총회장의 통합선포는 객관적을 볼 때, 2014년 12월 16일자로 양 교단의 통합은 완전히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최측은 여전히 완전한 통합은 아니라는 말을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이날 통합총회를 이끈 대신 찬성측과 통합을 반대하고 있는 수호협이 이해하고 있는 ‘통합선언대회’와 ‘완전한 통합’의 정확한 의미다.

말 장난에 놀아나는 ‘대신’
전광훈목사는 당초 8개항 합의문에 명시된 ‘통합총회’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한 수호협에 ‘통합총회’가 아닌 ‘통합선언대회’일 뿐이라는 해명을 수차례 적이 있다. 그리고 실제 합의문의 문구를 ‘통합선언대회’로 바꾸기까지 했다.
또한 이날 통합총회에서 양 교단의 통합을 선언했으니, 문자 그대로 ‘통합선언대회’라고 불러도 크게 무리는 없어 보인다.
문제는 이날의 행사가 전목사가 해명을 위해 말했던 ‘통합선언대회’가 전혀 아니었다는 점이다. 애초에 수호협이 통합총회란 문구에 반발한 이유는 교단 결의와 어긋난 채 합의를 추진했고, 그 합의를 바탕으로 12월 16일 통합을 강행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목사가 ‘통합선언대회’임을 강조하며, 16일에 통합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수차례 설명했다.
그렇기에 수호협 및 중도파에 속했던 다수 목회자들은 ‘통합선언대회’라는 말에 대해 ‘통합의 완성형’이 아닌 ‘통합의 미래결정형’정도로 이해했다.
여기에 전광훈목사가 “내년 9월까지 통합 찬성이 90%를 넘지 않으면 통합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함으로써, 통합 여부가 정해진게 아니라, 통합은 여전히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분명 통합은 선포됐다. 그러면서 ‘내년 9월 완전한 통합’이라는 말을 덧붙여, 16일의 통합이 마치 ‘불완전한 통합’임을 어필했다.
하지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까지 내세워 선포한 통합에 불완전한 통합이란 있을 수 없고 또 되돌릴 수 없다. 결국 내년 9월에 이르러 통합 찬성이 90%를 넘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실상 통합이 무산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분명 애초에 공헌한대로 9월에 ‘완전한 통합’이 이뤄진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하지만 ‘완전한 통합’에 대해 위에서 언급했듯 수호협이나 중도파에서는 “9월에 통합 여부를 논의해 완전한 통합으로 갈지, 아니면 통합을 전면 무산시킬지를 결정한다”는 정도로 이해한 반면, 찬성측은 ‘통합은 이미 이뤄졌고, 세부적 조율을 위해 한 회기의 유예기간을 뒀을 뿐이다’라는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즉 9월에 이뤄질 ‘완전한 통합’이란 말은 큰 틀에서의 합의에 반영 못한 세밀한 부분의 조율을 통해 완전한 통합 교단으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오는 1월 대신 행정부는 백석총회 건물로 들어가 한지붕 두가족 체제를 구축한다.
결과적으로 딱히 거짓말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누군가는 완전히 속았다고 분노하는 상황, 그게 지금 대신의 모습이다.

통합총회 vs 수호기도회
주최측은 통합총회 참석자에 대해 백석측 700명, 대신측 670명으로 집계했다. 양 교단이 비슷하게 참석했지만, 대신측 참석자 중에는 비목회자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이날 대신측 참석자 중에는 젊은층의 남성들과 여성들이 곳곳에 보였는데, 대신측이 여성목사를 인정치 않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수의 평신도가 카운트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어보였다.
이에 대해 수호협의 김영규목사는 “오늘 통합총회에는 평신도나 일반성도들도 상당수 동원된 걸로 보인다. 우리 파악으로는 670명 중 목사 장로는 약 300여명 정도 됐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노회 참여에 있어서는 전체 39개 국내 노회 중 12개 노회에 통합총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시간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수호협 기도회에는 대신측 목회자 300여명과 24개 노회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김목사는 “오늘 통합총회에 참석한 대신측 목회자들 중 예상치 않게 통합이 선포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실망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수호협에 문의 전화를 해오고 있다”면서 “통합총회를 계기로 더욱 많은 대신 목회자들이 통합을 반대하고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결국 아직까지는 찬성측과 반대측이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여전히 통합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중도파다. 내년 9월까지 펼쳐질 찬성측과 반대측의 신경전 속에 과연 중도파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차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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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대신-백석 ‘통합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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