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03(목)
 

과거의 패러다임에 묶인 교회교육은 한국교회의 재앙

관계지향적 구조 통해 아이들과 인격적 관계 형성
많은 것을 가르치는 것보다 깊은 관계를 맺는게 중요


 

교회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저출산, 고령화 사회 속에서 교회교육은 어떤 모습을 지녀야 할 것인가? 기존의 교회학교 패러다임과는 어떤 다른 교육구조가 가능할 것인가? 학생수가 적어도 적용가능한 교회교육 구조는 무엇일까? 저출산, 고령화 현상 속에서 오히려 신앙교육의 본연의 모습을 추구함으로 진정으로 복음을 소통힐 수 있는 교회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1) 공동체 교육
교회교육은 학교식 체제보다는 공동체적인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성경을 보면 복음의 소통은 공동체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교사 1인이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식 구조보다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의 나눔이 가능한 구조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오늘날 교육, 그것이 일반교육이든 종교교육이든, 모든 교육의 영역에서 감지되는 중요한 변화는 공동체를 강조하는 경향이다. 오늘날에는 공동체와 분리된 개인이 있을 수 없음을 깨닫고 근대주의적 이원론(dualism)이나 개인주의(individualism)을 극복하고 공동체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지식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지식은 사적인(private)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communal)인 것이다. 모든 지식은 함께 아는 자들(co-knowers)이 있음을 전제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앎은 공동체적 성격을 지닌다. 웨스트호프는 기독교교육의 자리를 학교 교실로부터 신앙공동체로 옮길 것을 주장하고 있는데, 신앙공동체 안에 참여함을 통해 한 인간이 공동체 안에서 문화를 내면화 하듯이 일종의 문화로서의 신앙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신앙공동체가 다음의 몇 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공통적인 기억 혹은 전승, 곧 삶에 대한 공통의 이해와 삶의 방식, 그리고 공통의 목적과 의지를 공유하고 있다. 둘째, 신앙공동체는 상호작용을 유지할 수 있는 소규모이어야 한다. 셋째, 신앙공동체는 세 세대(generations)의 사람들이 함께 존재하고 그 사이에서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신앙공동체는 다양한 은사를 지닌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웨스트호프는 이러한 신앙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의식(ritual), 경험(experience), 그리고 활동들(activities)을 기독교교육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터전으로 보았으며, 이를 통해 신앙이 형성되어 간다고 본 것이다. 종교개혁 이후 근대시대에는 ‘말씀신학’이 중심이 되고 ‘설교’의 중요성이 부각되었지만, 상대적으로 덜 강조되어온 성례전이나 공동체의 여러 종교의식의 중요성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나 잘 가르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공동체에 속해 있느냐가 신앙형성에 관건이 되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는 종래의 일방적인 학교식 구조에서 탈피하여 비록 소수의 인원이라고 하더라도 공동체를 형성하고, 세대 간의 만남과 구성원 간의 삶의 나눔을 통해 신앙이 형성되어 가는 공동체 교육이 요청되는 것이다.
(2) 참여적 구조
새로운 교회교육은 보다 학생들의 참여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교육구조가 요청된다. 복음은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기에 복음을 소통하는 교회교육은 참여적 성격을 지녀야 한다. 신앙적 앎은 스스로 참여하여 경험할 때 비로소 획득되어지는 것이다. 기독교적 인식론은 앎에 있어서 조망적 의식을 강조하는 객관주의적 인식론과는 대조적으로 알려지는 존재(하나님)에 대한 아는 자의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존의 교회학교 구조는 교사의 강의나 설명에 의존한 교육구조의 성격을 강하게 지녔다면 저출산, 고령화 현상 속에서 교회학교는 보다 참여를 강조하는 교육구조의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의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경험하고 참여하여 온 몸으로 체험하는 신앙교육이며, 청각이나 시각만을 사용하는 교육이 아니라 오감을 활용하는 교육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기도에 관해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기도하는 교육이며, 전도에 대해서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전도에 참여하고 경험하는 교육이다. 이러한 참여적 교육방법은 포스트모던 시대에 걸맞는 교육방법이기도 하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사람들은 매우 적극적인 참여의 성격을 갖는다. 그들은 자신이 참여할 수 없는 것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TV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작가가 본디 작성한 내용이 바뀌기도 한다. 네티즌의 활발한 활동은 나라 전체의 흐름을 바꾸어 놓기도 한다. 이런 참여의 힘 때문에 정치, 언론, 방송,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이 여론의 흐름에 따라 매우 민감하게 움직여 가곤 한다. 폐쇄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은 더 이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기반의 소통 방식을 갖춘 곳이 살아남는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사람들은 상호 작용할 수 없는 것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소유하거나 보고 즐기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일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 사람들은 어떤 것이든 그 생산 과정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교회교육에 있어서 학생들이 수동적인 관중이나 청중이 아니라 앎의 주체자로서 적극적인 참여자로서 경험하게 될 때 진정한 신앙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3) 교회와 가정의 연계
새로운 교회교육은 보다 교회와 가정의 연계를 통한 전인교육의 추구를 요청하고 있다. 복음적 앎이 아니라 복음적 삶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주일 아침 분반공부만으로는 불충분하다. 6일 동안의 삶과 연결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가정과 연계되어야 한다. 주일학교가 역사상 많은 공헌을 하였지만 결정적인 한계가 있는데 바로 교회학교와 가정의 분리이다. 교회학교에서는 교사들에 의해서 교육이 이루어질 뿐 가정의 부모들과의 연계가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점점 가정, 특히 부모의 자녀신앙교육의 사명이 약화되어가고, 교회학교는 자체의 성장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고,이로 인해 교회학교와 부모의 분리는 더 심화되어 가는 악순환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 현상 속에서 향후 교회교육은 이런 ‘학교식 체제’에 의한 교회와 가정의 분리의 한계를 극복할 것을 요청받고 있다. 교회와 가정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는 교회에서 실시하는 부모교육이다. 부모를 자녀교육의 책임자로 세우는 교육이다. 부모들이 가정에서 자녀교육을 담당하는 ‘신앙교사’로서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사명감과 목적의식, 그리고 내용과 방법을 가르치는 과정이다. 미국의 노스포인트(North Point Community) 교회가 시도하고 있듯이, 주된 신앙교육의 책임을 부모가 지니고 교회는 부모들이 가정에서 자녀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교재를 개발하여 제공하고, 주일에는 부모들과 학생들이 함께 모여 축제의 예배를 드리고 가정에서 배운 내용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도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교회는 가정 같은 교회가 되고, 가정은 교회 같은 가정이 되어 서로가 연계될 때 진정한 기독교교육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4) 신앙과 학업의 연계
교회교육은 학교교육과 연결되어 있고, 신앙은 학업과 연계되어 있다. 성경을 관통해서 흐르는 하나님의 교육원리는 바로 신앙과 학업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고 이것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성경 구절이 잠언 1장 7절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라는 말씀이다. 필자는 이것이 너무나 중요한 교육학적인 원리이기 때문에 이를 ‘여경지근의 원리’라고 표현한다. 이 원리의 핵심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과 ‘지식의 근본’은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많은 부모들과 학생들이 ‘신앙’과 ‘학업’이 분리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이 두 가지가 서로 상충한다고 생각한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면 학업에 지장이 오고, 학업에 몰두하기 위해서는 신앙을 등한히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심지어는 주일 아침에도 교회학교 예배에 참석하지 않고 학원에 가는 학생들이 있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부모들이 있다. 우리는 여경지근의 원리에서 중요한 구조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신앙 - 태도 - 학업의 관계 구조이다. 신앙과 태도, 그리고 학업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여경지근의 원리는 바로 이것을 강조하고 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신앙과 태도가 형성되지 않은 채, 학업 성적만을 올리려는 노력은 지혜롭지 못하다. 왜냐하면 기본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곧 무너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앙과 학업을 연계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이 있는데, 교회가 기독교(대안)학교를 설립하는 방법 외에도 방과후 학교, 주말학교 형태로 연계를 시도할 수 있고, 학업과 진로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을 확립하도록 하는 단기교육도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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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교회교육의 위기와 그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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