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둘이 하나로 합치면 셋이 되는 부끄러운 ‘통합’
한국교회 역사에 늘 함께하는 고질적인  병폐 ‘통합’과 ‘분열’


장로교가 300개 시대를 넘어섰다. 지난 100여년 전 언더우드 선교사가 한국에 설립한 장로교는 분명 하나였지만 한국교회는 한세기만에 이를 300개로 증식시켰다. 참으로 놀랍도록 부끄러운 이 역사를 보며, 모두가 잘못을 성토하고, 회개를 부르짖지만 현실은 언제나 제자리다.
올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새해 첫 일출을 바라보며, 올해는 분열과 다툼을 멈추고, 새로운 한국교회를 기원한 것도 잠시 지난 12일 개혁측에서 분열한 개신총회가 창립을 선포하며, 2015년 첫 분열의 시작을 알렸다.
여기에 이미 분열이 표면화되고 있는 대신측의 상황은 점점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말 내부적인 혼란을 틈타 석수측은 이미 분열과 창립을 선포했으며, 불안불안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통합찬성측과 반대측의 상황도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오는 9월이 되면 그 결과가 완전히 드러나겠지만, 예상으로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국교회 역사에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교회의 분열은 이미 위태로운 수준마저 넘어섰고 근 10년 전부터 가속화된 분열은 지금은 교단 숫자를 세기도 힘들만큼 많아져 버렸다. 본지가 수년 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장로교는 그 숫자가 300개에 육박했고, 이 중 포함되지 않은 교단도 상당 수 있었다. 그렇다면 또다시 시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겠는가? 모르긴 몰라도 최소 350개에 근접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과 분열의 상관관계
하지만 이 부분과에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게 있다면 사실 한국교회는 분열만큼 통합도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백석-대신과 같은 중대형교단들의 통합 뿐 아니라, 알게 모르게 군소교단들의 통합도 간간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반가운 현상에도 한국교회의 교단 숫자는 결코 줄어든 적이 없다. 교단이 서로 통합을 하게 되면 당연히 전체 수가 줄어들거나 최소한 머물기라도 해야 하는데, 한국교회의 교단숫자는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한국교회의 통합 중에 온전한 통합이 없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통합이라 함은 둘이 완전히 하나가 되어 1+1=1이라는 수식이 적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통합은 대부분 1+1=2, 1+1=3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에서는 양 교단이 통합을 통해 하나의 교단이 됐지만, 그 이면을 보면 각각의 교단에 늘 수호파들이 남아 교단을 지키고 있다. 결국 A교단과 B교단이 통합해 C교단이 됐더라도 A와 B는 여전히 존재하는게 바로 한국교회의 현실인 것이다.
금번에 분열한 개혁측이나, 내분 중인 대신측도 마찬가지다. 개혁측은 전도측과 통합과 동시에 이를 반대하는 측과 분열했으며, 이번에는 개신총회가 분열해 나갔다. 결과적으로 전도측과 통합으로 하나가 된 것이 아니라 3개 교단으로 분열한 것이다. 
대신측도 찬성측과 반대측으로 나뉘어 내분을 진행 중이다. 이대로 가면 분열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여기에 이미 지난해 말 대신측 일부가 석수측이라는 이름으로 분열해 창립을 선포한 바 있다. 그렇다는 것은 대신측도 통합을 통해 최소 2개에서 3개의 교단으로 분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교회의 분열의 원인이 되는 것은 통합에 있다는 얘기다. 좀 더 자세히 얘기하면 불완전한 통합이 한국교회의 분열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런 불완전한 통합은 교단 정치인들이 패거리 정치에서 대부분 기인한다.
한국교회가 더 이상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는 어설프게 진행되는 통합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노회, 개교회의 의견은 무시한 채 정치꾼들의 마음대로 이뤄지는 통합은 오히려 수많은 분열의 시발점임을 인지해야 한다.
 
교단 분열, 연합기관도 부추겨
이렇게 반복되는 통합과 분열의 혼란속에서 한국교회의 중심은 누가 잡아줘야 하는 것일까? 그리 미덥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기총, 한교연 등의 연합기관이 중심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 연합기관들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상당수 제기되고 있다. 그도 그럴만한게 한기총과 한교연이 분열로 형성된 경쟁관계다 보니, 교단 분열도 이들의 힘 싸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예장 피어선, 예장 개혁 등 분열한 교단들이 한쪽은 한기총으로, 한쪽은 한교연으로 나뉘어 각각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보다 더한 일도 있다. 한교연에 소속한 ‘예장개혁C’와 ‘예장성경’이 백석측과 통합하며 하나의 교단이 된 적이 있다. 그런데 역시 이들의 잔류파가 남았다. 온전한 통합이 되지 않은 것이다.
이후 잔류파들은 한교연에 자신들이 원래부터 갖고 있던 회원권을 요구했고, 한교연은 ‘예장개혁C’는 ‘예장합동보수(중부)’로, ‘예장성경’은 ‘예장성경통합’으로 명칭을 변경해 활동케 했다.
결국 통합은 통합대로 인정하며, 잔류는 잔류대로 인정하는 전혀 원칙 없는 행정을 한 것이다. 여기에 가뜩이나 작은 군소교단이 통합하며 남은 잔류파의 인원은 불 보듯 뻔한 일, 이들이 한교연이 요구하는 회원 기준을 온전히 갖췄을리도 만무할 것이다.
이들 연합기관이 진정 한국교회를 위해 중심을 잡고자 한다면, 비록 자기 기관의 힘을 키워줄 세력일지라도 한국교회에 피해를 준 분열측이라면 단호히 거부하고 이를 인정치 말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분열한 교단들도 아무런 제재없이 한국교회연합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하며, 연합기관이 가진 위상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 아무런 내실없이 회원교단만을 경쟁적으로 늘린 연합기관을 놓고 이제는 한국교회를 대표한다고 말하기도 참으로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한국교회 분열은 더 이상 말할 필요없을만큼 심각하다. 전 세계 교회사에 유례가 없는 지독한 분열을 보이고 있다. 분열은 죽음이다. 분열 속에는 결코 생명이 없다. 이제 각 교단과 연합기관들은 한국교회를 죽이는 분열이 아닌, 생명이 흘러넘치는 온전한 통합으로 하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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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 2015년 한국교회 희망은 있는가? (2) 교단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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