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3(화)
 

차표 없이 온 봄

  김 지 향

차표 없이도 불쏘시개 한 장으로 개찰구를
빠져나온 봄 한 덩이 마중 나온 뾰루지 같은
봉오리들에게 화덕 한 통씩 안겨준다
봉오리들은 일심으로 화덕에 불을 붙인다
지나가는 바람 한 필 끊어와 살 살 살 화덕
앞에서 밤새 부침개를 뒤집는다

해가 하늘 기슭에 얼굴을 내민 뒤에야
뒤집힌 자기 몸을 본다
불침번으로 지켜준 나무에게 손을 흔들며
빵긋, 봉오리를 깨고 나온 진달래
만산에 활짝 불을 피운 봄 아침
녹슨 추억은 뒤로 밀리는, 햇살이 똑 똑
부러지는 빳빳한 젊음을 산새들도 아직은
어리둥절 구경만 한다



봄이 “차표 없이” 오는 것과 같이, 행복도 인간에게 언제든 찾아오게 되어 있다. 개인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진리다.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에게 행복을 되찾아 주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다. 그리고 죄 많은 인간이 죄와 허물과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갈라디아서> 5:24)고 의롭게 행동할 수 있는 비결을 알려 주셨다. 그 비결은 주님을 사랑하면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사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히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의롭게 살게 된다. 나아가 하나님은 그 자녀를 하나님의 뜻과 계획에 따라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에베소서> 1:11)게 하셨다. 하나님이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시켜 주시고 하나님과 화평한 관계를 이루어 영을 따라 행동하게 세우심은 은혜요 행복이다. 그래서 신자에게는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와 행복을 보는 시선과 믿음이 있다.
위 시의 화자는 봄에 “봉우리들”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은혜를 만끽하고 있다. 봉오리들에 나타나는 은혜는 생명의 불씨를 키우는 것이다. 나무는 생명의 불씨를 이어가며 꽃과 열매를 맺고, 햇살은 뭇 생명을 아름답고 가치 있게 지켜 주며, 인간은 “빳빳한 젊음”을 되새기며 생명을 유지하여 간다. 봄의 계절 안에서 모든 생명 있는 존재들이 저마다의 멋과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은 우주 천지 만물을 세세히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계획과 질서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질서를 감지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지는 것도 복이다. 복받은 인간은 행복을 볼 줄 아는 시선과 믿음이 있다. 행복이여! 어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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