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07(월)
 

“불의에 대한 침묵은 하나님의 명령을 외면하는 것”
교회협 내분, 책임추궁 보다는 긍휼한 마음으로 풀어야


 

“본디 교회란 것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여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게 장로교든 감리교든 침례교든 심지어 천주교라 할지라도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이뤄가며, 하나님을 세상에 전하는데 주력해야 하는데, 지금의 교회는 자기 교파, 자기 교단만의 이익을 추구하다가 본질적인 것을 상실하고 있다. 에큐메니칼 정신이 소멸된 교회는 결코 하나님의 역사를 이룰 수 없다”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진영을 최전선에서 이끌며 연합기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한 축을 감당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의 총무 배태진목사가 2015년의 한국교회를 향해 그릇된 과거에 대한 회개와 잃어버린 에큐메니칼 정신의 회복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서울 수유동 북한산 자락에서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밀집한 종로5가의 기독교연합회관으로 총회본부를 이전한 한국기독교장로회는 한국교회의 중심지에서 새 시대 새 역사를 이룰 각오를 다진 상태다.
배목사는 불의에 침묵치 않고, 예수님의 정의를 사회에 구현할 수 있는 교회, 시대의 아픔에 녹아드는 참된 교회의 모습을 다시금 회복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한국교회가 올해는 반드시 하나님 앞에 세상 앞에 진정한 참회를 보여야 한다고 전제했다.
배목사는 “지금은 세상에 빛이 되어야 할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세상의 더 혹독한 어둠으로 자리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희망에 가득차야 할 기독교가 개독교가 되어 예수님의 향기가 아니라, 지독한 독을 뿜고 있으니, 이 어찌 부끄러운 일이 아니겠는가?”라며 “지금 세상은 기독교로부터 받아야 할 사랑과 희망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세상 앞에 참회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간 한국교회에 대한 대부분의 사회적 실망과 지적은 대부분 보수교단과 보수 연합단체에서 파생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장이 소속한 한국교회 대표 에큐메니칼 연합단체인 교회협이 예장통합측과 비예장통합측으로 나뉘어 내분하는 모습을 보이며, 보는 이로 하여금 큰 실망을 안기고 있다.
지난해 말 총무 선거를 놓고 시작된 교회협의 내분은 예장통합측의 사회법 가처분 신청과 교회협 총회 집단 퇴장 등 초유의 사건을 남겼으며, 현재까지도 예장통합측은 교회협의 활동에 참여치 않고 있다.
배목사는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예장통합측에 대해 두가지 입장을 견지했다. 첫째는 에큐메니칼 정신을 잃어버린 대형교단 예장통합측의 독단에 따른 과격한 행동에 대한 지적과 둘째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함께 가야 하는 형제교단으로서의 감싸주기다.
이는 지난 제10차 WCC 부산총회 준비 당시 ‘에큐메니칼 정신 없는 WCC 한국 준비위원회’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그 이유를 예장통합측의 독단과 오만이라 정면으로 지적하는 등 교회협 내 반통합정서와 맥락을 같이 했던 과거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특히 배목사는 지난 교회협 실행위 당시, 교회협 총무인 김영주목사에 이번 사태에 대한 일정의 책임을 지적하며, 예장통합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배목사는 “예장통합이 이번 사태에 있어 분명 자기 교단의 이익을 위해 억지스런행동을 보이기는 했다. 우리끼리 대화하고 협의해야 할 부분을 사회법으로 가져가고, 총무 선거 참여는 다 해놓고 결과가 나오자 반발하는 모습을 결코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 맞다”면서도 “하지만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지금 예장통합의 반발은 일부 인사들에 의한 것이지 대부분의 예장통합 목사님들의 의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총회 때 예장통합이 전원 퇴장할 때도 총회장의 일방적 주도로 이뤄진 것 아닌가? 전원퇴장이라는 행동은 합의기구를 통해 이뤄진 결정이 아닌 한 사람의 결정이었다. 그런 예장의 사정을 알고 있기에, 그런 형편을 긍휼히 여겨 예장통합과 함께할 수 있는 열린 구조를 만들어야 된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기장은 교회적 사안 뿐 아니라 사회적 사안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단이다. 현재도 쌍용차 사태, 제주강정마을, 고리원전 등 다양한 사회적 사건 앞에 약자의 편에 서서 교회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입장이란 것이 대부분 현 정권과 대치하다보니 기장에게는 늘 ‘진보’ ‘반정부’ ‘반대를 위한 반대’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니고 있다.
하지만 배목사는 기장이 진보 정권이라고 무조건 지지하지도, 보수 정권이라고 무조건 반발하지도 않으며, 다만 정권의 주체가 누가 되었든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가 피해를 받으면 그에 대항할 뿐이라고 밝혔다.
배목사는 “우리는 현 정권을 비난할 의도는 없다.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 당선 당시 환영논평을 발표하며,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세상이 어떠한가? 현 정권의 정책 속에는 기독교의 정의 평화 생명의 가치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며 “이런 불의에 침묵하는 것은 곧 하나님의 명령을 외면하는 것이다. 기장은 시대의 정의와 소외된 약자를 위해 언제나 예수님의 가르침을 통한 우리의 길을 갈 것이다”고 말했다.                        <차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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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진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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