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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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한국교회100주년선교대회 이후 최대 집회로 기록될 ‘광복 70년 한국교회 평화통일기도회’가 끝이 났다. 15만명(경찰 추산)이라는 어마어마한 인파가 서울 시청 광장부터 광화문까지 가득 메운 모습은 기독교가 위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한국교회가 여전히 건재함을 사회에 보여준 일대의 사건이었다.
이번 기도회는 향후 한국교회 역사에 한 획으로 남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역사적인 기도회가 그동안 한국교회 대형집회의 고질병으로 지적됐던 재정 충당을 위한 순서자 남발, 순서자들 대형교회의 성도 동원 등 수많은 문제들이 총망라됐다는 비난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번 기도회는 유난히 길었다. 순서만 해도 4부에 이르렀고, 설교자는 무려 4명이나 등장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순서자들의 숫자다. 이번 기도회에 순서를 맡은 인물들은 총 54명이다. 규모가 큰 기도회라 할지라도 54명이나 순서자로 등장한다는 것은 상식선을 한참이나 벗어난 부분이다.
도대체 왜 이런 기도회가 되어버린 것일까?
일단 이번 기도회는 위에서 언급했듯 한국교회 주요 연합단체부터 교단까지 다수가 참여했다. 기도회에 많이 참여했다는 것은 그만큼 예산이 많이 걷혔다는 말이 되며 각 단체나 교단, 개교회는 주최 혹은 공동주최에 이름을 올리는데 각각의 후원금을 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곧 순서로 직결이 된다.
물론 대형집회를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재정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이러한 후원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꼭 순서까지 맡을 필요가 있는가? 반대로 순서를 맡기 위해서는 꼭 돈을 내야만 하는 것인가?
이번 기도회에 참여한 15여만명의 성도들은 54명에 이르는 엄청난 순서를 인내해야 했다. 만약 주최측이 성도들을 배려한 행사를 준비했다면 결코 이런 식의 순서는 짜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엄연한 한국교회 대형집회의 한계이자, 고질병이다.
이번 기도회를 보며 결코 담백하지 않은 이 찝찝함은 지난 1974년 엑스플로 74대회, 1984년 한국교회100주년선교대회 등 이전의 대형집회들과는 분명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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