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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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신측으로부터 지난해 이단으로 규정된 은혜로교회의 성도들이 최근 매우 흥미로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은혜로교회는 오래 전부터 특정 이단감별사들이나 예장합신 이대위에 맞서고 있는 바, 이들의 기자회견 내용이 그리 새로울 것은 없었다. 
하지만 이날의 기자회견 내용에 한국교회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들이 그동안 한국교회가 이단 문제에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요 몇 년 새 가정이 완전히 파탄 난 자들이다. 부부간의 이혼은 허다했고, 심지어는 가정에서 완전히 쫓겨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자들도 있었다. 그 뿐 아니라, 밖으로는 동네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완전히 이단에 빠져버린 마치 ‘마귀’와 같은 존재로 취급받는다고 밝혔다.
여기까지 보면 우린 여태까지 그랬듯 “역시 이단은 무섭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단에 빠져 이혼하고, 가정에서 쫓겨나고 결국 가정이 완전히 파탄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의 주장은 다르다. 자신들의 가정이 파탄난 것은 자기가 ‘이단에 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이단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들의 공통된 주장은 하나같이 본래 자신들의 가정은 아무 문제 없었고, 화목했지만, 이단감별사들에 의해 이단 문제가 제기된 이후, 혹은 가족들이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본 이후, 불화가 시작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말하는 불화는 생각 이상으로 심각했다. 말다툼이 심해져 폭행으로 번지기도 했고, 심지어는 칼을 들이대며, 교회에 나가지 말 것을 종용키도 했다.
이런 불화는 어쩌면 당연하다. 자기 가족이 출석하는 교회가 알고 보니 무시무시한 ‘이단’이었다면 그 누구라고 가족을 구출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단에 빠진다는 것은 그만큼 무서운 것이고, 기독교인으로서 당연히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말대로 이단 시비 전까지 본래 아무런 문제가 없던 가정이었다면, 과연 이들의 가정이 완전히 파탄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공교단이 특정 교회나 인물을 이단으로 정죄했을 때, 그것은 단순히 한 사람을 이단으로 정죄한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곳에 몸을 담고 있는 성도들과 가족들 모두에 이단이라는 낙인이 새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단 연구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하며, 결코 정치적이나 지업적인 이유가 고려되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이단 규정이 몇몇의 이단감별사들에 의해 좌지우지 돼서는 안된다. 
철부지 어린애가 아무생각 없이 던진 돌멩이가 지나가는 개구리에게는 그 어떤 폭탄보다도 무섭게 내려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한국교회 공교단의 총대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발언권과 투표권이 얼마나 무거운 책임인지를 다시 한 번 인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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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가정을 파괴했는가?-차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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