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9-12(목)
 
1copy.jpg
 
목회자 납세의 문제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 지난 수년간 이 문제로 인하여 많은 논쟁이 활발하게 있었다. 그러면서도 이 문제는 정부나 국회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뜨거운 감자’처럼 되었다. 기독교 내부에서도 이 문제로 인하여 교단별로 혹은 교회별로 서로 다른 입장과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9월 16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총회에서 근로소득세 수용을 결의하였다. 개신교에서는 처음으로 목회자 납세를 교단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다. 그러자 여러 언론과 TV 매체들이 이 일을 보도하며 환영하였다.  
그동안 목회자 과세는 여러 교회 지도자들과 일부 기독교 단체들의 반대로 계속 미루어져 왔다. 정부나 입법기관에서는 교회의 완강한 태도에 주눅이 들어 눈치를 살피며 시행을 유보하여 왔다.
하지만, 목회자 납세의 문제에 대해 교회는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된다. 단순히 거부의사를 밝히거나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기독교가 목회자 납세의 문제로 자칫 국민들의 눈에 이기적인 종교집단으로 비춰져서는 안된다. 일반 국민은 기독교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정부가 종교인 과세를 추진했지만, 개신교의 강한 반발로 시행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천주교는 1994년부터 교구별로 근로자 납세를 하고 있고, 불교계는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유독 기독교만이 이 문제를 성역에 대한 도전처럼 여겨서 완강하게 거부하여 온 것이다.   
언젠가부터 기독교는 일반국민의 마음에서 멀어졌다. 사회적인 신뢰도가 날이 갈수록 떨어지게 되었다. 교회성장이 둔화되고 기독교가 침체기를 맞이하면서 교회내부에서 마구 자성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대로는 안된다. 교회가 변해야 산다.’는 등등 교회개혁에 대한 말들을 이구동성으로 하였다. 하지만 교회는 여전히 세상과 벽을 쌓고, 자기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형국이다. 입만 열면 교회개혁을 부르짖는 기독교가 정작 자기 말만 하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세상과 시대는 급속도로 변하는데 교회는 여전히 요지부동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다수 국민이 찬성하는 종교인 납세 문제를 교회가 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자칫 명분도 잃어버리고 실리도 잃어버리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그런 점에서 목회자 납세 문제를 교회개혁의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장기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정부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는 계속 늘어가고 있다. 국민들은 너나할 것 없이 무거운 세금으로 힘겨워하고 있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와 근로자의 세금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이 때에 교회가 납세 문제로 인하여 오해를 받아서는 안된다. 목회자 납세 문제가 일반 국민들에게 기독교의 납세 저항으로 비춰지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더욱이 교회가 이런 문제를 두고 마치 세를 과시하거나 정치인들에게 압력을 넣는 것처럼 보여서도 안된다.
목회자의 사역을 노동의 개념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옳은 말이다. 목회자는 교회에서 사례비로 받지만 근로수당으로 받지 않는다는 것도 다들 공감한다. 하지만, 목회자도 일반 국민과 같이 똑같이 납세의 의무를 갖는다는 것은 국민의 정서요, 일반의 논리이다.  그동안 기독교는 계속하여 국민에게 신뢰를 잃어버렸다. 특히 일부 교회지도자들의 금전문제로 인한 도덕적 해이와 교회의 분쟁이 얼마나 사회적 신뢰도를 추락시켰는가는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총회에서 목회자 납세를 결의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아주 잘한 일이다. 기독교는 더 이상 이 문제로 인하여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목회자 납세를 과감하게 수용해야 한다. 교단이 앞장서서 결정하고 각 교회와 목회자가 이 일을 자진해서 풀어야 한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이번 한국기독교장로회의 결정은 그 영향이 미미하다. 기장은 원래 진보적인 성향의 교단이며 교세도 크지 않다. 그러니 개신교전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주장에 불과한 것이다.’  얼핏 들으면 그럴 듯하지만 과연 그럴까? 아니다. 이번 한국기독교장로회의 결정은 시대적 요구에 대한 바른 응답이며, 대다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린 지혜로운 결정이다. 정치권에 휘둘리거나 등 떠밀려 하지 않은 자주적인 결정이다. 아무쪼록 기장의 목회자 납세 결정이 일대 전환점이 되고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목회자 납세’ 결의의 의의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