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서의 상담 사역뿐만 아니라 목회자들을 교육하는 운동이 일어났는데 선구적 역할을 한 사람은 안톤 보이슨(Anton T, Boisen)이다. 그는 메사츄세츠주의 워체스터 주립병원(Worcester Stats Hospital) 원목으로서 소수의 신학생들을 위한 임상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이렇게 시작된 ‘임상목회교육’(Clinical Pastoral Education)은 오늘날에 와서 조직화된 운동이 되었다. 임상목회 교육의 장점에 대하여 게리 콜린스(Gary R. Collins)는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첫째, 목회 상담 훈련을 위한 표본을 제시해 준다. 둘째, 병원 관계자로 하여금 심리적, 정신적 질환의 치료에 대하여 목사가 참여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해준다. 셋째, 신학과 심리학과의 새로운 만남의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 넷째, 신학생을 위한 상담훈련과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우쳐준다. 다섯째, 신학도들에게 그들의 장래 목회사역에 있어서 신학적, 지적 훈련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격적, 영적 성숙도 중요한 것임을 일깨워 준다.
이러한 임상목회교육 (C. P. E.)은 바람직한 출발을 했으나 성경 보다는 무비판적으로 심리학적으로 기울어지고 보수적인 신학적 입장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게 됨으로 많은 자유주의 신학대학원들에서 환영을 받으면서 커리큘럼에 첨가되었으나 보수주의 신학대학원에서는 신학적 자유주의 운동의 일환으로 보고 수용하지 않게 되었다. 이것은 미국이나 한국의 경우가 같다고 할 수 있다.
3. 상담목회의 현실적 전략
그러면 목회현장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실제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상담목회를 하기 위해서는 ‘상담’과 ‘목회’라는 두 영역에 대한 바른 이해와 함께 우리 현실을 직시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1) 목회 패러다임의 변화
상담목회를 위해서는 목회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목회의 바탕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과 이것을 토대로 하는 신학이어야 하고, 여기서 목회사역의 목적이 제시되어야 한다.
목회사역의 목적은 주님께서 명령하신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 28:18-20)는 것과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린 양을 먹이고, 양을 치고, 양을 먹이라”는 것이며(요 21:15-17), “성령을 받아 권능을 얻어 예루살렘으로부터 땅 끝까지 이르러 예수의 증인이 되라”(행 1:8)는 말씀을 수행하는 데 있다. 바울 사도는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며, 그리스도의 몸(교회)를 세우려 함에 있다”(엡 4:12)고 했다.
칼빈은 목회사역의 근본적인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임을 천명하였다. 즉, 목회사역의 구체적인 목적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 있는 성도의 자아상을 올바르게 형성시키는 데 있다. 이 사실을 대해서 칼빈은 “인간은 하나님과 직접적인 대면을 통해서 자신을 바로 보게 하는 것” 즉 “인간을 짐승보다 우위에 있게 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닮게 한 것은 홀로 하나님을 섬기고, 예배드리며, 영원히 유일신이신 하나님께만 영광 돌리는 것을 열망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교도였던 리챠드 백스터(Richard Baxter) 목사는 그의 저서 「참 목자상」(Reformed Pastor)에서 목회사역의 목적을 다음과 같은 네가지로 주장했다. 첫째, 미성숙한 이들을 성숙케 하는 것, 즉 성도를 온전케 하는 것이고, 둘째, 심령의 고통이 있는 이들을 위로하고 은혜 아래서 살아가도록 기도하는 것이고, 셋째, 죄에 빠진 자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권하여 회개케 하는 것이고, 넷째, 신앙생활을 잘 하도록 강력하게 권장하는 것 등이다.
이러한 목회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의 발굴과 치유를 통해 새로운 목회 모델을 형성하여야 한다. 목회자의 사명을 가진 사람은 상담사역을 책임질 의무가 있다. 목회자는 목회사역을 하면서 반드시 상담을 해야 하며, 성도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르치고 훈련하여 다른 이들을 상담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교회들이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성경적인 가치관을 확산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2) 현실적 전략
상담목회를 위해서는 목회자들을 상담자로 훈련해야 한다. 상담목회를 위한 현실적 방안으로는 훈련과 실천이라는 두 영역을 살펴 볼 수 있다.
(1) 훈련
상담자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훈련을 거쳐 만들어진다. 목회자가 자기에게 주어진 상담 목회자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바른 훈련을 받아야 한다.
심리학자들이나 정신의학자들은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훈련을 받는다. 상담자로서의 목회자도 여기에 못지않은 훈련을 받아야 한다. 한국의 목회자들은 기독교 교육학적 훈련이나 신학적 훈련은 받지만 상담학에 대한 훈련을 받지 못하고 상담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 훈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담을 실시할 때, 성경의 원리에서 이탈하여 열매를 맺지 못하거나 아니면 시행방법에서 여러 거지 문제들이 파생될 수 있다.
목회자는 상담자로서 훈련을 받아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은사를 선용하며,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연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그리스도인의 인격적 성장과 직결되는데, 상담의 기술을 배우기 이전에 하나님의 말씀을 통하여 자신을 연마시키는 자세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상담자로서의 상담 훈련은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영적 성숙과 함께 상담학뿐만 아니라 상담에 관련된 신학, 철학, 사회학, 심리학, 경제학, 기독교교육학, 의학, 약학, 정신위생학, 영양학, 음악, 미술등의 여러 주변학문들을 공부하여야 하고 인턴십과 전문가의 수퍼비젼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상담자들은 자기 자신의 영적 성장을 위하여 노력하며, 하나님 앞에서의 삶을 영위하도록 해야 한다. 상담자로 훈련하기 위해서는 전문적 훈련기관이 필요하다. 개혁주의 신학과 상담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전문가에 의해 훈련되어야 한다.
(2) 실천
실천의 구체적 방안은 교회의 실정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몇 가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설교를 통한 상담 : 목회자의 설교는 집단상담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예비상담이라고 할 수 있다. 목회자는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그 말씀을 성도들이 그들의 삶 속에서 적용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예를 들어 가면서 구체적인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성경적 근거를 통해 해결방안을 시도해야 한다.
② 교육을 통한 상담 : 목회자들은 지교회에서 각급 주일학교나 결혼예비학교, 부모학교(아버지학교, 어머니학교와 시어머니학교), 부부학교와 부부수련회, 자녀교육 세미나, 가족 수양회와 가족캠프, 노인학교와 독신자학교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서 가르치고 성도들을 상담을 해야 하며 또한 상담학교를 통해서 유능한 상담자를 양성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목회자 부부가 먼저 상담교육을 받아서 상담전문가가 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③ 심방을 통한 상담 : 상담목회의 가장 쉬운 방안으로서 심방을 통해 문제발굴과 성경적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심방상담을 제대로 하려면 심방자를 상담자로 훈련시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④ 상담실(혹은 상담센터)을 통한 상담 : 교회에 상담실을 설치하고 훈련받은 전문 상담자를 두어 성도들이 자신의 문제를 가지고 와서 상담하게 한다.
⑤ 기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상담 : 교회가 경영하는 방과 후 학교나 기독교학교 및 다른 프로그램들이 단순이 교육이나 전도로 끝나지 않고 상담목회의 일환이 되게 해야 한다.
결론
한국교회에서 목회의 중요영역으로서 상담목회의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신학대학원들과 대형교회에서 이러한 노력을 해 왔으나 상담학에 대한 전문적 연구가 없었고, 또 있었다고 하여도 비성경적 상담이론을 아무 비판 없이 수용하여 이것을 ‘기독교 상담’ 혹은 ‘성경적 상담’으로 포장하여 가르치고, 실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상담목회를 하려면 엄격한 의미에서 ‘성경적 상담’(Biblical Counseling)(=개혁주의적 상담 혹은 실천적 칼빈주의 상담)이 실시되어야 하는데, 이것을 위해서는 목회자들이 성경적인 상담 훈련을 받아야 한다. “상담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만용에 가까운 생각과 행동들이 만연할 때 상담사역은 많은 장애와 함께 인간중심으로 흘러갈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에 부응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선포하는 하나님의 사역을 위하여 교육을 통한 상담목회와 상담을 통한 교육목회가 구체화되어야 한다. 이것은 조직이나 제도 이전에 하나님이 주장하시는 성령의 사역이며, 소명 받은 목회자들의 특별한 임무이다.
상담목회는 교육목회와 짝을 이루어 우리 시대의 목회적 대안으로서 활발하게 실시되어야 한다. 이것은 성경적 신앙의 정립이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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