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한국교회 공동의 목표 위해 거국적 동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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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을 주도하며, 한국교회의 대표 연합기관으로 매김했던 교회협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는 예장통합, 감리교 등 굵직한 대교단을 포함해, 기장, 성공회, 복음교회, 루터회 등 특색있는 교단들이 한데 어우러져 규모나 다양성에 있어 한국교회를 충분히 대변할만한 연합기관이다.
문제는 이런 교회협이 한국교회와 어울리지 못하고 점점 외톨이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협의 최근 행보를 보면, 사회 각종 현안에 대해 늘 한국교회의 대다수와 반대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한국교회가 동성애, 차별금지법, 국정교과서 등에 대해 네트워크를 구성해 공동의 대처를 펼치는 와중에도 교회협은 이와 반대되는 입장을 취해 왔다. 이 네트워크 속에는 교회협을 제외한 한국교회의 주류 연합기관인 한기총, 한교연, 한장총, 미래목회포럼, 언론회 등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물론 교회협의 이런 행보가 굳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다양성이라는 사회적 가치와 신앙적 양심에 따른 종교인의 신념이기에 이를 뭐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사건건 모든 사안에 있어 대비되는 입장을 피력하며, 대다수의 교계와 대립하다보니, 그것이 교회협의 의도는 아니더라도 사회에 교계 여론은 늘 분열로 비춰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교회협 VS 비교회협
한국교회가 현재 가장 극렬히 반대하고 있는 것은 바로 동성애와 국정교과서 문제다. 특히 동성애는 보수계 뿐 아니라, 상당수의 진보계에서도 결코 동조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교회의 연합기관들은 한데 힘을 모아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정부와 서울시 등을 상대로 적극적인 반대 행동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대책위에 교회협은 함께하지 않았고, 동성애에 대한 이렇다 할 입장을 내비친 적도 없다. 다만 교회협 총무 김영주 목사가 지난해 1월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교회협은 동성애에 대해 입장이 없는 것이 입장이다”라는 매우 애매한 답변을 내놓은게 전부다.
이런 상황에 최근 매우 주목할만한 일이 있었다. 교회협이 4.13 총선을 겨냥해 제작한 ‘총선 정책제안서’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요 정책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차별금지법은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가 동성애와 함께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법안으로, 교회협은 이에 대해 완전히 대비되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사실상 교회협을 제외한 거의 모든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반대를 외치고 있는 상황에, 이런 교회협의 입장을 향후 큰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여기에 국정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교회가 검인정 교과서의 종교편향 및 기독교 역사 축소 등을 지적하며, 적극 지지를 외친데 반해, 교회협은 국정교과서 저지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된 테러방지법 제정에 대해서도 한기총, 한교연, 한장총 등과 반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교회 일원으로서의 역할 다해야
교회협은 한국교회 뿐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 온 것이 분명하다. 사회의 불의 앞에 하나님의 정의를 외치며, 독재 청산과 민주주의 정착에 앞장서며 정치 사회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런데 결코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교회협이 한국교회의 전부가 아닌 일원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최근 한국교회는 일련의 사안 앞에 함께 연대하며, 공동의 대처를 통해 하나된 목소리를 추구하고 있다. 그것이 자기 단체의 색깔과 약간 배치되더라도 한국교회의 공동의 목표를 위해 양보하며,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여러 노력들을 불식시키며, 자신의 신념만을 고수하는 교회협의 모습은 자칫 교계 여론을 분열시키는 천덕꾸러기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오랜만에 한국교회 전부가 하나된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를 제치고 ‘부활절선언예배’라는 이름의 단독예배를 드린 것은 연합과 일치를 추구하는 교계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음이 분명하다.
이는 에큐메니칼 운동을 표방하는 교회협의 정신에도 맞지 않으며, 여기에는 교회협의 고질병과도 같은 엘리트 의식이 자리하고 있음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교회협만이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는 없다. 이미 교회협의 주요 회원교단들은 이미 한기총, 한교연, 한장총 등에서 함께 활동하며,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마당에 교회협이 굳이 과거의 틀에 갇힌 채 펼치는 고집은 자칫 아집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제는 교회협도 한국교회가 함께하는 길에 반드시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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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한국교회와 멀어지는 교회협,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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