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12(목)
 
아름다운 수화

김 윤 도

지하철 통로의 현란한 몸짓들 앞에서
요란하며 가난한 나의 언어는
반성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나타내고 전하기 위해
너무나 쉬웠던 시간과 규칙들이
허물어져 버렸다

최선의 눈빛과
진지한 손짓 앞에선,

어떤 소음도 속도도
지금은
경건해야 할 시간이다.

지하철 통로에 마치 구경거리가 생긴것처럼 시작하는 도입부.  ‘현란한 몸짓들’까지만 읽으면 마치 무엇인가 구경거리라도 생긴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한다.
그러나 화자는 그러한 몸짓 앞에서 반성을 모색중이라고 한다. 그것도 자신의 언어가 요란하고 가난하다고 하면서 말이다. 우리가 흔히 청각장애인을 보면 그냥 장애인이구나 정도로 생각하거나 자신의 귀가 잘 들린다는 것에 감사할 정도로만 생각한다.
그런데 화자는 한걸음 더 나아가 깊은 성찰을 한다. 그들이 눈빛을 서로 바라보며 진지하게 주고받는 손짓들은 자신의 살아온 삶의 이력들을 허물어 트리고 있다. 그들의 수화로 주고받는 대화의 진지함속으로 빠져들어간 화자는 그 순간이 경견해야할 정도로 마음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통해 가난한자, 병든자, 소외당하는 자, 앉은뱅이, 그밖의 장애인들을 측은히 여기시고 도움을 주셨다.
화자는 비록 예수님처럼 도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측은지심’을 통해 자기성찰을 하고 있다.
언젠가 수화를 배우면서 청각장애인들과 접할 기회도 있었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봉사도 한 적이 있었다. 비록 오랜기간은 아니었지만 청각장애인들과 시각장애인들의 아픔을 가슴으로 느껴보았다. 그들은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외관상 불편하지만 사고는 훨씬 밝고 긍정적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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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호)아름다운 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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