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1-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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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 세계대전은 참호전 이었다. 병기로 등장한 기관총 때문이다. 병사들이 참호를 파거나 요새에 숨어서 총을 겨눈 채로 적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기이한 전쟁이 되었다. 당시 프랑스가 독일군의 대포를 막아낼 수 있었던 것도 근대적인 요새 덕분 이었다. 전쟁이 끝나자 프랑스의 육군 장관 앙드레 마지노는 프랑스-독일 국경 사이에 설치한 기존의 요새를 획기적으로 보강하는 거대한 시멘트 장벽을 쌓자고 제안했다. 독일의 침략을 온전히 분쇄할 수 있을 거라는 주장 이었다. 그래서 쌓은 것이 길이 750km에 달하는 콘크리트 방벽의 마지노선 이었다. 서울-부산 길이의 2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다. 공사 기간도 거의 10년이 걸린 당시로서는 세계적인 공사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마지노선을 따라 개인용 참호를 파고 중·장형 대포를 촘촘히 설치했다. 이후 독일군의 어떤 공격에도 안심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프랑스 전역에 팽배했다. 그러던 중 독일에 히틀러가 등장하여 서서히 전쟁의 기운이 감돌았지만 프랑스는 병력을 예비군으로 돌릴 정도로 여유 만만했다. 마지노선을 철석같이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독일군은 벨기에를 가로질러 마지노선을 우회하여 프랑스를 침공하였다. 프랑스는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모든 방어 전략이 마지노선을 중심으로 짜여 있었기 때문에 허둥대다가 무너진 것이다. 독일군은 프랑스가 그토록 자신만만해 하던 마지노선의 근처에도 오지 않았다. 여기서 ‘마지노선의 법칙’ 이 생겨났다. 마지노선은 허물진 않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고 있다. 견고한 방어선은 심리적 무장을 부른다는 것이다(이 영직. 마지노선의 법칙 41쪽).
다른 하나는 중국 진나라의 이야기이다. 전국시대의 혼란을 평정한 진나라 시황은 영원한 제국을 꿈꿨다. 중국은 통일했으나 북방 유민족인 흉노족이 마음에 걸렸다. 유목민들은 초원에 먹을 것이 부족해지면 어김없이 농경사회를 침략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안의 씨앗을 없애기 위해 진시황은 만리장성을 쌓았다. 이어 주나라의 군현제를 폐지하고 강력한 중앙집권 제도를 확립했다. 이에 유생들의 불만이 터지기 시작했다. 유생들은 공자, 맹자 등 유가 사상에 근간을 두는 덕치를 펼칠 것을 주장했다. 이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지자 진시황은 유생 460명을 잡아들여 생으로 매장하고 고서들을 불태웠다. 그것으로 내외의 불안요소를 모두 제거한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만리장성을 쌓느라 국력은 소진되었고 국고는 비어갔다. 결국 진나라는 건국 143년 중국 통일 후 15년 진시황 사후 3년을 넘기지 못하고 내부로부터 무너져 내렸다. 외적을 막으려던 만리장성이 오히려 내부의 적을 만들어낸 격이 되고 말았다(이 영직 수도가 견고하면 나라가 위태롭다 42쪽). 이 같이 인간의 지혜와 능력으로 만들어 낸 안전 보장책이라는 것은 언제나 인간에게 완전한 안정을 보장해 주지 못하고 결국 그 한계를 들어 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가나안의 여리고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성경을 보면 철옹성 같은 요새를 지어 놓고 안전하다고 믿었던 여리고 성의 주민들은 그야말로 그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는 난공불락의 견고한 성을 지어 놓고 그 속에서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을 대적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그 성을 치셨을 때 견고한 줄로 믿었던 성은 너무도 허망하게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수 6:20, 21). 또 하나는 핵의 이야기이다. 가장 확실한 세계 평화와 인류 안전의 수단이랍시고 고안한 핵무기는 어떠할까? 사람들은 핵무기를 만들면 이 핵무기가 있는 한 인류는 더 이상 섣불리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되었을까? 아니다. 핵무기와 상관없이 전쟁은 끊임없이 일어났으며 오히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스러운 요인들 중에 하나가 되고 말았다. 고로 오늘 날 국내외의 지도자들은 핵문제에 대하여 깊이 고민을 해야 한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미·소간에 냉전이 시작될 무렵 소련의 후르시초프 서기장은 쿠바에 핵 미사일 기지를 설치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말하자면 미국의 턱 밑에 핵 군사 기지를 설치함으로써 미국을 위협함과 동시에 자신의 위상을 강화하려 한 것이다. 물론 이는 세계 공산화를 위한 일환이기도 한 것으로 미국은 물론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 위협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심각한 위기 속에서 케네디 대통령은 세계 지도를 앞에 놓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한다. ‘이 위기로 인하여 최대의 희생을 지불하게 되는 것은 전 세계의 어린이들이다. 그들은 이 시대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없으면서 모든 것을 잃는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다’ 그때 만일 그 계획이 성사 되었더라면 인류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런데 북한의 철없는 김정은은 핵을 가지고 날마다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의 지혜나 능력이나 과학이나 명예나 권력이나 돈을 마지노선으로 삼지 말고 오직 전능하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기도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결코 요동함이 없는 진정한 안전을 보장받게 될 것이다(잠 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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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노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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