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기록을 보면, 한 임금이 잔치를 배설하였는데, 갑작스레 손가락이 나타나더니 벽에 다가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이라고 기록하는 것이었다. 그런 해괴한 사건이 일어나더니 다음날 임금은 폐위되었고, 그 국가에 새로운 질서가 확립되었다. 한 선지자가 이 짧은 문장을 해석하였는데, ‘너를 저울에 달아보니 부족하구나!’ 라는 말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이집트 신화에도 나온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삶을 이 땅에서 마치고, 사자(死者)들이 가는 곳의 문턱에 이르면, 심판관들이 있고, 그 곁에는 계측기가 있어서, 저마다 이 계측 과정을 피해 갈 수가 없다. 죽어서 온 자를 저승사자가 저울에 달아, 질량이 부족하게 되면, 곁에서 입맛을 다시고 있던 시커먼 짐승에게 즉각 잡아먹히고 만다. 우리 국가에서 권력의 자리에 오른 이들을 보면 저마다 힘든 과정을 통과하고 있다. 온갖 저울질을 권력자의 임기 초기부터 들이대는데, 마치 저승사자에게 붙들려 심판대 앞에 선자처럼, 언론을 비롯해서 정적들의 저울질로 피로도가 쌓여간다. 만일 이것이 이 땅의 피할 수 없는 통과제례라 한다면 소홀히 여길 일이 아닐 것이리라.
대통령 임기 초기마다 이 나라에는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곤 하였는데, 대구 지하철 참사나, 숭례문 방화사건 같은 것들은 불만 세력이나 사회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병적 증상으로만 넘겨 버릴 수는 없는 것이며,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건이나, 세월호 침몰 사건은 우리 국가 시스템의 아주 취약한 점이 그대로 노출된 사건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건을 취급하는 방법들마저도, 언론을 비롯해서 사회학자들이나 기업가들도 건설적이거나 지혜로운 방안들을 전혀 내어놓질 못하였다. 단순히 한 풀이로만 끝이 나는 듯하다. 우리가 매해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서 치러야 하는 비용은 전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출혈을 야기해서 결국에는 국가적 쇠퇴의 길로 치닫게 될 수 있다. 그간 우리 국가의 해결책들은 이성적인 방안이라 하기보다는, 아주 질 낮은 4-5년짜리들의 임시방편으로 해결되었을 뿐이었고, 모두가 권력을 쟁탈하려는 세력과 조직의 배만 불려주었을 뿐이었다.세계역사는 고사하더라도, 우리 국사에서 권력자에게 들이 닥치는 법칙들이 하인리히 법칙 같은 필연적인 통과제례처럼 굳어지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들어서게 되는 정부도 이런 통과제례를 피해 갈 수는 없을 것이다. 좀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만일 지난 정부가 의로운 참모들을 많이 세워서, 이와 같은 역사적인 리듬이나 성향들까지 미리 예측하고 준비를 했었더라면, 아마도 지금과 같은 참변은 겪질 않았을 것이다. 예전에 성수대교가 붕괴 되었을 때에도 우리 국민들은 해외에서 고개를 떨어뜨리고는 어찌할 바 몰랐는데, 이번에는 또 어떠했을까? 정권을 맡은 책임자 몇몇을 척결한다고 모두 되는 것일까? 전혀 아닐 것이다. 우리 국가의 시스템이 취약하였음을 모두 들어낸 사건이기에, 주변국들과의 관계에서도 국가적 손실은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사순절 기간을 보내고 있다. 예전에 기름부음을 받은 이들을 보면, 저들은 기름부음을 받자마자 아주 중요한 침묵의 시간들을 보냈다. 먼저 기름부음을 받은 제사장들은 7일간 성소를 떠나질 못했다. 만일 그 곳을 떠나게 되면 그는 죽음을 치러야 했다. 모세는 사십일을 시내산에 올라가서 하나님과 함께 있었다. 그리스도께서도 기름부음을 받으시고는 40일을 광야에서 보내며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셨으나 모두 이겨내셨다. 그러고 나서 비로소 능력이 충만하신 가운데에 갈릴리로 사역에 임하셨다. 아주 중요한 시간대이다. 짐승들 가운데는 삼칠을 지내고 젖을 뗀다. 병아리를 품을 때도 품어주는 시간이 차야 생명이 태동된다. 솔로몬을 보면 기름부음을 받자 기브온 산으로 가서 일천제를 드리며 성소에 머물렀다. 그러고 나서 그는 비로소 위로부터 오는 지혜를 품을 수 있었다.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로 큰 선거가 있을 때마다 모든 국민들이 거짓말에 휘둘리고, 검증되지 못한 공약들에 모든 시스템과 가치관들이 치아가 솟구치듯이 흔들린다. 벌써부터 교수들마저도 줄 대기에 들어갔다고 한다. 시장(市長)에게 줄을 선자들이 시립대학들과 공공지역들을 점령했다더니, 점령군 낙하산들이 하늘을 덮고 내려오듯이, 그런 류들이 대한민국을 덮어버리는 것일까? 혹시나 공직자들이나 군경마저도? 이렇게 모두가 흔들리다 보면 견고해 보이던 진리의 말뚝들은 뽑히게 되고, 지탱해 주던 사회적 신뢰도는 모두 쇠약해져서 바다뿐 아니라 땅마저도 대한민국을 토해내게 될지도 모를 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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