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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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라는 말씀은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는 태초에 하나님께서 존재하셨다는 것이고, 둘째는 하나님께서 세상 만물을 다 창조하셨다는 것이다.
둘째로 창세기 1:1이 의미하는 바는 자존하시는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무의 세계로부터 존재하는 모든 것을 창조하신 것이다. 하늘과 땅이란 일종의 메리즘(Merism)이다. 메리즘이란 서로 반대의 의미를 가진 어휘를 합성하여 전체나 전량을 의미하는 어법이다. 남녀노소는 서로 반대어를 합성한 것으로 모든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바울은 자기가 “헬라인이나 유대인에게 빚진 자”라는 말을 하고 있는 데 이는 선민과 비선민을 대표하는 말이다. 따라서 이 말의 의미는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그가 빚졌다는 의미이다. “지혜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라는 의미도 같은 어법이다. 따라서 창세기 1:1의 “하늘과 땅”이라는 말은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라는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에 모든 것을 다 창조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무”의 세계에서 세상의 존재하는 모든 것을 다 창조하신 것이다. 그래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셨다”는 의미로 보통 Creation out of nothing (creatio ex nihilo) 라는 말을 쓴다. 따라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가운데 스스로 생겨난 것은 없다. 자연발생적인 것은 없다. 이러한 까닭에 우리는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하여 “자연”이라는 말보다는 “피조물”이라는 말을 선호한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그의 지혜와 능력으로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창조하셨다고 말한다. 이 세상의 피조물들을 보면 우리는 그것들 하나 하나가 얼마나 오묘하고, 신비한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것들을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께 영광과 찬송과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롬 1:20). 하나님께서는 그가 만드신 모든 것에 대하여 기뻐하시고 만족하셨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안식하셨다. 하나님의 안식은 창조주 하나님의 그의 창조물에 대한 완벽성, 혹은 만족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그의 형상과 모양대로 창조하셨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그의 형상과 모양()대로 만드신 것은 사람을 그를 대신한 만물의 통치자로 세우시기 위함이었다. 고대 근동 세계에서는 지상의 왕을 신의 형상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바빌로니아에서는 하무라비 왕을 마둑의 형상, 느부갓네살을 벨의 형상이라고 하였고, 이집트에서도 바로 왕을 아톰의 형상 혹은 르의 형상이라고 칭하였다. 왕을 가리켜 신의 형상이라고 부른 것은 왕이 지상에서 신들을 대리하여 신의 백성들을 다스리는 존재라는 기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도 사람을 그의 형상대로 창조하시고, 만물에 대한 창조주로서의 그의 통치권을 사람에게 위임하였다. 따라서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이고, 하나님을 대신한 왕이다. 하나님이 대왕이시라면 사람은 왕이 된 것이다. 따라서 시편 8:5에 보면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관”을 씌우셨다고 말하고 있는 데, 여기서 “관”이라는 말은 히브리어 “아타라”를 번역한 것으로 왕관을 의미하는 말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왕관을 쓴 존재, 하나님을 대신하여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는 존재로 세우신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지으신 이 세상은 위로는 대왕이신 하나님이 계시고, 그 다음으로는 하나님께서 임명하신 그의 대리 통치자로 왕관을 쓴 사람이 있고, 사람 아래에는 사람의 보호와 통치를 받아야 하는 만물의 세계가 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에는 하나님-사람-만물이라는 위계 질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성경은 하나님께서 지은 모든 피조물을 창세기 2:1에는 “만물”이라고 지칭한다. “만물”이라는 말은 히브리어 “콜-츠바암”이라는 말을 번역한 것인데 이 말은 “모든 그들의 군대”라는 뜻이다. 히브리어 “차바”는 군대라는 의미이다. 여호와 하나님을 “만군의 여호와”라고 부를 때 바로 “차바”라는 어휘를 쓴다. 여호와를 군대를 다스리는 분으로 일컫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창세기2:1은 “하늘과 땅과 그들의 모든 군대가 완성되었다.”(Thus the heavens and the earth were finished, and all their hosts)라고 번역해야 옳다. 그러나 한글 성경은 독자들의 혼란을 피하고 이해를 돕기 위하여 “만물”이라고 번역하고 있다. 말하자면 창세기 저자는 하나님께서 지으신 세계는 하나님-사람-만물의 위계질서가 있음을 보여주고, 그것을 마치 군대와 같은 조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군대는 상명하복의 위계 질서를 가진 조직이다. 군대 조직은 왕이 통수권자로서 총사령관이라면 그 밑에는 각각 사단장 그리고 연대장을 비롯한 지휘자가 있고, 그 아래에 일반 병사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일에 어떤 사단장이 총사령관의 명령에 불복종했다면 그 사단장이 명령불복종의 반역죄로 처벌을 받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사단의 병사들도 그들의 사단장과 함께 명령 불복종이나 반역의 죄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을 것이다. 군대 조직은 이와 같은 결속력, 연대성을 가진 조직체이다.
그런데 바로 청세기 1장의 구조가 바로 고대 근동의 군대 조직과 흡사하다. 아담은 대왕이신 하나님의 봉신으로 왕이라 할 수 있다. 왕은 하나님의 봉신으로서 계속 충성할 때 의미가 있다. 왕, 아담은 대왕이신 하나님의 신하로서 백성을 돌보고 다스리며 하나님의 명령을 절대 복종해야 한다. 명령을 불복종할 때는 그의 통치권 아래에 있는 모든 피조물과 더불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연대성을 고대 근동의 봉건제도 곧 계약관계에서 볼 수 있다. 하나님은 창조주로서 종주이시고, 사람은 하나님의 대리 통치자로서 그의 속주이며, 피조물은 속주의 통치권 아래에 있지만 종주가 내리는 상벌에 있어서는 속주와 연대성을 갖는다. 이러한 의미에서 하나님과 사람과 만물의 관계는 언약관계이다. 사람과 만물은 하나님 앞에서 언약적 연대성을 갖는다. 따라서 아담의 하나님께 대한 순종 불순종의 태도 여하에 따라 피조물의 행복과 불행이 좌우되는 것이다. 모든 피조물은 아담과 그 운명을 같이 하는 존재인 것이다.
 그렇다면 창세기 1:2-31의 하나님의 창조의 세계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을 날자별로 그 순서를 기록한 것이 아니고, 1-3일은 빛, 궁창, 육지라는 영역을 창조하시고, 4-5일은 해와 달과 별, 새와 물고기, 그리고 짐승과 가축과 사람 등 각 영역을 무대로 그 무대를 지배하고 다스리는 자를 세우는 기록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창세기 1장은 만물의 기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태초에 스스로 계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계에 어떠한 조직과 질서가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창세기 1장을 통하여 우주의 기원이나 생물의 발생 연대를 추측하려고 하는 것은 창세기의 저자가 의도하는 바와는 맞지 않다.
창세기나 성경은 하나님의 창조로부터 시작하여 역사상 일어난 모든 사건을 연대순으로 기록한 책이 아니다. 그래서 인류의 역사를 5천년 혹은 6천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성경의 성격을 오해한 때문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천지 창조와 인간의 타락, 그리고 타락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하신 특별한 일을 선택적으로 기록한 “구속사”이다.  창세기 1-2 장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성경은 과학적으로 창조의 순서를 기술한 책이 아니다. 시 8편은 창세기 1-2장에 대한 해석이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를 바라보며, 하나님의 창조 세계에 어떠한 조직과 질서가 있는가를 설명하며, 그 창조 세계 가운데 사람이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의 사명이 무엇인가를 가르치고 있다. 따라서 성경은 고대 근동의 신화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성경은 성경이 해석한다. 이제 우리는 창세기의 창조 기사를 성경적인 관점, 곧 하나님과 사람과 만물 사이에 내재하고 있는 언약 관계성 속에  해석하고, 적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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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바른번역, 바른해석, 바른적용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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