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요즘 며칠 사이에 충격적이나 이미 수 없이 보고 들은 사회적 이슈가 들끓는 점을 목격하고 있다. 그것은 죄인을 다루고 법을 집행하는 소위 ‘사회정의 구현’을 목적과 목표로 일하고 있는 준사법기관의 검차내부의 성적추행이나 성폭행 사건을 다름 아닌 현직 여검사로부터 듣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단순히 소설형식을 빌어 고백을 통한 검찰 조직 내부의 실상을 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명 언론사의 매인 뉴스룸에 나와서 앵커와의 대담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명백히 들어 내놓고 단회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백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글과 뉴스를 통해서 나라를 온 통 들쑤시고 있고 평창 올림픽 뉴스를 대체하고 있다. 남북의 극단적 기장과 전쟁고조의 분위기 속에서 단절 되었던 남북의 대화가 오래 만에 해빙을 맞은 시기에 이 뉴스는 평창 뉴스의 반감을 덜기에 충분하다. 국정 농단과 촛불혁명을 통해서 출현한 문재인 정부가 9개월을 맞고 있는 과정에서 반역사적 적폐청산은 계속 되고 이명박의 다스와 국정원의 특수 활동비의 비리와 부패를 파헤치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명박 정부에서 벌어진 사건은 박근혜와 최순실을 중심으로 한 국정농단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의 국가적 상처에 분노를 더해 간다.
그런데 현직 검찰조직의 현직 검사가 8년 전에 있었던 검찰 조직의 최고 책임자인 법무부 장관과 검찰국장의 공공의 장소에서의 여검사에 대한 공공연한 성추행이 만천하에 고백되고 있는 것이다. 상명하복 일사불란한 조직공동체에서 여성이라는 가부장적 성적학대 행위는 아마도 밝혀진 것은 약과일 것이다. 아직도 여성이란 성적차별의 대상으로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오랜 동안 남성중심의 문화에 억눌리고 체념할 수밖에 없는 여성의 자리는 가슴앓이와 말 못할 한들로 가득하다. 한 여가수의 ‘여자의 일생’ 이라는 가요에서 보듯이 여자는 무조건 참고 살아야 하는 식의 삶의 현장에서 서리서리 한들이 쌓여 온 것이 사실이다. 지아비를 섬기고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칠거지악’의 울타리 속에서 살아 온 여인들의 한이 무엇으로 쉽게 풀리겠는가?
그렇기에 서지현 검사의 고백은 다시 한 번 우리 모두에게 충격으로 다가 온다. ‘검찰공화국’에서 당한 인권의 문제들이 역사에 가득하다. 죄 없는 자들을 간첩으로 몰아 재판도 없이 사형에 처한 ‘인혁당’ 사건 뿐 아니라 불의한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하며 저지른 숱한 죄들이 켜켜이 쌓여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동료 현직 검사를 농락한다면 힘없는 민중들을 얼마나 농락하고 멸시와 무시를 하며 거드름을 피우며 권력의 칼끝을 휘둘렀겠는가? 수사권과 기소권 종결권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검찰공화국의 일사불란한 상명하복의 무소불위의 권력집단 속에서 힘없는 민중들은 벌벌 떨지 않을 수가 없다.
문제의 핵심은 이것이다. 조직의 권력의 힘을 통한 공적인 폭력이 산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내세워서 얼마나 많은 성추행과 성폭행, 성적 억압을 자행해 왔는가? 한국교회의 도덕 불감증과 신을 앞세운 무소불위의 권력을 통해서 폭력을 행사해 온 죄들의 낱낱이 회개하는 일이 있어야 하지 않은가? 성직을 팔고, 교수라는 이름으로, 모든 조직의 힘으로 자행해 온 우리 사회의 공적 폭력이 얼마나 많은 생명들을 억압하고, 병들게 하며, 죽음으로 내 몰았는가를 철저히 회개하는 일 없이 한국교회의 내일은 기대할 수 없다.
교회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진정한 자유를 살지 못하는 한 그것은 성서적이지도 않고 정의와 사랑을 가르칠 아무런 명분도 능력도 없다. 교회와 신학교에서부터 이런 성적 범죄를 덮어 두어서는 안 된다. 이런 범죄가 있는 사람은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교회 내의 도덕불감증은 교회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교회사 속에서의 성폭력의 문제는 부끄러운 일들이 너무나 많다 가부장적 문화와 남성 중심의 문화 속에서 교회도 이러한 모순을 벗어나지 못하고 교권이나 성직의 힘을 통해서 숱한 범죄적 행위를 저질러 왔다. 대개의 경우 성폭력은 가진 자들과 힘 있는 자들의 자본과 권력 혹은 성차별에 의해서 자행되고 있다. 교회가 이점에서 획기적인 고백과 변화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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