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01(일)
 
1.jpg
신자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것이 행복이다. 나의 어머니는 27년간을 하루같이 새벽 기도를 다니셨다. 내가 갓난아이 적에는 나를 포대기에 싸서 업고 새벽 기도를 다니셨다. 나의 다리가 O자 형으로 휘게 된 것은 어머니의 새벽 기도로 인하여 생긴 신체 변화이다. 어머니의 새벽 기도를 통해서 내가 알게 된 것은 하나님의 자녀인 어머니를 성령이 인도하신다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보통 인간으로서는 흉내낼 수 없는 자녀 사랑이 매우 진하셨다. 내가 첫 직장에 출근할 때부터 어머니는 대문 앞에서 내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나를 위해 기도하셨다. 그리고 어머니가 심근경색증으로 자주 쓰러지시는 것을 염려하여 승용차를 구입하였을 때 어머니는 남다른 내공을 발휘하셨다.
매일 새벽마다 아들 모르게 혼자서 아들의 차를 세차하셨던 것이다. 내가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아주 추운 날 차창이 두텁게 얼음으로 덮여져 있어서였다. 알고 보니 어머니가 영하 20도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물을 끓여 세차를 하셨는데 그게 금방 얼어버리는 바람에, 어머니는 물을 끓여 바께스로 아파트에서 차에까지 나르고 나르면서 차를 닦고 또 닦으셨던 것이다. 나는 그런 어머니에게서 남다른 모성애를 감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도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어머니의 사랑 흉내를 내려 한 적이 있어 소개한다.
시속 140킬로미터. 우리 나라에서는 어느 고속도로에서도 규정을 벗어난 속도입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고속도로는 시속 100, 아니면 110킬로미터가 규정 속도입니다. 이걸 어기면 CC TV에 찍혀 벌금을 물게 되지요. 그러나 1980년대에는 CC TV가 널리 유포되어 있지 않던 때라 벌금 낼 확률이 높지 않긴 하였지만, 보편적으로 운전자들이 시속 110킬로미터를 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살아오면서 딱 한 번 교통 법규 규정 속도를 어긴 적이 있습니다.
삼십 대 초반에 주말 부부였던 적이 있습니다. 아내가 직장에서 원주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우리 부부는 주말마다 한 번씩 만나는 부부가 되었습니다. 주말이면 아내가 집에 와서 아들을 보고 가거나, 아니면 내가 원주로 차를 몰고 아내가 근무하는 병원의 기숙사로 다녀와야 했습니다. 원주로 내려가는 때면 그곳의 이름난 맛집을 찾아다니며 식도락을 즐기기도 하였습니다. 미나리에 얇게 썬 소고기를 싸서 구워먹는 고기말이나, 닭고기에 맛있는 양념을 입혀 구운 P치킨, 미꾸라지를 갈아 만든 추어탕 등은 지금도 침이 감돌 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가끔 아내의 근무지가 있는 Y시에서 탁구장에 가기도 하였습니다. 운동을 좋아하는 아내에 비하여, 나는 운동 신경이 둔하였습니다. 게임도 하였는데, 처음에는 그래도 남자라며 자신만만하였던 나는 시간이 흐를수록 큰 스코어 차로 지기 일쑤였습니다. 그래도 아내는 모처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며 해해거렸습니다. 그런 아내와 주말에만 만나는 것은 매우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보고 싶다. 나 오늘 밤 당신 보러 가야겠다.”
“아니. 내일 모레면 집에서 볼텐데, 밤 늦게 뭣 하려고?”
“으응. 아무튼 나, 지금 출발한다.”
시계를 보니 밤 10시가 넘었습니다. 더구나 추운 겨울이어서 곳곳에 빙판이 널려 있었습니다. 중부 고속도로를 타고 톨게이트에 들어설 때 조금 망설여졌습니다. 날씨가 눈발까지 날릴 정도로 좋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다시 차를 돌리기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감기려는 눈을 몇 번이나 똑바로 뜨고 차를 몰았습니다. 계기판을 보니 차는 시속 140킬로미터를 달리고 있습니다.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지. 문막 근처에서 긴 다리를 지날 때쯤에 도로 한복판에 희뿌연 것이 보였습니다. 빙판 같은데 그리 넓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그러자 차가 미끄러지면서 난간 근처에서 겨우 멈춰섰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빙판길이었던 것입니다. 정신을 수습하고 아내가 근무하는 병원의 위병소에서 밤 늦게 당도한 이유를 대충 둘러대고 아내를 불러냈습니다. 아내는 계속 삼 일 후에 볼 건대 왜 왔냐고 투덜댑니다. 그 날 따라 대입 예비고사 전날이라 모텔엔 빈 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욕실도 없는 여인숙의 빈 방을 잡아 겨우 아내와 사랑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9개월 후 예쁜 딸이 태어났습니다. 부부의 사랑이 참으로 예쁜 아기를 탄생시킨 것이지요. 그 딸아이가 무럭무럭 자라서 예쁜 처녀가 되고, 전자 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신랑을 만나 미국에 가서 잘 살고 있습니다. 시속 140킬로미터를 달려간 사랑이 아름다운 가족 한 쌍을 이루어낸 것이지요. 그 딸이 성인이 되어 행복한 가정을 이룬 걸 보면, 시속 140킬로미터 속도는 생애 딱 한 번 내 볼 만한 것이었습니다.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기독교인의 행복론 - 68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