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장에서 은퇴한 이들을 만나 대화를 해 보면 은퇴 후 급격한 노화 현상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는 고백을 들을 때가 있다. 이유로는 활동적이고 생산적인 인생 제1막은 내렸고 맡은바 소임은 다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의미를 두고 살 만한 것이 거의 없는 것 같아 무료해지기 시작하고 소극적으로 변하며 고독하고 소외감을 갖고 종종 자존심을 잃어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직장을 은퇴한 뒤 1년 안팎으로 사망하는데 그 이유가 직장 은퇴가 아닌 인생에서 은퇴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쓸모없고 지칠 대로 지쳤으며 자존심이 꺾기고 용기와 자신감을 잃고 활동을 멈추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 사회가 이런 감정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은퇴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하지만 우리 은퇴자들은 이러한 감정이 시대에 뒤떨어져 비과학적인 발상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약 50년 전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정신적인 기능이 25세 때 절정에 달하며 그 뒤로는 쇠퇴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35세 정도에 정점에 이르면 70세가 되어도 학습 능력은 17세 못지않게 유지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1951년 세인트루이스에서 개최된 ‘국제 노인학 학술 대회’에서 아이오와 주 체로키 출신의 라파엘 긴스버(Raphael glnzberg) 박사는 인간이 약 70세 정도가 되면 늙고 쓸모없기 마련이라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그 나이에 이르면 갑작스런 노화를 초래하는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조금 더 발전된 미래가 오면 70세를 중년으로 여기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는 40대를 대신해서 50대가 인생의 중년으로 여겨지는 시대를 맞고 있다고 했다. 일리가 있다. 그렇다면 세월의 흐름에서 인생 제2막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살아야 할지 고민해야한다.
30년간 정기 순회 강연을 했던 한 유명한 전문 강사가 지쳤다는 느낌을 갖기 시작했다. 강연 자체보다는 끊임없는 여행에서 오는 고단함과 온갖 성가신 일, 호텔 방에서 보내는 지루한 밤 때문 이었다. 친구들은 여행이 그를 늙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일을 그만 두기 직전에 있었다. 사실 그는 자신의 직업을 좋아했다. 이미 삶의 의미와 목표를 잃지 않기 위해 그것을 필요로 했을 것이다. 이즈음 그는 은퇴를 바라보고 골프를 치기 시작했다. 골프에 매료되었을 뿐만 아니라 거의 중독되다시피 했다. 그는 골프를 잘 치는 편 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비행기로 장거리 여행을 하던 중 갑자기 새로운 목표가 떠올랐다. 그 새로운 목표는 미국 각 주의 가장 유명한 골프장에서 최소한 한 번 이상 골프를 쳐보는 것 이었다. 그는 상상의 날개를 폈다. 가장 어렵기로 유명한 페불비치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뒤 사진을 찍고 있는 자신을 떠올려 보았다.
한적한 알레스카의 골프 코스에서 진짜 러프에 처박힌 모습을 상상하며 혼자서 웃음 짓기도 했다. 혼자 곰곰이 생각하던 것이 점차 진지한 생각으로 바뀌었다. 다음 며칠 동안 그 생각을 자주 떠올리기에 되었다. 그는 시험 삼아 10일간의 강연 여행에 골프채를 가져가기로 결심했다. 강연 일정 사이사이에 골프예약을 해두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날이 되자 여행을 염려하기보다 오히려 고대하는 느낌이 들었다. 새로운 목표가 생겨나자 한 번 쯤 쳐보고 싶은 골프장이 있는 곳으로 강연 일정을 잡기 위해 그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열정과 에너지가 솟아났다. 그는 직업 수명을 연장하고 거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수명도 연장하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지금도 73세의 전문 강사 겸 골프 선수인 그는 지칠 줄 모르고 있다. 그러기에 인생 2막을 사는 우리들은 인생의 목표를 가지고 창조적인 일을 해야 한다. 목표가 있어야 많은 사람들이 일을 그만 두거나 시대에 뒤떨어지기 시작하는 나이에 새로운 흥미 있는 일을 할 수도 있고 또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 즉 2막에서 막은 반드시 다시 오르는 것이다.
미켈란젤로는 80세가 넘어 최고의 작품을 만들었으며 괴테는 80세가 넘어 파우스트를 썼다. 발명가 에디슨은 90세가 넘어서도 연구를 계속했으며 피카소는 75세 이후에 미술계를 지배했다. 라이트도 90세 이후에 여전히 창조적인 건축가로 지목받았으며 버나드쇼는 90세에도 희곡을 창조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전직 미국 대통령인 지미 카터(Jimmy carter)는 비참할 정도로 불운하고도 불안한 임기를 보냈으며 대통령 재선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물러나야 했다. 그 뒤 침통한 모습으로 고향 조지아 주 플레인스로 돌아갔다. 하지만 현재 그는 재기에 성공해 명성, 위신, 영향력 등에서 초당파적인 지지를 얻고 있으며 많은 역사학자가 그를 ‘최고의 전직 대통령’ 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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