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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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레미야 선지자가 활동하던 시기의 북왕국은 이미 아시리아에게 망하였고, 이제 바빌로니아가 남왕국 유다를 공격하기 위하여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예레미야 17장은 이러한 배경을 두고 여호와께서 유다의 죄를 지적하며 유다에게 내릴 심판을 기록하고 있다.
유다의 죄는 여호와 하나님의 신부요 아들인 자들이 바알에게 제사하고, 여호와를 떠난 것이다(1-4). 하나님께서는 이들의 죄악을 그들의 마음 판과 제단 뿔에 다이야몬드 촉으로 새겨 놓으시고, 유다에게 주셨던 유업의 땅을 빼앗고 이들을 이방 땅의 종으로 보내시겠다고 선언하신다. 바빌로니아에 포로로 잡혀갈 것을 미리서 선고하신 말씀이다. 그리고 여호와께서는 유다의 죄 목록을 나열하시며 이들이 받을 죄 값을 시의 형식으로 선언하신다.
5-11절은 그 형식과 주제가 시편 1편과 유사하다. 시편 1편이 의인과 악인을 각각 시냇가에 심은 나무와 바람에 날리는 겨에 비유한 것이라면, 예레미야 17:5- 11은 여호와를 떠난 자와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를 각각 사막의 가시덤불과 물가에 심은 나무에 비유한다. 시편이 인생들의 현재 삶을 주로 다루는 것이라면 예레미야서의 시 귀는 인생들의 결말을 다루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들에서 흐르는 신학적 주제는 시편이나 예레미야서나 다같이 관계에 대한 것이다. 시편에서 시인은 여호와의 말씀을 즐거워하여 주야로 묵상하는 자를 시냇가에 심은 나무에 비유하며, 그는 결국 여호와께서 아시지만 악인은 바람에 날리는 겨와 같아서 결국은 망할 것이라고 말한다. 개역 성경에서 “인정하다”고 번역하는 히브리어 “야다”()라는 말은 우리 인간들 사이에 가장 가까운 관계, 부부 간의 성관계를 표현하는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말씀을 즐거워하고 항상 묵상하는 사람과 마치 부부와 같은 관계를 가지시겠지만, 바람에 날리는 겨처럼 시류를 따라 사는 사람은 결국은 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말씀이 하나님이라는 것을 상기한다면 의인은 하나님과 인격적이며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사는 사람을 의미할 것이다. 그러나 악인은 바람에 날리는 겨처럼 뿌리가 없다. 정함이 없다. 자기의 분명한 인생철학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바람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시류를 따라 떠도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예레미야서는 1-4절 서론에서 여호와께서는 유다와 맺어 온 그동안의 관계를 하나님께서 끊겠다는 것을 선언하신다. 유다는 북왕국 이스라엘과 더불어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언약의 백성이다. 그들은 이집트에서 400년 동안이나 노예생활을 했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을 구출하여 홍해를 건너 시내 산으로 데려와 이들을 그의 백성으로 삼는 언약을 맺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언약을 통하며 하나님과 백성, 남편과 아내, 그리고 아버지와 아들과 같은 관계로 비유하고, 해석하고, 그러한 관계를 염두에 둔 생활을 해왔다. 말하자면 이스라엘은 왕이신 여호와의 백성, 여호와의 신부, 여호와의 아들이 된 셈이다. 따라서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싸우고 보호하시는 일을 하셨으며, 이스라엘을 신부로 맞았기 때문에 신랑이 신부에게 살 거처를 마련해 주는 것처럼 가나안 땅을 그들의 새로운 거처로 주셨으며, 또한 바로의 노예, 이스라엘을 아들로 삼으셨기 때문에 마치 아버지가 자식에게 자기 유산을 물려주듯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유산, 상속 재산으로 물려주시고 그들을 유업의 백성 (기업의 백성), 가나안 땅을 유업의 땅(기업의 땅)이라고 부르셨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관계를 잘 유지하고, 더 돈독하고 견고하게 발전시켜야 할 의무를 가진 사람이 된 것이다. 백성으로서 하나님께 복종하고, 아내로서 정절을 지키며, 아들로서 아버지의 명예를 더욱 영광스럽게 했어야 했다.
그러나 본문의 서론을 보면 이들은 하나님의 명을 거절하고, 높은 산 푸른 나무 아래 제단을 만들고, 아세라 기둥을 세웠다. 아세라는 가나안의 가장 영향력이 큰 바알 신의 아비, 엘(El)의 아내이다. 이들은 모두 가나안 땅의 번식을 주장하는 신으로 알려졌다. 유다는 그의 신랑 되신 여호와를 버리고 아세라를 따라 간 것이다. 신부로서 음행을 저지르고 반역한 것이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는 그가 유다에게 준 유업을 빼앗고, 그들이 알지 못하는 땅으로 쫓아내서, 그곳에서 종노릇하게 할 것을 선언하신다(17:3-4). 여호와께서 그의 백성으로부터 땅, 곧 유업을 뺏는다는 것은 시내 산에서 유다와 맺은 언약을 철회하여 신부에게 주었던 거처를 빼앗고, 그들에게 주었던 유업, 곧 유산을 철회한다는 의미이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는 이혼서를 가지고 아비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며, 입양 관계가 깨진 아들은 그의 본 신분인 종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여호와께서는 이들을 선택하시기 이전의 상태로 돌려보내시는 것이다.
이러한 신학적 배경을 염두에 두고, 본문 예레미야서를 보면 여호와께서는 그를 떠나 아세라를 섬기는 자들을 향하여 저주를 받고, 사막의 가시덤불 같이 되며, 소금 땅에서 살 것이라고 선언하신다. 시내 광야나 네게브 지역은 광활한 모래 자갈밭이다. 식물이 살 수가 없다. 나무도 없고, 풀도 없다. 몇 키로 사이에 사방 2-3m 넒이의 가시덤불이 듬성듬성 나 있을 뿐이다. 이런 곳에는 어떤 생물도 살기 어렵다. 소금 땅이란 사해 근방의 땅이 암염으로 이루어진 계곡, 절벽 등을 말한다. 사해는 빗물에 소금이 씻겨 그 염도가 유지되고 있다. 앞으로의 유다의 운명이 바로 이러한 가시덤불과 같이 되고, 소금 땅에 사는 사람들이 될 것이라는 말씀이다. 이들이 여호와께서 주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잘 먹고 잘 살며 자기의 온갖 욕심을 다 채웠지만 그들을 여호와를 떠났다. 시류를 따라 자기 욕심을 채우고 산 사람들이다. 여호와께서는 이들을 자고새에 비유하신다. 자고새는 가을이면 사해에 몰려드는 꿩과의 새인데 알을 많이 낳아서 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새가 남의 알을 훔쳐다 품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남의 재산이나 재물을 빼앗아 부자가 된 자를 바로 이 자고새에 비유하는 데, 자고새의 새끼들이 자라면 품어준 어미의 품을 떠나 버리듯이 불의한 자들의 재물도 결국은 다 빠져 나갈 것이라는 말씀이다. 사막의 가시덤불과 같은 인생들의 말로를 가리키는 말씀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신실하게 충성된 사람은 어떤가? 물가에 심은 나무와 같다고 했다.  그 뿌리를 시내까지 뻗어 더위가 와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잎사귀가 푸르고 가문 해에도 염려 없이 열매를 맺기를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17:7-8). 시편에서는 이러한 사람을 시냇가에 심은 나무로 비유하고, 궁극적으로 여호와께서 아는 사람이라고 했다.
시편이나 예레미야서나 다같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저버리고 하나님을 떠나 시류를 따라 사는 사람은 결국 사막의 가시덤불이나 소금 따에서 죽어가는 인생들처럼 망하게 될 것이며, 반면에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고 하나님을 떠나지 않는 사람은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 열매를 많이 맺어 하나님께서 그를 알고, 그가 하나님을 아는 깊은 언약적 관계 안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한다고 하면서도 마음 속 깊은 곳에 아세라 상을 세워두고, 자고새처럼 살아간다. 시류를 따라가며, 죄를 사모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람의 심장을 살피는 자라고 했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이 만물보다 더 거짓되고 부패하다고 선언하신다(9, 10). 우리는 우리의 속마음을 감출 수 없고, 우리의 깊은 생각을 숨길 수 없다. 무엇이든지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밝혀지지 않을 것이 없다. 비밀이 있을 수 없고, 죄가 들어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의 운명이 마치 사막의 가시덤불 속에서 살아가는 인생 같다. 언젠가는 소금 땅에 버려져 썩지 않는 송장이 될 것 같다.
이러한 절박한 가운데 예레미야 선지자는 “여호와시여 저를고치소서!”하고 매달린다(14). 여호와 하나님만이 병들고 부패한 우리를 고칠 수 있는 유일한 소망이기에 우리를 구원해 달라고 간구한다(14). 시편의 의인은 궁극적으로 말씀이신 예수님께 뿌리를 내리고 예수님과 띠를 띠어 새 언약적 관계에 들어간 자를 의인이며 복 있는자라고 했다. 예레미야도 여호와를 신뢰하고 의지하는 자, 말하자면 시류를 따라 아세라를 따르지 않는 자를 복 있는 자라고 말한다. 예수님과 언약적 관계를 맺고 그 안에 거하는 자만이 어떤 역경 가운데서도 열매 맺기를 그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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