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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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에 베트남에서 김정은을 만나기로 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핵 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단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을 원치 않는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이것이 얼마나 많은 우려를 갖게 하는지 모르겠다. 지난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북한의 핵무기를 없앨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던 트럼프,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그에 준하는 결과물을 낼 것을 예측했다. 그러나 막상뚜껑이 열린 회담결과는 북핵에는 손도 대지 못한 채, 한·미 연합훈련 축소와 같은 한미동맹에 균열을 가져왔다.
그런 경험을 가진 우리로서는 시작부터 “단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을 원치 않는다”는 그의 발언을 심각히 받아들이는 것을 터 잡으면 안된다. 기세등등하게 시작했던 1차 회담의 결과가 그렇게 참담했는데, 시작도 하기 전에 저런 입장이면 충분히 그 결과를 예견해 볼 수 있다. 우리가 기다리는 결과는 “북핵 핵심 시설들의 신고와 검증의 보장 그리고 명확한 시한”이다. 이것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단순한 정치 이벤트에 불과할 것이고, 그런 결과는 트럼프의 재선가도에 치명적인 결함으로 작동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눈에는 트럼프가 자신의 재선을 위해 기묘하게 포장된 정치이벤트를 만들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는 단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실험만을 막고 그것을 대선용으로 활용할 포장술을 구사하는 것 같다. 그것도 과대포장에 허위 내용물로 말이다. 정말 저급한 장사꾼의 속셈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을 필연적으로 북학의 핵무장을 정당화해주고 궁극적으로 핵보유국으로 가는 대로를 열어줄 것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핵개발에 성공했던 나라들 중에서 결국 핵보유국이 된 인도, 파키스탄의 경로와 거의 유사하다.
더욱이 가관인 것은 이 회담을 지휘해온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협상으로 남북교류의 물꼬를 터 줄 수 있을 것 같은 대북 유화발언이다. 미국이 폐기를 요구하는 영변 핵시설은 이미 그 수명을 다했다. 북한으로서는 버려도 전혀 아까울 것도 없고 더 이상 쓸모도 없는 연변 핵시설을 폐기대상으로 삼는 것은 미국의 중대한 실수든지 아니면 손쉬우면서도 허울좋은 전리품을 챙기려는 정치적 꼼수로 볼 수밖에 없다. 북한은 이미 버린 영변 핵시설을 내주고 미국의 힘으로 남북경제교류를 틀려고 한다. 전리품을 노리는 미국을 가지고 노는 현상이다. 결국 그렇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정부도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이 속히 재개되기를 고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으로서는 전혀 거리낄 것이 없는 거래의 조건이다. 북한이 간절히 원하고, 남한이 미국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에서 미국은 영변핵시설 폐기라는 구체적인 결과물을 챙기고, 한국에 남북교류 OK 싸인을 주면 된다. 미국은 허울 좋은 성과물을 얻고, 한국은 북한에 자금줄을 대어 주고, 북한은 자금을 얻고 경제제재의 틀을 깰 수 있다. 누가 이 협상의 승리자인가? 결국 핵보유국으로 인정된 북한을 머리에 인 우리는 핵의 포로가 되어야 한다.
트럼프의 장사꾼적 판단이 미국 정치에 그대로 적용되리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이미 그의 장사꾼적 정책들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며 미국의 위상을 흔들고 있다. 자국 경제를 살리고 자국의 이익만을 지키면서 동맹국을 위험으로 몰아넣은 정책은 미국과 국제 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야기할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의 국익은 단순히 미국 내 경제가 돌아가는 것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익은 모든 우방 동맥국들의 이익과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것을 간과하고 자기 이익만 챙기려는 트럼프를 장사꾼이라고 폄훼하는 것을 나무라지 말라. 한곳이 뚫린 제재는 더 이상 제재로서의 효과를 낼 수 없다. 북한이 협상으로 나온 이유가 제재 때문인데 어느 한 곳에서라도 생명수가 공급되면 북한이 비핵화를 서두를 아무런 이유가 없다. 적어도 핵은 자신들의 생존 수단이기에 미국의 정통한 정보통들은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이것을 백악관이 모를 리 없다.
올해가 삼일독립운동 100주년이다. 그렇게 되찾은 나라이다. 이제는 정말로 아름답고 행복한 나라를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텐데,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담보할 세기적 담판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하기야 트럼프가 우리에게 역할을 주지 않으니 이를 어찌하겠는가? 일제의 폭압에서 벗어난 우리가 이제는 핵의 공포아래 살아야 한다. 화려한 TV쇼를 준비하고 있는 미국과 북한을 보면서 느끼는 씁쓸함이 가슴을 채우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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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하노이, 그리고 시작되는 핵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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