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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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초미세 먼지농도가 300㎍/㎥에 이르는 헤이즈(haze)라는 연무(煙霧)가 싱가포르 전체를 뒤덮었다. 마스크가 동나고, 초·중·고등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고, 정부는 노약자들에게 안약, 비타민, 비상식량 등이 담긴 긴급 구호 물자를 제공하는 등 싱가포르는 국가적 비상사태에 직면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미세먼지의 발원지는 인도네시야였다. 오일과 펄프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대규모 경작지를 개간하기 위해 보르네오와 수마트라섬의 열대림에 고의로 불을 지른 까닭이었다.
인구 600만명의 싱가포르에 비해 2억7천만명을 가진 인도네시아는 처음부터 싱가포르의 상대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와 대국 인도네시아 사이에서 벌어진 미세먼지 싸움에서 싱가포르가 이겼다. 싱가포르의 정권은 자신들과 후손들의 미래를 위하여 좌고우면하지 않고 칭얼대지 말라고 빈정대는 강대국 인도네시아를 결국 굴복시켰다.
지난 한 주간은 도저히 마스크를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미세먼지를 참기 힘들었고, 결국 마스크를 사서 쓰면서 치밀어 오르는 정부의 무능한 대응에 화를 낼 수 밖에 없었다. 최소한 이 미세먼지의 50%이상의 책임이 중국에 있는 것이 사실인데, 어떻게 중국을 향하여 말 한마디 못하는 이 정부는 어디에 관심이 있는가? 중국에게 일정한 책임이 있다는 우리 대통령의 말에 일개 중국 관리가 근거를 대라며 빈정거려도 대꾸도 못하는 참 비굴하고 못난 정권이다.
어떻게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중국에 대하여 그렇게 호의적인가? 우리가 사드 때문에 그렇게 당하고 있을 때도, 미국과 정부를 나무라더니, 이제는 살인적인 미세먼지가 그곳에서 날아오는 데도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그곳에서 밥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하고 혼밥 외교 소리 듣는 중국에 뭐가 그리 아쉬워서 굽실거리는 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 땅이 온통 중국발 미세먼지로 일주일 이상 경보가 발령되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라인이 치밀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움직이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다. 중국이 우리 대통령이 한마디 한다고 ‘네네’하고 나올 나라도 아니고, 어떻게든 면피하려는 북경의 멱살을 잡을 생각을 해야지, 말과 말 그리고 대책을 위한 대책으로 미세먼지가 막아지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가끔 중국에 들르면 공항에서부터 쌓여 있는 미세먼지는 정말 참기 힘들다. 그런 먼지가 그대로 날아들고 있는데, 이것의 근거를 대지 못해서 하급 관리로부터 대통령이 면박을 당해서야 되겠는가 하는 말이다. 도대체 우리 기상학자들은 뭘하고 있고, 주중 대사관은 또 뭘하고 있는가? 이 문제에 집권당은 꿀먹은 벙어리이고, 정부의 대책이란 것들이 가관에 가관이고, 여기에 대한 문책도 없고, 그냥 바람 불어 좋은 날만 계속되라고 빌고 있는가?
중국은 우리 삶의 영역에서 어쩔 수 없이 같이 가야 하는 지정학적인 한계와 운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그들도 우리의 하늘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는 당당한 따짐을 왜 못하고 있는가? 설마 그 하급 관리가 내놓으라는 과학적 근거가 미약해서인가? 그게 사실이면 중국에 대들지를 말든지, 그게 맞았다면 우리 대중 외교역량을 총동원하여 중국의 대책을 받아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진심으로 묻겠다. 지금 중국 눈치를 보아야 하는 이유가 북핵 때문인가?
부탁인데 문재인 정부는 북핵 해결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우리 힘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사실, 하노이 노딜의 30분전까지도 평화협정을 운운하는 그런 초라한 정보력과 신뢰도를 가지고 무슨 중재자 노릇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중재는 힘과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청와대와 백악관이 엇박자를 낼 때부터 미국의 신뢰를 잃었고, 미국의 신뢰를 잃은 청와대를 평양은 신뢰하지 않는다. 거기서 무슨 중재자를 자임하겠다고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는가?
문재인 정부가 북핵 신드롬에서 벗어나는 순간, 더 대담해질 수 있고 당당해질 수 있다. 어차피 북핵은 한미가 협력하여 북의 동의를 받아내는 길밖에는 없다. 어차피 홀로 불가능한 일에 업적을 남기려고 애쓰지 말고, 후손들의 맑은 하늘을 위해 당장 특사를 파견하여 북경과 담판하라. 싱가포르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가 많다.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정부의 간절함이 상대가 누구든 이기게 할 것이다.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북핵, 오직 그 하나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겠다면 우리는 문재인 정부의 북핵에 관한 근본적 입장을 의심할 수밖에 없음을 경고하는 바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 좌고우면하면 우리 자손들의 미래가 너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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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좌고우면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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