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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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4.15 총선의 과정과 결과는 승패를 떠나 보수세력들에게 많은 교훈을 남겼다. 선거 한달 이전에는 야당 통합과 줄이은 불출마 선언, 여당과 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적 비판과 초기 코로나19 사태의 대처 실패에 따른 분노로 야당의 압승을 예측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이것은 희망사항이었고 연이은 야당 지도부와 후보자들의 실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를 망친 것은 전체적인 전략 부재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여당은 국민적 비난과 염치 불구하고 위성비례정당을 만들면서도 일사분란한 선거체제를 유지하면서 전략적 대처로 위기를 돌파해 갔다. 대표적인 것이 악재였던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오히려 우리나라가 잘 대응한 것으로 세계언론의 평가를 받자 이를 호재로 바꾼 것이다. 동시에 야당의 계속되는 막말과 혼란의 반사이익을 빠짐없이 챙겨 사상 유래없는 결과를 얻었다. 야당은 참 미숙하고 어리석고 난삽했다. 전략도 전술도 목표도 책략도 없었다. 국민이 뭘 원하는 지, 어떻게 하라는 지도 모르는 것 같았고, 만일 알고도 그랬다면 이들은 향후 수십년은 정권을 잡아서는 안될 집단이다.
보수 야당의 최고의 실책 중에 하나인 막말(舌禍)는 차명진 의원의 세월호 관련 발언이며, 황교안 대표의 n번방 언급이다. 정말 이렇게도 국민 정서를 읽지 못할 수 있는가? 항간의 이야기처럼 세월호 사건은 해상 교통사고이며, 야당 주장대로 정부 여당과 관련 인사들이 지겨울 정도로 우려먹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본질은 그것이 아니다. 300명이 넘는 꽃같은 중학생들이 어른들의 무책임과 무능력으로 뱅골만 차가운 바다속에 수장되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군인 3만 아니 30만명이 전사한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참사이다. 알토란 같은 자식을 그렇게 고통스럽고 비참하게 그것도 아무런 의미없이 죽었고, 그 이유가 책임있는 이들의 무책임과 무능으로 죽었다면 이것은 그 당시 집권세력에게는 영원한 주홍글씨임을 왜 모르는가?
여당은 줄기차게 이를 반복하고 반복하며 활용해도 절대로 손해보는 일이 없다. 그렇게 강력한 대선 후보였던 이회창 총재가 막상 투표에서 왜 두번이나 실패했는지를 잊었는가? 국민감정이 그렇다는 것이다. 내 아들이, 또는 내가 2년 혹은 3년 이상을 혹독하게 치른 군대생활을 고관대작의 자녀라고 면한 사실은 그 어떤 현실이라도 막상 투표장에서는 손이 가지 않는다. 이처럼 세월호는 모든 국민에게서 미안하고 안쓰럽고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다른 원호대상이나 예우들보다는 비교도 안되고 말도 안되는 지원이 있더라도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다. 이것이 민심이다.
그런데 이 일을 개인적 술자리나 식사자리가 아닌 공개석상에서 비난하고 흠잡으면 그 순간 중도민심은 본능적으로 돌아서고 여당은 박수치고 기뻐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이는 중대한 전략적 실수이다. 야당은 지금이라도 세월호 사건을 여당의 전유물로 주지 않을 전략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야당은 당시의 집권당이었기에 지금 여당보다 세월호에 대하여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도대체 국민을 상대로 정치를 한다는 야당의 이런 행태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또 하나 황교안 대표의 n번방 사건 단순 관련자 홍호 발언은 그야말로 패배의 화룡점정이었다. 필자도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야당이 졌구나. 질 수 밖에 없구나!”하고 탄식했다. n번방 사건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어떠했는지 청와대 민원 청원숫자만 보아도 알 수 있는데, 거기에 호기심으로라도 접근했던 사람까지 엄벌해야 한다는 말을 못할지언정,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발언은 그야말로 국민적 감정에 기름을 퍼붓는 꼴이 되고 말았다. 황 대표는 “누구든지, 비록 단순히 실수로 관련된 사람들까지 검찰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해야 했다.
야당은 소소한 전투에서 이긴 야당의 오만함과 자기지분 챙기기의 어리석음이 4.15전쟁에서의 대패를 가져왔다. 전략부재, 비젼부재, 인재부재, 리더쉽부재... 온통 부재 덩어리 군대를 이끌고, 우선 무턱대로 전장으로 떠한 오합지졸 앞에, 몇 번의 전투 패배를 반면거울로 삼아 잘 정돈된 여당의 정규군에게 완패했다. 어떤 것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완전히 해체하고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다시 창당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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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에 이기고 전쟁에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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