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12(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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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 당대표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승리한 이준석 대표를 바라보는 각계 각층의 생각이 복잡하고 심란한 듯하다. 칭찬하고 박수치자니 그의 짧은 경륜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고, 같지 않는 꼰대들을 생각하니 자다가다도 벌떡 일어나 꼭 이기라고 응원하고 싶은 심정이 이 사태를 바라보는 세대를 막론한 시대양심의 생각임에는 틀림없다.

 

이준석이라는 개인에게 열광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0선의 38세 미혼 청년을 향한 열광은 기형적이고 왜곡된 사회병리 현상에 실망하고 좌절한 이들의 분노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뚜렷한 정치투쟁 경력은 고사하고 지방의원의 경험도 없는 그가 이런 일으킨 태풍의 이유는 기성세대의 꼰대질에 절망한 젊은이들의 반란이며, 변화와 가능성을 기대했던 기성세대의 정부를 향한 배신감이다. 현 정권에 대하여 열정적 지지를 보냈던 전 연령층에서 일제히 등을 돌린 이 무서운 현상이 이를 증명한다.

 

분노와 절망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증상은 심각하고 두려운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런 증상의 책임자들은 전혀 보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들은 잘하고 있으니, 젊은이들의 저항을 설익은 과일 정도로 취급하고, 기성세대의 치열한 질문에는 패거리적 정치로 응전하는 몰염치와 적반하장에 놀랄 뿐이다. 180여석에 가까운 의석을 믿고 내로남불하여 힘으로 밀어붙이다가 완패한 지난 보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고만장한 집권당의 그 용기가 정말 눈물겹게 가상하다.

 

이제 이들을 정리해야 할 때가 되었고, 민심은 지금의 리더쉽을 물리고, 정당하고 공정한 민주주의의 가치와 질서를 회복할 새로운 리더쉽을 요구하고 있다. 비단 이런 현상이 정치권에만 있을까? 또 젊은이들이 움직이는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걸친 그들의 반란을 기성세대가 감당할 수 있을까? 아무리 후하게 쳐주어도 이 젊은 반란을 진압할 힘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이준석 현상을 바라보는 교회 지도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교회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젊은 크리스천들, 단순히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적대적 공격으로 나서는 그들에게 교회 지도자들은 어떻게 응답할까? 그렇다고 기성교인들은 만족하고 있을까? 분명히 그들도 고루한 교회 지도자들을 향하여 의미 있는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교회는 서서히 구체화되고 있는 젊은 크리스천들의 반란을 수습하고 감당할 수 있을까? 무엇을 내세워 무력화 시킬까? 지금까지 교회 개혁을 요구하며 용감하게 맞섰던 이들을 가차없이 제거해온 한국 교회가 거센 파도, 들불처럼 일어날 젊은 크리스천들의 도전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결국은 절망적이라는 필자의 생각에 달리던 필이 잠시 멈춘다.

 

더 큰 문제는 이준석처럼 거세게 나설 용기있는 젊은 크리스천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회는 청년들의 발언대를 빼앗고, 무시하고, 그들의 저항을 꼰대 권위로 교회밖으로 내몰았다. 결국 그들은 떠났고, 교회 밖에서 방황하고 있다. 청년들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필자와 같은 이들의 목마름이 격해지는 순간이다. 한국교회의 이준석은 없고, 앞으로도 가능성조차도 없다는 현실이 답답하다. 지금이라도 그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책임과 권한을 주면 안될까? 언제까지 그 높고 거룩한 자리는 종교 꼰대들의 전유물이어야 하는가?

 

0선의 38세 미혼 청년이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의 가능성을 드높이는 이 시대에 여전히 7,80년대 교회 성장신화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꼰대들의 놀이터에 터질 수류탄이 준비되면 좋겠다. 그래도 기도하기는 그 수류탄이 터지기 전에 그 놀이터에 청년들의 거칠고 서툰 음성이 들렸으면 너무 좋겠다. 그렇게 변한 놀이터에서 젊은이와 기성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갔으면 정말 좋겠다. 이런 생각이 샘솟고, ()은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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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임성택 교수의 ‘이준석 돌풍을 바라보는 교회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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