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8(화)
 
  • 임성택 교수(강서대학교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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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쌍용자동차 파업에 동참한 노조원들에게 47억원 배상 판결이 내려진 후 시민들이 노조원들을 돕기 위해 노란봉투에 성금을 담아 47,000여명의 시민이 144천만 원의 성금을 모은 일을 계기로 '노란봉투법'이라는 말이 생겼다. 이 법의 취지는 기본적으로, 정당한 쟁의행위와 그렇지 않은 불법적 쟁의행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워서,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한 손배, 가압류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 법을 발의한 사람들은 쟁의행위는 분명히 법으로 보장된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사용자가 '손해배상과 가압류'라는 민사소송을 통해 정당한 쟁의행위를 저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위한 해당 법안은 20154월 새정치민주연합(현재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34명이 '노란봉투법'을 발의하였고, 19대와 20대 국회에서 연달아 폐기가 되었고, 21대 국회에서는 4(민주당 3건과 정의당 1)의 노란봉투법이 발의되었다가 결국 금년에 민주당과 정의당 위원만 참여해 찬성 9, 반대 0표로 노란봉투법이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모든 법이 그러하지만, 나름대로 정당성과 합법성을 가지고 있다. 법 자체의 정당성과 합법성만을 보면 불필요한 법이 없기 마련이다. 그런면에서 노란봉투법이 정당성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모든 것에 상대가 있듯이 사용자들의 주장도 반영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할지 모른다. 이것을 필자는 파란봉투법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분명히 우리나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3(손해배상 청구의 제한)에 의하면 사용자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이 법 조항으로는 근로자의 쟁의권을 완전히 보장받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최근 우리는 노동조합의 과격한 정치 투쟁과 노조의 설립목적에 반하는 파업에 의해 과도한 투쟁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 이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에는 노조를 향한 심정적인 지지를 철회하면서 근심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한 노조는 반드시 개혁되어야 한다는 귀족노조에 대한 반발심리가 확장되고 있다. 회계 장부의 공개를 거부하고, 국민 혈세로 지원받은 경비의 지출 내역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귀족 노조의 전횡이 만천하에 드러난 시점에서 더 이상 순수한 노동자의 권익 대변자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젊은이들이 이에 반발하여 제3의 노조를 만들고 스스로를 지키고 있는가?

 

이런 시점에서 다수의 힘으로 등장한 노란봉투법에 대하여 국민의 가슴 속에는 파란봉투법이 싹트고 있다. 사용자가 마음대로 기업활동을 할 수 있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법, 사용자들이 마음놓고 기업의 능력을 고양할 수 있는 법, 악덕 사용자들은 반드시 법으로 처단하였겠지만, 사용자들의 건강한 기업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파란봉투법을 만들어야 한다.

 

이 시대는 노란 봉투법도 필요하고 파란 봉투법도 필요하다. 어느 한편만을 위한 법이 득세할 경우 이 국민들에게 그 봉투법들은 찢어진 봉투법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언제부터인가 진영논리가 득세하고, 같은 편은 무조건 선이고 상대는 무조건 악이라는 편가르기가 만들어낸 법이라면 그 법은 찢어진 봉투법이다. 비오는 골목실을 걸어가는 다정한 아이들의 우산이 보기 좋듯이 우리들의 노동환경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거기에 섞여 있는 찢어진 우산도 빨강 우산과 파란 우산과 함께 빗속에서 다정하게 걸어간다. 우리의 노사도 그렇게 다정하게 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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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임성택 교수의 ‘노란 봉투, 파란 봉투, 찢어진 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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