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춘오 목사(발행인)
한국기독교는 이제 그 역사가 140여 년에 이른다. 이 기간 기독교는 우리사회의 주류종교로 자리잡았다. 6만여 개의 교회와 1천만 신도가 사회적 기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사회에 기독교만한 역동적 종교집단은 아직은 없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교회가 그 신행(信行)에 있어서 많은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기독교는 신행 즉 믿음(信)과 행함(行)이 일치할 때 비로소 바른 신앙(正信)이 되는 것이고, 그것이 일치하지 않을 때 그 신앙은 사이비 신앙(似而非 信仰)이 되는 것이다. '사이비'란 겉모양은 비슷하나 그 본질은 전혀 다른 가짜를 이르는 말이다. 이단(異端)은 교주우상주의나 정통교리에서 이탈한 현상임으로 쉽게 분별하고 판단할 수 있지만, 사이비는 그 분별이 쉽지 않다. 사이비 신앙에는 기복주의나 맹신주의 또는 신비주의 등도 있지만, 이보다 더 무서운 사이비는 교회의 사유화, 교회의 상업화, 교회의 정치화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에는 이 교회의 사유화, 교회의 상업화, 교회의 정치화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것이 교회의 타락이다.
300여 개로 갈라진 교단의 분열을 틈타 교회간판을 달고, 교세를 확장하고, 교인들의 헌금으로 부동산을 늘려 그것을 사고 파는 목회자들, 교회를 마치 세속적 상업주의 집단처럼 운영하는 대형교회들, 또 애국을 빙자해 교인들을 선동하고 헌금을 제 멋대로 사용하는 교회지도자들이 그런 부류이다. 이런 교회지도자들은 신앙이 아니라 돈 몇 푼씩 들고 다니며 그것을 흔들어 보이며 나를 따르라고 한다. 지금 한국교회에 에큐메니칼운동이 실종되고, 연합과 일치가 파괴된 배경에도 이런 자들의 행태가 있다.
한국기독교는 지금이 대단히 중요하다. 교인들이 피땀 들여 지은 많은 교회당이 이단집단으로 넘어가고 있고, 일부 세속적 욕심을 앞세우는 목사들에 의해 사유화 되어 가고 있다. 소위 정통교단에 속한 교회들도 여차하면 교단을 탈퇴하고 무소속으로 도망간다. 그리고는 기회를 보다가 교회당을 팔고 목사가 그 돈을 챙겨 깔고 앉는 것이다. 거기에 실망한 교인들은 욕하며 교회를 떠나간다. 그들은 교회당만 떠나는 것이 아니라, 교회도 떠나고 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