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저는 지난 11월 16일 목요일에 모교인 광신대에 가서 ‘해원(故 정규오 목사님) 17주기 기념 예배’에서 설교를 하였습니다. 사실 그 날은 수능 시험 날이기 때문에 광주에 내려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친구인 한기승 목사님이 내려오라고 하고 스승이신 故 정규오 목사님의 사상과 정신을 기념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내려갔습니다. 저는 그냥 설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총회장 시절 총회 역사를 주제로 갈라콘서트를 했던
‘불의 연대기’ 중 정규오 목사님과 관련된 부분을 편집하여 보여주며 말씀을 전했습니다. ‘불의 연대기’는 제가 105회 총회장 시절 각본을 쓰고, 총감독을 하여 목사장로기도회 때 공연했던 작품입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역사를 왜곡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습니다만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51인 신앙동지회에 대한 역사적 팩트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51인 신앙동지회(회장 정규오 목사님)가 있었기에 당시 좌경화된 신학을 바로 잡을 수 있었고, WCC를 반대했으며 故 박형룡 박사님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습니다. 실제로 박형룡 목사님의 아들인 박아론 박사님께서 「나의 아버지 박형룡」이라는 책에서 아버지께서 가장 큰 도움을 받았던 분이 정규오 목사님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정통 보수 신학의 횃불을 들도록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도와준 분이 바로 정규오 목사님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정규오 목사님도 교단 분립이라는 오점을 남겼지만, 그는 공식적으로 회개하고 다시 하나됨의 기치를 들었던 분입니다. 자신의 오점과 과오를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회개할 수 있는 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칼빈의 제자 베자의 이야기처럼 ‘비방하기는 쉬우나 본받기는 어려운 법’입니다. 그 분의 사과와 회개로 저도 합동 총회의 일원이 되었고 105회 총회장까지 역임을 하였습니다. 그분의 지고지순한 신학적 사상과 신앙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내려가서 극화적 설교를 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당일 오후 2시에 정읍 내장산에서 글로벌 에듀 이사들과 임원들이 모이기로 했습니다. 잠시라도 들렀다가 오려고 했는데 갑자기 비가 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괜히 심란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원래는 내장산 안까지 차를 갖고 가서 케이블도 한번 타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꾸 떠오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집사람이 교회에서 열리고 있는 수능 현장 기도회 모습을 동영상으로 계속 찍어서 보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걸 보고, 제가 늦게라도 가서 수능생들을 위해 기도해야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장산 모임에는 양해를 구하고 바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물론 차 안에서도 기도 할 수 있고 내장산에서도 기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조금이라도 빨리 가서 기도에 동참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올라오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비가 내리니깐 차가 막혀서 교회에 도착하니 5시가 되었습니다. 대부분 다 기도를 마치고 돌아가고 마지막 제2 외국어 시험 시간인데 그래도 그 기도에 참여를 했습니다. 저는 글로벌 에듀 이사장이기 이전에 새에덴교회 담임목사입니다. 그래서 저는 수능생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기 위해 빗속을 뚫고 달려왔던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다른 어떤 모임이나 일보다도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로서 성도들과 우리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는 자리를 지킬 것입니다. 아니, 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기도의 사명을 감당할 것입니다. 그 자리가 바로 저의 자리이고, 가장 가슴 설레는 자리이고, 한 점의 부끄러움 없이 눈을 감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늦가을의 스산한 가을비가 내리는 오후였지만 제 가슴만큼은 다시 한번 목양과 기도의 사명으로 뜨겁게 타올랐던 어느 멋진 가을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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