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2-09(일)
 
  • 91세 동갑내기로 한국교회의 성장과 발전, 신학적 정체성 확립에 결정적 기여
  • 독립교회의 ‘자율’ 개념을 신학적·역사적 영역으로의 확대한 획기적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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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독립교회연합회(설립자 박조준 목사, 총회장 정인찬 목사, 사무총장 임우성 목사)가 지난 520일 서울 노량진 CTS아트홀에서 '3회 웨이크신학포럼'을 열고, 한국의 대표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민경배 박사와 박조준 목사의 신학과 목회를 재조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국교회의 성장과 발전, 신학적 정체성 확립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91세의 두 동갑내기를 심층 탐구한 이날 세미나는 단순히 인물의 과거를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에 빠진 한국교회의 미래 방향을 가늠키 위한 배움의 시간으로 펼쳐졌다.

 

특별히 이날 세미나를 위해 이상규 박사(전 고신대 부총장), 박명수 박사(서울신대 명예교수), 류금주 박사(한국교회사학연구원 부원장),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 조성현 박사(부산장신대 교수), 김석주 박사(웨이크사이버신학원 교수) 등이 발제자로서 나섰다. 민경배 박사, 박조준 목사라는 두 거장을 조명 하는 자리만큼, 발제자는 현 시점 각 분야에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인물들로 선발됐다.

 

발제자들은 먼저 민경배 박사에게는 교회사적 이해와 한국교회사 정립에 끼친 영향을 분석했고, 박조준 목사를 통해서는 그의 목회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설교'에 대한 심층깊은 연구를 펼쳤다.

 

내연과 외연의 현상학을 통한 독창적 역사관 확립한 민경배 박사

 

먼저 이상규 박사는 민경배 박사에 대해 "한국교회와 학계, 신학계와 목회 현장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고, 그 학문적 결실들은 국내외의 학자들과 외국의 교회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그는 진정한 의미에서 한국교회사학을 개척하고 발전시킨 선구자이자 독창적인 역사관을 제시한 학자였다"고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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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배 박사

 

특히 "그는 하기오그래피(hagiography)에 그쳤던 한국교회사 연구를 한 단계 발전시켰고,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연구의 기초를 제공했다""그의 한국기독교회사는 한국 최초의 통사로서 한국교회사의 교과서로 인정을 받고 있고, 그의 다양한 연구서들은 후학들을 위한 표준적인 안내서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개혁교회 전통을 잇는 교회관, 한국교회에 대한 민족교회사적 인식, 역사 이해에 있어서의 내연과 외연의 현상학은 그의 독창적인 역사관이었다. 이 점이 그의 연구를 독창적이고 독보적이게 만들어 주었다. 특히 그의 문필(文筆), 곧 기술적(記述的) 혜안과 능력은 감히 누구도 추종할 수 없는 독특한 경지에 속한다고 평가 했다.

 

박명수 박사(서울신학대학교 명예교수)'민경배 교수의 한국교회사학에 나타난 민족 이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박 박사는 "민 박사의 민족에 대한 이해는 한국교회사 연구에서 나타나는데, 먼저, 한국의 기독교는 서구 제국주의처럼 식민지 확장을 위한 도구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친민족이었으며, 서구적 개념의 민족주의는 국민 개개인이 주인 대접을 받는 민주국가인데, 이 국가를 형성하는 거대한 에너지가 바로 한국에 들어온 개신교"라고 말했다.

 

특히 민 박사의 민족 개념에 대해 진보주의 진영에서 비판하는 '민중을 무시하는 엘리트 중심'의 개념도 아니고, 반제국주의적인 이념 중심의 민족주의도 아니며, 보수주의 진영에서 오해하고 있는 반선교사적'인 국수주의적 민족주의도 아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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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금주 박사는 민 박사를 '민족사관'으로 한국교회사를 정리했다고 했다. 백낙준의 선교사관, 주쟁용의 민중사관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류 박사는 민경배 박사가 민족교회 사관으로 한국 교회사를 서술하면서 발견한 사실은, 교회와 민족이 한국사에서 초월적 신앙 차원에서도 묘하게 긍정적 교섭이 확인됐다는 것이라며 상반된 방향을 지향했던 교회와 민족이 일제하 역학 함수 관계를 벗어나, 긍정적으로 교섭했다는 말이었다. 요컨대 일제하에서 가장 민족을 사랑했던 사람들은 민족주의자들이 아니라, 다만 신앙을 억세게 지켰던 보수 경건자들이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보수 경건주의자들의 가슴 속에 불탔던 내연(內燃)의 신앙이, 당시 일제가 보기에 일본의 국체를 변혁하고 정면 도전하는 국가 반역 음모로서 외연(外延)된 것이라며 내연-외연은 신앙이 안에서 불타오르면, 자동적으로 바깥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는 신앙이 먼저 내면에서 불타올라, 저절로 바깥으로 이어진다. 내연한 신앙은 그 자체로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내연-외연은 신앙의 현상학으로 이어진다. 안에서 불타오른 신앙이 외연되는 역사적 상황에 따라 다르게 현상화한다는 말로, 안에서 폭발한 신앙의 에너지가 그대로 신앙 운동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도덕 운동이나 민족 운동, 사회 변혁력으로 작동하기도 한다는 것이라며 민경배 박사는 신앙의 현상학을 역사적 사건이 상징하는 바가 매우 다양하다는 역사의 현상학으로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

 

박조준 목사는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를 완벽히 녹여낸 삼박자 설교의 장인

 

박조준 목사에 대해서는 김영한 박사, 조성현 박사, 김석주 박사 등이 조명에 나섰다먼저 김영한 박사는 박 목사의 목회 나눔과 목회 레슨이 한국교회 선조들이 초창기 청교도 선교사들로부터 계승한 위대한 유산인 청교도 신앙과 목회를 오늘날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물려줘 정착시키려는 귀한 시도라고 치켜 세웠다.

 

특히 박조준 목사의 목회자상을 리처드 백스터의 대표적 저술 <참 목자상>에 빗대 예수 닮은 목회자상으로 정의하고, 박조준 목사가 목회 나눔 강의에서 목회자를 하나님 사람 예수 닮은 자 세상과 다른 가치관의 사람 하나님 심부름꾼 영적 지도자 등 5가지로 규정하고, 이를 풀이했다.

 

김 목사는 "박조준 목사의 목회 나눔, 목회 레슨 시리즈와 설교집을 통해, 구체적인 목회나눔의 모습과 복음주의 목회의 다양한 방식이 연구·실천·개발되길 바란다. 박 목사의 예수 닮은 목회 나눔 운동을 통해 영국과 미국의 청교도 전통, 유럽의 경건주의 운동, 종교개혁의 위대한 목회 전통과 청교도 신앙 사상이 한국교회 안에서 정착되길 바란다"고 결론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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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현 박사는 박조준 목사의 설교 속에 나타난 로고스(logos), 파토스(pathos), 에토스(ethos)의 설교 신학을 탐구했다. 그의 설교에 완벽히 녹아있는 삼박자적 요소가 오늘날 설교의 대가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그는 역사상 가장 파토스가 충만한 설교자 중의 한 분은 바로 조지 휫필드였다. 저는 박조준 목사를 대한민국의 2의 조지 휫필드라 부르고 싶다. 정확한 발음과 호소력 있는 음성과 음색, 설교 전달 시 적절한 고저 강약과 속도, 표정으로 나타나는 유머 감각, 상상력 자극, 제스처와 묘사력 등 그의 탁월한 설교 전달 능력은 어느 설교자도 감히 따라올 수 없는 파토스 그 자체라고 말했다.

 

에토스에 대해선 설교는 진리인격두 기둥 위에 서 있는데, 박 목사는 인격을 통해 설교를 보증했다. 설교자가 설교한 대로 산다는 것은 정말 어렵지만, 그는 그런 실천적 삶을 살았다. 특히 겸손함은 다른 설교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차원이 다른 고매한 인격의 모습이라며 그는 또한 예언자적 설교가로서, 정치적으로 암울했던 1970년대, 여느 대형교회 설교자들과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서슬 퍼런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정권을 비판했고, 전두환 대통령과 신군부의 막강한 힘에도 전혀 굴하지 않고 담대하게 설교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석주 박사는 박조준 목사의 청년 설교에서 발견하는 기독 청년들의 교회 이반 현상에 대한 교육목회적 대안을 논하며, "박 목사 설교는 세대와 사회와 국가를 초월해 전 세계 모든 영혼들에게 귀한 생명의 양식이 됐다"고 평가했다.

 

역사의 산 증인을 넘어, 역사의 주체가 된 두 거장

 

이날 세미나의 발제들은 철저히 팩트에 기반한 매우 분석적이고, 교훈적이며, 그리고 발전적 결론을 담아내고 있다. 위기에 허덕이는 한국교회에 이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분명한 해답을 귀띔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현 시점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최고 신학자들의 평가인 만큼 인물에 대한 더이상의 이견은 불필요해 진다.

 

6시간여 계속된 이날 세미나를 통해 정립되는 두 인물에 대한 심플한 결론은 "매우 훌륭함"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는 것은 훌륭하다는 이들의 평가는 이미 이전에도 숱하게 있어왔고, 한국교회가 익히 인정한 익숙한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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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세미나의 진정의 의의는 나무가 아닌 숲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진정 빛을 발한다. 발제자들의 평가는 각각 서로 다른 영역에서 다른 관점으로 두 사람을 평가하는 듯 하지만, 전체를 통틀어 보면 결국 하나의 맥락으로 귀결되는 것, 바로 역사적 존재로서의 민경배, 박조준에 대한 극찬이다.

 

흔히 두 사람을 놓고 '한국교회 역사의 산 증인'이라는 표현을 하곤 하는데, 이러한 표현이 잘못되지는 않았지만, 조금 부족한 것은 이들은 그저 흐르는 역사에 몸을 맡기며, 관찰자의 존재에 머문 것이 아니라, 그 흐름을 직접 이끌어 온 역사의 주체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박조준 목사의 설교는 단순히 그 스킬이나, 실력, 신학적 통찰력에서만 훌륭한 것이 아니다. 그의 설교의 진정한 가치는 시대를 뛰어넘는 역사성, 전 세대가 공감하는 보편성에 있다. 요즘 MZ세대 신학생들이 수십년 전 그의 설교 한 편에 여전히 열광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요소가 자리한다.

 

중요한 것은 결코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과거 군부에 저항했던 박 목사의 유명한 일화를 자세히 살피면, 그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나 힘으로 이에 대항한 적이 없다. 오히려 설교를 통해 국민을 계몽하며, 전 시대의 변화를 도모했다.

 

민경배 박사의 한국교회사 연구는 매우 직관적으로 한국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케이스다. 그의 연구가 없었다면 한국교회의 이러한 부흥 역시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사실은 결코 과하지 않은 객관적 평가다.

 

국독연, 독립교회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미래방향 제시

 

결정적으로 이러한 세미나를 교단이 아닌 국독연에서 주최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실 자기 교단 우선주의가 당연한 교단 문화에서 교계 인물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란 불가능하다. 오히려 독립교회라는 특성은 이러한 부분에서 매우 자유로울 수 있는데, 국독연이 이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독립교회의 상징과도 같은 '자율''간섭'의 원칙에만 적용하려 하는 것은 오히려 독립교회의 무한한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것이지만, 반대로 이를 신학적, 혹은 역사적 영역으로 확대하면, 독립교회의 가치는 급상승할 수 밖에 없다.

 

결정적으로 국독연의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회원들의 행정적 우산의 기능에 한정됐던 독립교회 한계점에 새로운 도전을 던져주며, 한국형 독립교회의 미래방향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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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독연 설립자 박조준 목사(좌)와 웨이크사이버신학원 이사장 임우성 목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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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독립교회연합회, 한국교회의 두 거장 ‘민경배 박사’ ‘박조준 목사’를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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