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20(목)
 
  •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 새 이미지.jpg

 

저는 지난주에 필리핀 선교 50주년 희년성회 강사로 다녀왔습니다. 필리핀 선교 50년째를 맞아 열린 주빌리 성회였습니다. 몇 달 전부터 필리핀 선교사 회장되신 이영석 선교사님이 저를 찾아와서 주강사로 섬겨달라는 것입니다. 말이 주강사지 거기에 걸맞은 후원금을 담당해야 하는 부담스런 자리입니다. 처음엔 주저주저했는데, 제 신학교 입학 동기인 임종웅 선교사님이 또 찾아와서 통사정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타의 반, 자의 반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바빴던지 사실 그 집회를 위해서 설교 준비할 시간도 없을 정도였습니다. 기본 틀만 정해놓고 비행기나 차로 이동 중에 세세하게 원고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아침 비행기여서 새벽에 일어나야 했습니다. 수면제를 먹고 일찍 잔다고 했지만 시간에 맞게 깨어나야 되는데 새벽 2시 이전에 깨버리는 것입니다. 다행히 그 시간에 설교 준비를 하고 또 특강 준비를 했습니다. 저는 집회장소가 마닐라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클락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클락은 마닐라에서 2시간 반 동안 차를 타고 가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선교사님들에게 저는 차로 이동하는 중간에 좀 누워야 됩니다. 그러니까 옆자리로 누워갈 수 있는 차를 좀 준비해 주세요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가는 중에 좀 쉬겠다 싶었는데, 차에 타고 가는 사람 숫자가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누울 공간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마닐라에 들려서 또 점심식사를 하고 간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미 기내식을 했거든요. 그래서 제발 밥 먹지 말고 저 좀 쉬게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선교사님들이 그래도 우리 입장에서는 대접을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아니 선교사님들 입장보다 제 입장이 더 중요한 거지, 그게 겉치레이고 불필요한 예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이미 예약을 해서 돈을 물어줘야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돈 내가 물어줄 테니까 그냥 가자고 얘기까지 했습니다. 참 기가 막혔습니다. 지금 주강사 입장이 중요하지 밥이 중요합니까? 그런데 또 일행 중에서 기왕 준비했으니까 밥 먹고 가시죠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정에 약한 저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밥을 먹으러 가야 했습니다. 순간 진짜 짜증이 났습니다. “몸은 피곤한데 밥 먹는 게 중요하단 말인가...” 결국 강제로 식당에 가서 1시간 반이나 허비하고, 다시 2시간 반 동안 차를 타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아찔한 것입니다. 저는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였습니다.

 

물론 차로 이동하는 시간은 유익했습니다. 여러 가지 세상 돌아가는 얘기, 총회와 교계 돌아가는 얘기도 듣고 유익했습니다. 그러나 가면서 눕지 못하고, 펴지지도 않는 의자에 앉아서 두 시간 반을 간다는 게 보통 피곤한 게 아니었습니다. 두 시간 반이 4시간 이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곧바로 가서 저녁식사하고 양치하고 바로 집회를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설교를 하기 전에 개회예배와 특강 시간이 하나 있었습니다. 친구이자, 이 시대에 한 동역자인 고광석 목사님이 개회설교를 하시고, 그 유명하신 손현보 목사님께서 전도 특강을 하시는데, 피곤하다고 저 혼자 누워 있다가 갈 수도 없잖아요. 그래서 또 두 시간 이상을 앉아있다가 그 다음에 이어서 제가 저녁 메인 집회에서 설교를 했습니다. 정말로 까무러칠 것 같았습니다. 머리는 띵하고 눈은 쓰리고 어깨는 무겁고요. 그래서 저에게 주어진 시간보다 짧게 끝내버렸습니다. 왜냐하면 지방에서 온 선교사님들도 다 새벽에 비행기를 타고 올라왔을 거 아닙니까? 선교사님들도 다들 피곤한 기색이 보이고 저도 피곤했구요.

 

집회가 끝나고도 제가 얘기를 했습니다. “제가 정말 설교를 잘할 수 있었는데 오늘 점심 때문에 버려 버렸습니다. 그리고 차에서 이동하는 도중에 누워서 가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왜 그랬습니까? 제가 어떻게 온 줄 아세요? 주일 날 예배를 여섯 번이나 인도하고 쪽잠 자고 비행기를 타고 왔어요. 이런 사람에게 맞춰서 해줘야지 주최측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되나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물론 그분들은 그분들 입장에서 보면 강사로 오시는 분을 잘 대접해야 되겠죠. 그러나 정말 저에게 필요한 것은 이었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기내식을 이미 해서 밥도 먹을 필요가 없는데 끝까지 자기들의 입장과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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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가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정말 내 입장보다 중요한 게 상대방 입장이라고 말입니다. 또한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목사의 입장보다 교인의 입장을 먼저 배려해 줘야 되겠다. 그리고 우리 교회에 찾아오는 손님들도 내 입장보다는 그분들의 입장을 존중해 줘야 되겠구나.” 참 돈으로 살 수 없는 귀한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그날 그런대로 잘 자서, 다음날 특강과 저녁집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마는. 어쨌든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교훈을 얻었습니다. 내 입장보다 상대방 입장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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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25

  • 44160
배려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빌2:3절 말씀이 레마의.말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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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랑

짊어진 사명의 십자가가 힘겨워 굽어진 등 한 번 편안히 눕히지 못하고 쉼표없이 달려가시는 소목사님...
상대방이 필요한것, 상대방이 원하는것, 상대방의 타이밍등... 빈번히 우리는 내가 필요한것 내가 좋아하는것 내가 편한 시간과 상황등 자신의 기준에서 불편한 배려와 섬김을 뿌듯한 마음으로 채우며 살아가는것 같습니다.
조금 더 공감하며 넓게 바라보고 세심히 살피어 모두가 평안한 따뜻함이 넘쳐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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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해야함을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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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ㅅ

소목사님 너무 고생하셨네요..ㅠ 보통사람같으면 절대 소화할 수 없는 일정이었어요. 하나님이 새힘주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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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항상상대방을먼저높이라는귀한알씀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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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상대방을먼저생각하시는귀한목사님말씀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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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힘든 일정으로 지친 기억으로만 남을법도 한데...또 값진 교훈까지 새기고 오셨네요
명심하겠습니다 늘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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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어려운 상황에서 배려 하는 삶으로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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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샤인

에고, 목사님 고생많으셨네요.ㅠ 때로는 내중심의 지나친 배려가 상대방을 더 불편하게 먄들 수 있죠. 조심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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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미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는 자가 되어야함을 공감합니다.힘든 스케줄 감당하시랴 애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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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

맞습니다
상대방입장을 먼저 생각하다보면 이해가 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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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맘

남을 배려하고 섬김의 모델이 되시는 목사님의 희생
헛되지 않고 생명의 열매만 가득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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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계숙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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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배려! 상대방 입장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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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맞습니다. 상대를 위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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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돌

진정한 배려가 아닐까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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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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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sperfections

고생많으셨네요. 그래도 귀한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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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게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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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어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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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내 입장보다 상대방 입장이 더 먼저 배려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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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고생스런 순간에도 교훈을 얻으며 깨달아가시는 성숙한 지도자의 모습에 늘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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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배려의 마음은 참으로 중요한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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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진교훈

공감과 배려는 정말 중요한 덕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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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미

배려의 높은 뜻
깊은 마음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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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내 입장보다 상대방 입장이 더 먼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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