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우리는 해마다 6월이 오면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했습니다. 올해는 18년째가 되었습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민간 교회가 하다 보니 뿌듯한 마음도 생기지만 부담스러운 마음도 갖습니다. 이 일이 1, 2년도 아니고 18년을 해왔으니 목사와 성도들의 마음에도 적지 않은 부담감이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 교회만 할 수 있는 기념비적인 일이요, 표지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유난히도 경제가 힘들다고 해서 제가 거의 헌신을 강요하거나 강조한 일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올해대로 최선을 다해서 성도들이 헌신을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해외와 국내에서 참전용사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언론에서도 새에덴교회의 참전용사 초청행사는 실추된 한국교회의 신뢰도와 이미지를 고양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 있는 행사였다고 평을 해주었습니다.
저도 행사가 끝나고 나면 어디 가서 푹 좀 쉬면서 여름수련회 말씀을 준비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러기가 너무 송구하고 미안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특별 밤 기도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밤 기도회를 한다고 해서 특별한 헌금이 나오거나 제가 특별한 사례비를 받는 것도 아니지만, 제 나름대로 몸과 마음을 구별하며 말씀을 준비했습니다. 수요일에는 낮 집회와 저녁기도회를 또 다른 말씀으로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모이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고 억지로 동원한 것도 아닌데 본당 1층이 거의 차도록 성도들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차량 돌아가는 시간이 다 됐는데도 성도들이 집에 가려고 생각을 안 하고 계속 기도를 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만큼 성도들이 성령의 은혜를 사모하고 제가 전한 말씀에 은혜를 받았다는 증거겠죠.
저는 정말 6.25 참전용사 행사에 헌신하고, 또 보훈음악회에 참석해 줬던 분들이 너무나도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뭔가 빚진 자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밤 기도회를 통하여 성도들에게 은혜와 격려와 사모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는 게 저의 소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저에게는 어떤 면에서는 즐겁고, 또 한편으론 부담스러운 기도회였습니다. 왜냐면 성도들이 무언의 요구이지만, 그만큼 새로운 말씀과 새로운 은혜를 원하고, 또한 새로운 갈망함의 눈빛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대충 원고를 준비했다가도 원고를 버리고 다시 설교를 준비할 때도 있었습니다. 대충 준비했다가는 자칫 시간이 길어지고 성도들을 지루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축약을 하면서도 생명력을 느끼게 하고 성령의 은혜를 사모하고 은사를 더 갈망해야 했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저는 강단에 올라갈 때까지 말씀을 준비하며, 또 내용을 축약하고 간절히 기도하며 올라갔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금요일까지 ‘성령 축제의 밤’을 하려다가 목요일에 마치고 금요일에는 ‘솔로몬 성경 인물 시리즈’로 돌아갔습니다.
이번에는 인격으로 존재하신 성령님의 임재와 인도를 강조했지만, 가을밤 기도회 때는 성령의 권능과 능력 그리고 은사에 대해서 말씀을 전하려고 합니다. 강요하지 않았지만, 많이들 나와주셔서 감사하고 갈수록 많이 모이는 성도들로 인해 저는 은근한 부담감도 가졌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성도들에게 고마운 마음에서, 또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에 이런 밤 기도회를 자진해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목사님도 몇 주 좀 쉬세요”라는 권고를 많이 들었지만, 한 주간 밤 기도회를 인도하고 나니 마음이 개운하고 가뿐하고 가벼운 것 같습니다.
다음 주는 또 전반기 교역자 수련회를 인도해야 하고 8월 초가 되면 전교인여름수련회를 준비해야 합니다. 부담감과 압박감은 더해가겠지만, 그 후로는 더 많은 기쁨과 보람과 즐거움이 있게 되겠죠. 모든 성도 여러분을 사랑하며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