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12(토)
 
  •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 새 이미지.jpg

 

정말 올해만큼 더운 여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 생에 몇 년 동안 흘려야 할 땀을 올여름에 다 쏟은 것 같습니다. 저는 열대야 기후를 지닌 나라에 가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집회 때문에 가더라도 아예 에어컨을 틀어 놓고 호텔에서 방콕 하다가 돌아오죠. 그런데 올여름에는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정말이지 에어컨을 틀어 놓고 뭔 일을 해도 땀이 났습니다. 여름수련회 전후로 땀을 얼마나 많이 흘렸으면 제가 탈진을 겪었겠습니까?

 

그래도 제가 쉬지 않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먼저는 기도와 성경 연구죠. 그런데 그 외에 멈추지 않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산책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말이 산책이지 정말 산에 오르면 숨이 가쁠 뿐만 아니라 땀이 소낙비 내리듯이 흘러내립니다. 산을 오르다가 멈추어서 땀을 닦고 또 걸어가면 또 흐르고 또 땀을 닦고 어떨 때는 아예 벤치에 앉아서 땀이 다 식은 후에 또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50m, 100m만 걸어가면 또 땀이 줄줄줄 흘러내립니다. 그래서 동남아에 가서는 방콕을 하지만 여기서는 제가 방콕을 할 수가 없습니다. 산책은 저의 습관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저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산책은 꼭 해야 하지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은 금요일입니다. 일기예보 상으로는 오늘부터 비가 온 후 기온이 뚝 떨어진다고 합니다. 과연 그 말이 얼마나 맞을지 아직도 참 믿어지지가 않지만요. 10월이 가까이 오는데도 이런 찜통더위가 말이나 된단 말입니까? 그래도 저는 끊임없이 산책을 했습니다.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고 계속 산책을 하였습니다.

 

프랑스말로 뚜렷한 목적 없이, 그저 도시의 흐름 속에 자신을 맡기고 서서히 걷는 산책을 플라느리(flanerie)’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플라느리를 즐기는 사람을 플라뇌르(flaneur)’라고 합니다. 저 역시 플라뇌르라고 할 수 있지요. 저는 산책을 하면서도 숨이 가쁠 때마다 저도 모르게 주여를 외쳤습니다.

 

그런데 목요일 저녁, 산에서 들리는 귀뚜라미 소리가 참 처량한 것 같았습니다. 아직 가을이 먼 것 같은데도 한 달 전부터 귀뚜라미가 노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귀뚜라미가 한 달 전부터 노래했는데 언제 가을이 올까요. 언젠가는 오겠죠. 가을이 올 걸 생각하니까 찜통더위에 산책을 하는 것보다 단풍 옷을 입은 나무 사이를 걸을 생각에 맘이 설렙니다. 정말 가을이 오긴 오겠죠. 자크 레다가 말한 것처럼 걷는 사람에게는 절망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걷는 자에게 절망이 없다면 오르는 자이겠습니까? 그런데 생각해 보니 가을보다 더 좋은 계절이 있네요.

 

그 계절은 바로 너라는 계절이지요.

태그

전체댓글 18

  • 84109
주사랑

멈추지않는 기도와 성경연구 그리고 산행.
플라뇌르와 같은 멈추지 않는 열정에 뜨거운 여름을 함께 했던것 같습니다.
이제 가을의 옷을 입고 찾아올 너라는 계절을 설레는 맘으로 기다리며 부어주실 은혜를 기대해 봅니다.

댓글댓글 (0)
박선미

올여름 유난히 더웠습니다. 다시 걷게 돼서 감사합니다. 걷는 한 더이상절망은 없습니다.

댓글댓글 (0)
꿈꾸미

걷는 한 절망이 없다는 말씀에 깊히 공감합니다.감사하며 끝까지
전진합시다~~

댓글댓글 (0)
나루터

걷는한 절망이 없는 플라뇌르

댓글댓글 (0)
허대빵

계속해서 걸어가실 수 있는 힘과 건강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댓글댓글 (0)
썬샤인

목사님 산책하는 모습이 싱그럽습니다. 가을이네요.

댓글댓글 (0)
라일락

드뎌 가을비가 더위를 물리치고
기다리던 계절 "가을" 을 가져다 주네요! 그보다 더 좋은 계절!~ "너라는 계절" 들이 예배마다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

댓글댓글 (0)
천사맘

걷는 한 절망이 없음을 믿고 다시 전진하심을 응원합니다

댓글댓글 (0)
호수

무더웠던만큼 커다랗게 찾아온 가을바람의 반가움보다 너라는 계절...그 계절을 누리며 살고싶어집니다 목사님의 글을 읽고나니...

댓글댓글 (0)
랄랄라

묵묵히 사명의 길을 가시는 모습이 감동이네요

댓글댓글 (0)
별빛

너라는 계절~~너무 멋지네요

댓글댓글 (0)
산돌

플라느리하기 딱 좋은 계절이 왔네요. 지난 여름 고생하셨습니다.

댓글댓글 (0)
비타민

목사님의 글을 통해 다시금 가을이 왔음을 느껴봅니다.

댓글댓글 (0)
꿈꾸는자

"걷는 한 절망이 없다" 마음에 담고 나아가겠습니다

댓글댓글 (0)
브라카

주와 함께 걷는 한 절망이 없음을 믿습니다

댓글댓글 (0)
chris

걷기를 멈추지 않는 한 절망이 없다. 저도 걸을래요!^^

댓글댓글 (0)
최윤범

주님과 함께 걸어가기를 구합니다

댓글댓글 (0)
sofltyhh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다들 감기조심하세요~

댓글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걷는 한 절망이 없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