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3-22(토)
 
  • 작년 9월 총회에서 시작된 분란의 싹, 결국 대거 확산
  • 이념·신학의 문제 아닌 정치적 욕심에 의한 분열로 봐야
  • 양측 분열 막을 수 없어··· 지지부진한 다툼 대신 깔끔히 헤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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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여를 동거동락했던 예장개혁측의 분열이 점차 가시화 되어가고 있다. 임원회(총회장 조경삼 목사)와 총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송수 목사)가 강력히 맞서며, 면직, 제명 등 서로를 향한 치리는 물론, 각종 불법을 다툴 고소고발이 이어질 태세다.

 

이런 상황에 그동안 총회장직을 번갈아 독식해왔던 증경 4인의 입장도 엇갈렸다. 조경삼 목사와 김운복 목사가 함께 손을 잡았고, 김송수 목사와 정학채 목사가 비대위를 이끌고 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양 세력은 2:8로 비대위측이 월등히 앞서는 형국이지만, 임원회가 갖고 있는 고유 권한을 고려할 때, 분열까지 결코 가볍지 않은 소란이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단순히 구)개혁측과 구)전도측 간의 재분열로 말하기도 하지만, 엄밀히 현재 양측을 이끄는 인물들이 개혁측 인사들임을 고려할 때 이러한 구분은 옳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전도협회의 주류 교회였던 예원교회(담임 정은주 목사)가 조경삼 목사가 이끄는 임원회측과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념 혹은 진영의 문제보다는 인물들에 의한 정치적 분열로 봐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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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개혁 제109회 총회 임원

 

현재 양측은 치리전에 돌입한 상태다. 임원회측은 윤리위원회(위원장 조경삼 목사)'108회기 중대현안처리특별전권위원회'(위원장 김운복 목사)를 앞세워, 비대위측의 김송수 목사(증경총회장), 정학채 목사(증경총회장), 강태흥 목사(부총회장), 김경만 목사(대외총무) 등을 치리하고, 임무를 정지시켰다.

 

반면 비대위측은 '109회기 중대현안처리특별전권위원회'(위원장 강태흥 목사)를 통해 조경삼 목사의 총회장 직무를 정지시켰다. 이에 더해 비대위측은 총회장 부재에 따라 부총회장 강태흥 목사를 총회장 직무대행으로 세워 비상 총회 운영을 하고 있다.

 

양 측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그 이유를 각각 다르게 얘기하고 있다. 먼저 임원회측은 일부 인원들이 계획적으로 총회를 흔든 탓이라고 말한다. 조경삼 목사는 "이들은 비대위를 이미 이전부터 계획해 왔다. 그간 총회가 분열되지 않도록 총회장으로서 상당히 노력해 왔지만, 많은 억측이 오히려 총회를 혼란케 했다"고 토로했다.

 

또한 사태가 불거진 이후 열린 '전국 노회장 모임'이 총회장이 허락하지 않은 '불법'임을 강조하며, 이에 따른 치리는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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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개혁 총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 모임

 

하지만 이에 맞서는 비대위측의 주장은 완전히 다르다. 지난 9월 총회에서 시작된 조경삼 목사의 무리한 독단이 결국 사단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비대위에 따르면 조 목사가 속한 경중노회는 지난 9월 총회에 '총회목회자윤리특별위원회' '총회 중대현안처리를 위한특별위원회' '총회합동전권위원회' 등 중대안건 3개를 상정했는데, 해당 안건이 정치부를 거치지도 않은 채 총회에서 통과가 됐다는 것이다.

 

김송수 목사에 따르면 당시 총회가 열렸던 예원교회 모처에서 정치부 소회의가 열리고 있었는데, 논의가 끝나기 전에 이미 안건은 통과되고 총회가 파회됐다고 설명했다.

 

비대위측은 총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안건들이 불법으로 통과되고, 또 총회장이 총회를 불법으로 파회하는 것을 보면서, 노회장들이 상황의 심각성을 느껴 대책 회의를 시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비대위는 사태의 원인 제공은 조 목사이며, 노회장 모임 역시 불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총회가 지독히 난장판인데에는 지난 총회에서 재판권을 가진 위원회가 너무 많이 생산된 탓이 커 보인다. 이번 사태에서 윤리위, 108회 특별위, 109회 특별위 등이 자기 재판권을 발휘해 서로를 칼질하며, 싸움을 본격적으로 키웠다. 하지만 일반 위원회에 임원의 최종 재판권을 부여하는 이러한 행태는 일반적인 장로교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여타 교단들은 임원 치리에 있어 총회가 그 권한을 가진다. 허나 개혁측은 지난 총회에서 재판권을 가진 위원회를 다수 생산하며, 일반적 절차를 무시한 '묻지마식 치리'를 남발했다. 더욱이 재판부가 하나가 아닌 2~3개에 이르는 상황은 각 판결의 권위와 신뢰에 심각한 하자를 남길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조 목사가 그간 총회와 긴밀한 교류를 이어왔던 전도협회를 무리하게 선 그으며,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간 전도협회에 위탁했던 공과교재를 갑자기 자체 생산하고, 오랫동안 총회신학교 역할을 해 왔던 '렘넌트신학연구원'이 있음에도, 새로운 신학교를 만드는 것은 분명한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경삼 목사는 자신이 전도협회와 선을 그은 것이 아니라, 이미 그어진 선을 자신은 재확인했을 뿐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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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5일에 열린 전국 노회장 모임 전경

 

사실상 총회가 완전히 와해된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예정된 결말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과거 총회를 통합할 때, 전도와 선교에 매진하는 교단을 표방키로 했는데, 어느새 이에 대한 사명은 잊고 자기 이익을 위한 정치에만 몰두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에 총회를 완전히 새롭게 뒤집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미 개혁총회의 분열은 막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비대위측은 오는 2월 중순에 총회를 속회하고, 총회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분열이 공식화 되는 셈이다. 그렇기에 일각에서는 지지부진한 다툼 대신에 하루빨리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키도 한다. 어차피 막을 수 없는 분열이라면 깔끔하게 헤어지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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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개혁 분열 초읽기,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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