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회장 취임식에 정교계의 관심 집중, 달라진 위상 확인
- 고 대표회장, WEA 서울총회 불허 천명··· WEA 진영 초 긴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지난 2월 15일,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 순복음원당교회에서 고경환 대표회장의 취임식을 통해 완전히 달라진 한기총의 위상을 뽐냈다.
지난 10여년을 한물 간 연합단체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 했던 한기총이었지만, 이날 대표회장 취임식에서의 위상은 다시 한국교회의 패자(霸者)로 올라설 준비를 끝마친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취임식을 향한 사회적 관심은 교계적 권위, 사회적 위상, 정계의 평가 등 모든 면에서 한기총이 다시 교계 연합구도를 압도하기 시작했음을 증명했다.
이날 현장에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권선동 대표, 이동환 고양시장, 김운남 고양시의회 의장을 포함해 다수의 국회의원과 시의원이 자리했다. 이 뿐 아니라 야권에서도 이날 취임식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나 이날 취임식에 대한 교계의 평가가 유독 높은 그저 한기총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날 취임식에 참석한 인사들은 공통적으로 한기총의 기운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이날 취임식 현장의 분위기는 이전의 느낌과 사뭇 달랐다. 차분했지만 활력이 넘쳤고, 소박했지만 너무도 화려했다. 모든 순서가 쫓김없이 여유롭게 진행됐지만, 짜임새가 돋보였다. 10여년 전 한기총이 뿜었던 패자(霸者)의 품격이 이날 재현된 듯 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신임 고경환 대표회장이 있었다. 지난 1월, 당선 이후 한기총의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겠다던 고 대표회장은 공언은 한기총의 회원들의 의지에 제대로 불을 붙였다. 그저 말뿐이 아니라 한국교회 보수 연합단체의 장자로서 다시 비상할 수 있으리라는 실제적 희망이 생겼다.
이날 고 대표회장은 지난 시간 가장 어려운 때를 견디고, 오늘의 한기총을 일군 직전 정서영 대표회장 이하 모든 회원들에 공을 돌렸다. 자신의 교회 성도들과 함께 기립박수로 회원들의 지난 노고에 경의를 표했다.
동시에 한기총은 앞으로도 결코 규모나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회원들이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한국교회 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고 대표회장은 "오늘날 한기총이 2만 5천교회로 회복된 것은 큰 혼란 중에도 끝까지 한국교회와 한기총을 지킨 여러분이 계셨기 때문이다. 박수를 받으셔야 할 분들은 바로 여러분이다"며 "큰 교회라 하더라도 목사가 크지 않고, 작은교회라 하더라도 목사가 작지 않다. 한기총 역시 교회의 숫자나 규모가 결코 권리를 가르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의 대표 보수 연합단체로서 오는 10월로 예정된 'WEA 서울총회'에 대한 불허 의사를 분명히 하기도 했다. 앞서 한기총은 WEA반대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위원장에 고 목사를 직접 세워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바 있다.
고 대표회장은 "아직 한국교회에 어떠한 의혹도 해명되지 않은 WEA를 그대로 한다는 것은 전혀 말이 안된다. 조만간 WEA 반대 포럼을 열 것이며, 그럼에도 이를 포기치 않는다면 WEA 배도행위 백서도 낼 것이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설교자로 나선 이정익 목사는 “위기의 상황에 지도자는 함께 아파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지도자가 국가의 얼굴이고 교회의 얼굴이다”며 “한기총이 하나님의 은혜로 고경환 목사와 같은 지도자를 만나게 됐다. 고 목사는 좌우를 아우를 수 있는 통합적 지도자다”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은 “우리나라 근대사에 있어 기독교를 빼놓을 수 없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기도의 손길을 내밀었고, 국민들이 힘들어 할 때마다 사랑으로 헌신했다. 한국교회가 오늘날 대한민국 번영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동환 시장은 “지난 36년간 우리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신 한기총에 먼저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고 목사님이 한기총 대표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것을 축하 드리며, 어려운 시국 속 한국교회가 우리사회의 회복과 진실한 하나됨에 앞장서 주시기를 바란다”고 축하했다.
오세훈 시장은 영상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벽재건에 성공한 느헤미야처럼, 한기총이 우리사회를 위해 큰 역할을 해달라. 어려운 시국 기독교인이 똘똘 뭉친다면 대한민국은 반드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한기총은 이날 고경환 대표회장의 취임식에서 화환 대신 쌀을 기부 받았다. 회원들의 참여로 모인 총 720여포의 쌀은 청량리, 서울역, 영등포 등의 소외이웃 시설에 기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