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계 전문가 한자리에… ‘청소년 중독 예방 촉진 연구 포럼’ 개최

점차 심각해져 가는 청소년 중독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사단법인 청소년중독예방운동본부(이사장 홍호수·이하 청예본)는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새움평생교육원(원장 이미숙), KNAADAC(이사장 김도형)과 함께 ‘청소년 중독 예방 촉진 연구 포럼’을 열고, 청소년 중독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과거 성인의 문제로 인식되던 술과 담배를 넘어, 마약·도박 등 범죄성 중독까지 청소년 중독 문제는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매개로 한 미디어 중독은 전 연령대 가운데서도 청소년층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현 시점 가장 우려되는 중독 유형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포럼은 청소년 중독 문제가 이제는 성인 못지않게 심각한 사회 문제라는 인식 아래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현 시점의 청소년 중독 문제가 개인의 일탈을 넘어, 가까운 미래 사회를 위협할 구조적 위험 요소라는 점에서 분명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영한 대표(넥스트세대미니스트리 대표), 이창배 박사(오이코스대학교 교수·센트럴아시아스터디센터 학장), 이미숙 박사(중독전문치유새움교육원 원장·미국 중독전문가협회 NAADAC 한국 대표)가 발제자로 나섰다. 토론에는 김도형 박사(기독교국제중독전문원 원장), 윤석주 교수(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장), 신애자 교수(하이맘심리상담센터 대표)가 참여해 청소년 중독 예방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홍호수 이사장 “중독예방은 반드시 청소년기 시작해야”
김도형 박사 “중독예방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과제”
청예본 홍호수 이사장은 “중독 예방의 핵심은 반드시 청소년기에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한 번 중독의 길에 들어서면 회복 과정은 매우 어렵고 고통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평생 전문가의 도움에 의존하거나, 중독으로 인해 불행한 삶을 살아가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정훈 의원, 김민전 의원, 서지영 의원(이상 국민의힘)이 참석해 청소년 중독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관심과 지원 의지를 나타냈다.
조정훈 의원은 “아이들은 어른이 설계한 환경 속에서 자라는 만큼, 그 공간이 안전하지 않다면 책임은 어른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전 의원 역시 “청소년 중독은 공교육과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과제”라며 조기 발견과 상담, 치료로 이어지는 촘촘한 안전망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독 분야 권위자인 김도형 박사(기독교국제중독전문원 원장)는 청소년 중독 예방을 국가적 핵심 과제로 규정했다. 김 박사는 “미국은 여러 분야에서 앞선 나라로 평가되지만, 중독 문제만큼은 사실상 실패한 사회”라고 지적하며, “청소년기 예방 실패가 성인 중독과 다음 세대 중독으로 대물림되는 악순환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사회 역시 이러한 실패를 충분히 반면교사로 삼지 못한 채, 청소년 예방 교육에 대한 인식과 투자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용희 교수는 현대 사회 전반에 만연한 중독 환경을 짚으며 예방 중심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가족이 한 공간에 있어도 스마트폰으로 대화하는 시대 속에서 중독은 이미 일상이 됐다”며 “치료도 중요하지만, 더 지혜로운 선택은 다음 세대를 중독으로부터 미리 지켜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한 대표 “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디지털 폭력 부추겨”
김영한 대표는 발제를 통해 스마트폰과 디지털 환경이 청소년 중독과 폭력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디지털 폭력이 물리적 폭력보다 은밀하고 지속적으로 작동하며, 영상·게임·SNS 속 폭력적 콘텐츠가 청소년의 감정과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소년 보호를 위해서는 개인 교육을 넘어 플랫폼 기업의 책임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폭력 콘텐츠의 유통 구조를 방치한 채 학교와 가정에만 책임을 전가해서는 한계가 있으며, 온라인 공간 역시 현실과 동일한 책임이 따르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디지털 윤리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학교 폭력과 중독 문제를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규정하며, 가정·학교·지역사회가 연계된 대응 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아울러 기술 통제 중심의 접근을 넘어 공감과 책임 의식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부모 역시 감시자가 아닌 동반자로서 자녀의 디지털 생활에 관심과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배 박사 “중독 문제,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해야”
이창배 박사(오이코스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 청소년 중독 문제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뇌 발달 단계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위험으로 진단했다. 그는 “청소년기의 뇌는 충동과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은 빠르게 발달하지만, 이를 통제하는 전전두엽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디지털 자극과 중독 환경에 매우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마트폰, 게임, SNS, AI 기반 콘텐츠는 도파민 보상 체계를 반복적으로 자극해 주의력 저하와 자기조절 능력 약화를 초래하며, 이는 학습과 정서 발달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이러한 환경이 청소년의 ‘인지자유(Cognitive Liberty)’를 침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알고리즘 중심의 디지털 구조는 청소년의 선택권과 주의력을 잠식하고 있으며,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개입해야 할 공공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중독이 고착된 이후의 치료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요구하지만, 청소년기에는 예방과 초기 개입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의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이어 “청소년 중독 예방은 인권의 문제이자 국가가 책임져야 할 미래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숙 박사 “청소년 중독은 환경·구조의 문제”
이미숙 박사(중독전문치유새움교육원 원장·미국 중독전문가협회 NAADAC 한국 대표)는 발제를 통해 청소년 중독 문제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환경과 구조의 문제로 진단하며, 예방 중심의 전면적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박사는 “청소년 중독 문제는 일상 환경, 가정과 사회 구조, 교육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중독은 단일 원인이 아닌 복합적 요인이 상호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모와 사회에 만연한 합법적 중독 물질 사용, 과도한 학업 경쟁과 스트레스, 정신건강 취약 환경, 왜곡된 미디어 영향 등이 청소년 중독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또한 또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비인격적 문화와 선배 집단의 영향, 진로 불안과 자존감 상실 역시 중독 매개체 의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박사는 “청소년들이 중독 문제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문제 발생 이후의 치료보다, 중독이 발생하는 구조 자체를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미래 전략으로 청소년 중독 예방을 ‘씨를 뿌리는 작업’에 비유하며 “지금 당장의 효과가 크지 않더라도, 현재부터 시작된 예방 교육은 미래 세대의 중독 문제를 근본적으로 줄이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독예방 전문가를 양성하는 청예본은 지난 5년 동안 400여명의 전문 강사를 배출했다. 그러던 중 최근에는 사랑의열매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향후 3년 간 약 1,000여명의 강사들을 무료로 양성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청소년들을 위한 중독예방 캠프를 본격화 했고, 청소년 중독재활 영성센터를 설립해 복음을 통한 영적 회복을 도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