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대통령 중심제이다. 물론 내각도 있고, 삼권분립이 되어 있다고 하나, 여전히 국민들의 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이기에 그만큼 기대와 관심이 크며, 실제적으로도 대통령에게는 엄청난 정무적 힘이 실려 있다. 그래서 국민들은 좋던지, 싫던지 간에 대통령이 국민들의 바람과 기대를 충족해 줄 것을 원한다.
현 대통령이 임기 3년차를 맞는다. 임기도 이미 3분의 1이 지나갔다. 그 시점인 지난 1월 10일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이 있었다. 그러나 그에 대한 평가는 냉랭하였다. 그 날과 그 다음날 언론들의 보도와 사설에 보면, ‘의지는 충만한데 결과는 미약하다’는 중론이다. 사실 현 대통령을 지지하던지, 그렇지 않던 간에 국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대통령이 정치를 잘 해서, 국민들이 행복하고, 국가는 안정이 되는 것을 원한다. 그래서 지지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다는 안도감이 들게 하고, 반대했던 사람들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들은 여러 가지 통계나 지표로 볼 때, ‘아니올시다’라는 반응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앞서는 ‘데드크로스’까지 다다랐고, 현 정부에게서 희망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점차로 실망의 경계로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그 원인은 뭘까? 소통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지적들이 많다. 현 대통령은 과거 ‘이게 나라냐’며 촛불시위를 하는 현장에 나가서, ‘대통령부터 권위주의적 문화를 청산하고 소통하는 대통령, 공정한 대통령이 되어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여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집권 초기에는 대통령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소통하는 모습보다는 ‘변했다’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모습들이 자주 눈에 띤다. 최근의 김 모 행정관 문제와 신 모 사무관의 문제가 불거졌을 때에도, 청와대의 변명과 공격성을 띤 대처 방식이 그랬고, 지난 연말에는 비행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면서도 ‘국내 문제는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국민들의 귀를 의심케 하였다.
대통령이 소통을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자주 만나고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해야 하는데, 대통령의 ‘혼밥’문제는 자주 거론되는 문제이다. 오죽하면 최근에는 국회의장이 ‘요즘도 혼밥 하십니까?’라고 물었을까?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여당은 물론, 야당 의원들과도 자주 만나, 국회와 소통해야 하며, 여러 사회 계층의 의견을 경청(敬聽)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야당과도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정부 안에서도 내각의 능동적 활동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고, 모든 것이 청와대가 중심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통령은 선출된 ‘대의 권력’을 가지면서, 동시에 집행부의 수장이 된다. 이것은 권력이 되면서 동시에 책무(責務)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균형을 잘 맞추어야 한다. 어느 일방으로 기울어지면,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과거 정권들이 비난을 받는 이유도 무게 중심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권력이 청와대로 쏠리다 보면, 집행을 하기는 쉬운지 몰라도, 대의성은 사라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한 가지는 인사를 기용함에 있어, 병역 기피자, 부동산 투기자, 세금 탈루자, 위장 전입자, 논문 표절자는 쓰지 않기로 하는 ‘공직 배제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제 정책에서도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표방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지 못하고, 그 문제점에 대한 대안제시와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 방법이 미흡하다는 지적들도 자주 나온다. 이 정부는 일자리위원회/일자리수석/일자리전광판/일자리정부를 표방했지만, 그 실적은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도 국민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이다.
대통령 임기 5년이 올해로 3년차이다. 이제 내년부터는 줄줄이 선거가 있게 된다. 그만큼 국가 전체가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올해가 제대로 된 국정수행을 통하여, ‘이게 나라냐?’는 자조와 비탄 속에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으나, 현재 국민들의 평가는 ‘이건 나라냐?’는 비판과 비난이 일고 있는데, 이것을 ‘이게 나라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어떤 조급한 성과를 내려다 혼자 모든 책임을 떠안기 보다는, ‘협치’와 ‘소통’을 근간으로 하고, 국민들의 기본적인 바람인 안정과 안심을 외면하지 않아서, 한 단계 발전된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대통령의 성공이 곧 국민의 성공이 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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