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에 한국으로 온 40대 탈북여성이 한국에서 낳은 여섯 살 난 아들과 함께 서울 봉천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숨진지 두달여 만에 발견되었다. 경찰은 이 모자가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은 것으로 사인을 추정하고 있다.
한씨로 알려진 이 여성은 2009년 탈북해 중국과 태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와 하나원을 수료한 후 기초생활 생계급여로 살면서 제빵 및 요리학원에도 다니는 등 한국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애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더 이상 살아갈 힘을 잃고 죽음을 맞았다. 한 씨는 굶주림을 피해 탈북하여 한국으로 왔지만, 풍요로운 한국사회에서 끝내 굶어죽고 만 것이다.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우리의 사회복지안전망이 이렇게도 허술할 수 있는 것인가. 주민센터나 구청이나 모든 기초지자체에 생활고에 시달리는 가정이 없는가를 조사하고 지원하는 복지 프로그램이 있는데, 어찌하여 젊은 여인이 어린 자식과 함께 굶어죽게 방치되었다는 것인가. 더욱이 그 지역에 촘촘히 늘어서 있는 교회를 비롯한 종교단체들조차 그들의 생활고를 눈치 채지 못하고 그들을 돕지 못한 것은 참으로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아마도 탈북자로 일가친척이나 형제자매도 없는 남한에 와서 제대로 정착하지 못함으로써 말을 터놓고 살아가는 이웃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대도시에서는 이웃과 친분을 나누기가 더욱 어렵다. 뿐만 아니라, 사람에겐 체면이란 것이 있어서 ‘내가 배고프니 먹을 것을 좀 달라’고 손을 내밀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지역에 뿌리를 둔 교회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또한 지역교회들이 교파나 교단을 초월하여 모임을 만들어 동사무소의 사회복지사들과 정보를 교환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한 씨 모자 같은 불행한 죽음이 우리사회에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갖고 생활고에 내몰린 가정이 없는지 세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사회에는 지자체의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뿐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돕는 많은 구호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단체에 전화만해도 한 씨 모자 같은 불행은 막을 수 있었다. 문제는 이웃에 대한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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