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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측, 부총회장 선거 ‘커피값’ 출처 두고 금권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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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총회장 김의식 목사)이 제109회 총회 임원 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금권선거'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총회장 후보가 참석한 행사에서 총대들에 돈을 돌린 것인데, 선거관리위원회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여론은 이를 가볍지 않게 보는 분위기다.
이번 사건은 지난 8월 20일에 열린 예장통합측 호남신앙동지회 정기총회 현장에서 이뤄졌다. 이날 단체의 신임 회장에는 오는 교단 총회에서 부총회장에 출마한 황세형 목사가 추대됐다.
문제는 총회 직후 교단 총대 300여명에 커피값을 명목으로 각 1만원이 지급된 것인데, 일각에서는 당시 정황을 놓고 황세형 목사와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보내고 있다.
실제 영상을 살펴보면 사회를 맡은 김OO 목사가 황세형 목사의 교단 부총회장 출마를 언급하며, '커피값' 지급이 황 목사의 지시인 듯 말하고 있다.
이날 김 목사는 총대들에 "가실 때 커피값을 제공하도록 회장님 지시사항 있잖아요. 그래서 회장님께서 여러분들에게 그냥 가시면 안되겠다 생각을 해서 좋은 커피권을 하나씩 신권으로 다 하나씩 배부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움직이면 안된다. 움직이면 카메라가 다 찍고 있어서 안되니까 우리 회계가 모두 나눠주시면 그거 받으시고... "라며 커피값 지급에 있어 촬영을 의식하는 안내를 하기도 했다.
이어 김OO 목사는 커피값 지급에 대한 안내 후에 황세형 목사를 불러 단상에 세웠다. 호남 총대들의 박수를 받고 등장한 황 목사는 이번 교단 총회에서 호남지역의 이슈, 이익 대변에 대한 간단한 의지를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부총회장에 함께 출마한 양원용 목사와 정훈 목사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커피값 지급 및 황 목사의 인사는 두 후보가 퇴장한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이후 교단 일각에서는 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후보가 이번 일에 관여했다면, 그것은 여지없는 금권선거라는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황세형 목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관련성을 전면 부정했다. 모든 것은 김OO 목사가 준비한 이벤트로 자신은 사전에 알지도, 관여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다소 오해를 살 법한 김OO 목사의 발언에 대해서도 현장에서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김OO 목사 역시 당시 자신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게 매우 잘못됐으며, 이로 인해 황 목사에 큰 폐를 끼쳤다고 곤란함을 토로했다.
그는 "본의 아니게 감사함으로 준비한 신권(1만원)을 참석자들이 돌아가실 때 커피값으로 나눈 것이 약간의 오해가 되어진 것 같다. 제가 준비한 것을 신임 회장님과 의논한 것처럼 오해를 드린 것은 사려깊지 못한 제 큰 실수"라며 "이로 인해 큰 누가 되게 된 점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모 대학에서 설교할 때도 똑같이 사비로 학생들에게 만원권을 배부한 적이 있다. 나름의 감사 이벤트가 후보자님께 오해를 가져오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선관위는 최종 '문제 없음'을 결정한 상태다. 해당 결정 사유에 대해 본보는 선관위측의 의견을 직접 듣고자 관계자에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다만 선관위는 모 교계언론을 통해 해당 행사가 유권자를 특정한 모임이 아니라는 점과 교단 선거법에 저촉되는지 여부와 상식적인 판단으로 '문제없음'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논란이 "상대 후보자를 곡해하려는 선거 과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선관위의 결론과 관계없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영상이 교단 내부로 지속적으로 퍼져나가며, 논란이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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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