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력설을 보내고 나면 음력설을 맞게 된다. 수십 년을 이중 과세로 설을 쇠게 된다. 우리 민족 대부분이 구정을 설로 쇠어 온다. 설을 지내는 것을 ‘설을 쇠다’고 한다. 한문으로는 ‘과세’(過歲) 라고도 한다. 이 말들은 설날에는 조상의 은혜를 기리며 조상에게 감사하여 차례를 지내고 어른들에게 세배를 하며 부부간 형제간에도 서로 세배를 한다.
이것은 새해를 맞아 경하하며 새 출발을 다짐하는 인사가 된다. ‘설’의 의미는 새해 새날이 시작된다는 의미를 되새기기도 하고 설날에는 몸가짐에 그릇됨이 없이 ‘조심하는 날’이라는 의미가 되며 이를 위해 가정으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더 크다 하겠다.설날은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이다. 그러나 지금은 세대가 변하고 사회가 디지털화 되어감에 따라 설날이 주는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옛날에는 설날의 세시(歲時) 풍속으로 설빔, 차례, 세배, 세찬, 덕담, 문안비, 설 그림, 복조리 걸기, 야광 귀쫓기, 윷놀이, 널뛰기, 머리카락 태우기 등 많은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게 전래되었다.
그 중에서 주목해 보는 것은 차례이다. 이는 명절날이나 조상의 생일, 또는 음력으로 매달 초하루와 보름날 등의 낮에 지내는 간략한 제사를 지내는 차례를 설날에도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성묘를 한다.
이를 지키기 위해 교통혼잡을 무릅쓰고 원근거리 상관없이 고향의 부모님을 찾아가는 미풍양속이 되었다. 이렇게 쇠는 ‘설을 잘 쇠었다’고 한다. 그런데 가정을 중히 여기는 사람을 팔불출이라고 하여 못난이로 취급하는 풍조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옳은 일도 아니고 바람직한 일도 아니다. 가정이 안정되어야 모든 것이 안정되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가정은 나를 다스리고 집안을 다스리고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다스린다는 곳으로 수신제가를 알게 된다. 이것은 인간의 근본적인 의미이기도 하며, 성서적 가르침임을 알게 한다.
가정이란 하나님의 창조질서에서 부터 시작한다. 하나님은 남녀부부를 사람으로 세우시고, 한 가정 안에서 자녀를 만들어 가게 했다. 이 세상의 어떤 제도보다 먼저 존재한 가장 기초적인 사회체계가 가정이다. 그리하여 이 가정 속에서 국가와 사회와 교회의 원형이 나타나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가정은 하나님께서 제정하셨다는 점에 유의해야 하며 ‘설을 잘 쇠다’의 의미는 가정을 살피고 ‘설을 잘 쇠어야 함’을 알게 한다. 금년 설날은 주일날이요 설이 함께하는 날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주일날과 설날은 다른 것이 아닌 하나님의 창조의 뜻을 함께하는 날임을 지혜롭게 믿음으로 지내어야 한다. 가정을 그르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전래 전통적으로 설날 아침에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두 일찍 일어나 세수하고 새 옷을 입고 마음 단장도하며 설빔을 갖춘다. 설날 차례를 마친 후에 정월 초하룻날 아침 일찍이 각 가정에서는 대청마루나 큰 방에서 제사를 지낸다. 제사를 지낸 후에는 조부모, 부모님에게 절하고 새해 인사를 올리며 가족끼리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절한다. 여기에는 반드시 어른들의 덕담이 따르게 되어 있다.
인생을 논하고 삶의 의미를 알게 하며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에 대한 인간의 삶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가를 알게 하는 것이다. 이 세배가 끝나면 차례를 지낸 세찬으로 아침 식사를 마친 후에 일가친척과 이웃 어른들을 찾아가서 세배를 드린다. 세배를 올린 후에는 가족과 일가친척들과 인사를 한다. ‘과세 안녕 하셨습니까?’ ‘새해 돈 많이 버세요!’ 로 새해를 기원하고, 서로 한살 더 먹음에 축하를 하는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설날에 가정예배로 세시풍속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무분별하고 무질서하게 가정이 망가짐으로 교회도 그렇게 가고 있기에 잃어버린 가족의 만남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가정과 사회를 보면서 설을 맞이할 때마다 '설을 잘 쇠다' 에 해당되는 의미를 알게 한다. 365일 설 한번으로 가족공동체가 이루어지는 현상 속에서 무너지는 공동체의 사회를 위해 우리의 시선과 이를 극복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가정이란 무엇인가? 인간이 태어나서 접하게 되는 최초의 사회이며 삶의 장이고 최초로 인간관계를 맺기 시작하는 원초적인 생활공동체의 장인 것이다. 인간의 삶이 시작되고, 이루어지고, 끝을 맺게 되는 인간의 전 삶을 통해서 이어가는 삶의 구심체이다. 이 가정에서 처음으로 다른 사람과 살아가면서 언어와 생활 습관, 문화를 배우고 사랑을 체험하면서 하나의 완숙한 인간으로 성장해 가는 삶의 모태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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