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사람들의 생각에는, 특히, 지식층들이 생각하는 우리 사회 모습은 어떤 것이었나? 해마다 연말이면 교수들은 그들을 중심으로 사자성어(四子成語)를 통해, 우리 사회를 진단한 것을 발표한다. 10년 전인, 지난 2010년에는 ‘장두노미(藏頭露尾)’였다. 이는 진실을 숨기려고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가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2011년에는 ‘엄이도종(掩耳盜鐘)’이었다. 나쁜 일을 하고 남의 비난을 듣기 싫어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2012년에는 ‘거세개탁(擧世皆濁)’이었다. 지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 모두 바르지 못하다는 의미이다.
또 2013년은 어떤가? ‘도행역시(倒行逆施)’이다. 잘못된 길을 고집하거나 시대착오적으로 나쁜 일을 꾀한다는 것이다. 2014년에는 ‘지록위마(指鹿爲馬)’로 선정하였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2015년은 다른 상황인가? ‘혼용무도(昏庸無道)’이다. 나라 상황이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어지럽다는 뜻이다.
2016년은 ‘군주민수(君舟民水)’이다. 백성은 물이고, 군주는 배인데, 강물의 힘으로 배가 뜨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가 뒤집힌다는 것이다. 2017년은 어떤가? ‘파사현정(破邪縣正)’이다. 사악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 한다는 것이다. 이 해에는 탄핵정국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뭔가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그럼 2018년은 어떤가? ‘임중도원(任重道遠)’이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과연 무거운 짐을 지고 제대로 가고 있는가?
지난 해 2019년은 어떠했나? ‘공명지조(共命之鳥)’이다. 한쪽이 없어지면 다른 쪽만 살 것 같지만 실은 같이 공멸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진영 논리로 나누어 심하게 다투는 심각함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한 해도 평안하거나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없는, 위기 상황이었고, 실망의 순간들이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흥분하고 분노하고, 편을 갈라서 갈등하고 있는 모습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의 5,100명을 대상으로, ‘2019년 한국인의 의식 가치관 조사’를 했는데, 우리 국민들의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알 수 있는 내용이 나왔다.
우선은 진보-보수의 갈등이 크다고 답한 것이 91.8%이다. 또 정규직-비정규직 간의 갈등이 크다는 응답이 85.3%이다. 그리고 대기업-중소기업 간 갈등이 있다고 생각한 것은 81.1%이다. 그런가 하면, 부유층-서민층 간의 갈등에 대한 응답도 78.9%를 차지한다. 그뿐인가? 기성세대-젊은 세대 간에 갈등이 있다는 것에도 68%가 찬성한다. 거기에다 수도권-지방 간 갈등이 있다는 의견도 61.7%를 점유한다. 그러니 우리 사회는 지금 ‘초갈등사회’라는 말이 크게 틀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 2020년에는 크게 달라질까? 낙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국민들의 노력에 의해서이다. 우리 역사를 잠시 살펴보면, 우리는 저력과 좋은 잠재력이 있다.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세계 어떤 나라도 동시에 이루지 못한, 경제발전과 정치 민주화를 이룬 나라이다. 특히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우리 기독교는 사람의 생각이 아닌, 하나님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본다.
우리 사회가 때로는 매우 실망스럽고, 온통 부정과 암울함으로 가득 찬 것 같아도, 그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희망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하나님께서 그 어두운 곳에 밝음을 허락하시고, 혼란의 와중에 길을 내시고, 우리를 인도해 주실 줄로 믿는다.
성경 창세기에 보면, 요셉은 형들에 의하여 노예로 애굽에 팔려갔으나, 하나님께서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자신을 먼저 애굽에 보내셨다(창45:5)고 고백한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믿는 자녀들의 태도이다. 말씀에 의지하여 희망을 노래할 것인가, 아니면 세상의 판단처럼 부정적인 것과 혼돈만 보고 지레짐작으로 포기할 것인가? 혹여 세상에 희망이 없다고, 그 세상을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께도 우리의 기준으로 적용하면 안 된다. 그래서 우리는 희망을 노래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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